지난 2월 액세서리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든 김준호씨(32). 한때 촉망받던 대기업 사원이었던 김씨는 평소 해보고 싶던 일을 하겠다는 명분을 내걸고 독립을 감행했다. 창업자금은 단돈 5천만원. 5년간의 직장생활을 통해 받은 퇴직금과 주변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겨우 마련했다.그후 6개월. 요즘 김씨는 하루하루가 즐거울 정도로 사업을 잘 하고 있다. 이미 20여개의 체인점을 확보한데다 유통망도 순조롭게 돌아가고 있어 지금 정도의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올해 안에 40개의 체인점은 충분히 개설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미대 출신으로 지난해 하반기 캐릭터 인형사업에 뛰어든 조재현씨(29)도 비슷한 케이스다. 디자인 회사에서 약 2년간 직장생할을 한 조씨는 틀에 박힌 생활이 싫어 돌파구를 모색하다가 자신의 전공을 살려 사업을 시작, 무리없이 이끌고 있다.◆ 공부하는 사업가, 업계 새바람조씨의 사업 아이템은 아주 독특하다. 단순한 인형이 아니고 「자기만의 인형」을 만들어준다. 「당신의 얼굴을 닮은 인형을 만들어드립니다」가 캐치프레이즈다. 매장 형태도 별도의 점포를 고집하지는 않는다. 기존의 문방구나 액세서리점들을 적극 활용해 주문을 받아 「자기만의 인형」을 만들어 공급해준다.체인점을 모집한 다음 이들을 통해 상품이나 서비스를 공급하는 프랜차이즈 비즈니스에 30대 전후의 젊은 사장들이 몰려들고 있다. 독특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젊은이들이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하며 프랜차이즈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실적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단순한 노하우보다는 공부하는 사업가로서의 면모를 과시하며 업계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프랜차이즈 업계에 「젊은피」가 몰리는 이유는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창업 과정이 비교적 단순하다. 사실 제조업을 하려면 공장을 지어야 한다. 공장에서 일할 직원도 여럿 뽑아야 한다. 또 벤처기업을 하려면 기술력이 뛰어나야 하고, 서비스업을 하려면 시설물과 많은 직원이 있어야 한다.하지만 프랜차이즈 사업은 상대적으로 창업이 쉬운 편이다. 공장이 없어도 가능하고 인력이 많이 필요하지도 않다. 튀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언제든지 창업에 나서 성공을 거둘 수가 있다. 최근 들어 아이디어형 창업 아이템이 쏟아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창업자금도 많이 들지 않는다. 공장이 없어도 가능하고 직원도 많이 필요하지 않은 까닭이다. 어림잡아 5천만원 정도면 창업이 가능하다. 특히 업종의 특성상 아웃소싱 방법을 적용해 외부에 일을 맡길 수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이를 적절히 활용하면 일은 의외로 쉽게 풀릴 수 있다.◆ 컨설턴트들 21세기 유망사업으로 손꼽아마지막으로 단기간에 승부를 걸 수 있다는 점도 젊은이들에게는 매력적인 요소로 꼽힌다. 요즘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불과 1년여만에 수백개의 체인점에 수백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 다른 분야에서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프랜차이즈 사업만의 장점인 셈이다.물론 프랜차이즈 사업이 모든 사람들에게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정확한 통계가 나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실패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또 실패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따르지만 정체상태를 보이는 업체들도 적지 않다. 아직은 이미지 면에서도 부정적인 요소가 많다. 그동안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문제들을 일으켜 좋지 않은 인상을 심어준 까닭이다.그럼에도 국내 창업컨설턴트들 대부분은 프랜차이즈 사업을 21세기 최고의 유망 비즈니스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체인본사와 가맹점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가며 사업을 전개하는만큼 호흡만 잘 맞추면 단기간 안에 큰 성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