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가격비교에서 구매자 성향 파악 ... 비교 쇼핑 허용않는 사이트도 등장

물건을 싸게 사려면 다리품을 많이 팔아야 된다는게 상식이다. 그러나 인터넷상에선 반드시 그런것은 아니다. 이점에서 「비교쇼핑(Comparison Shopping)」이라 불리는 서비스는 특히 가장 싼 가격을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인터넷 서핑에 보내는 쇼핑족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인터넷상에서의 비교쇼핑은 실물세계의 비교쇼핑과는 다르다. 만일 컴퓨터를 구매하려는 A가 있다고 하자. A는 컴퓨터를 구매하기 위해 용산 전자 상가나 테크노마트, 국제 전자 센터, 대리점 등을 돌아다닐 것이다. 그중 가장 저렴한 가격의 컴퓨터를 샀다고 했을 때 과연 현재 판매되고 있는 동일 기종의 컴퓨터 중 최저가일까. 이 가격은 A가 알아본 범위 내에서만 그런 것이지 실제 가장 싼 것은 아닐 것이다.◆ 쇼핑몰 비교 검색 가장 싼 곳 소개그러나 인터넷 비교쇼핑에서는 실물 세계와 다른 양상을 경험할 수 있다. 「웹 로봇(네트워크용 프로그램)」을 이용한 비교 쇼핑 사이트가 인터넷상 대부분의 쇼핑몰을 검색해 가장 싼 가격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고객들이 일일이 쇼핑몰을 검색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쇼핑시간과 노력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따라서 인터넷 쇼핑족 대부분은 개개의 쇼핑 사이트를 방문하기보다는 비교 쇼핑몰을 우선 찾을 것이고 이로 인해 인터넷 상거래는 크게 변화할 것이다.비교쇼핑으로 가장 유명한 곳은 「마이 사이먼(http://www.mysimon.com)」이라는 사이트다. 98년 8월부터 시작된 이 서비스는 Virtual Learning Agent (VLA)라는 기술을 이용한 웹 로봇을 사용해 1천3백개가 넘는 쇼핑몰에 입점한 상품들을 검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마이 사이먼쇼핑몰에서 마이클 더투조스의「What Will Be(21세기 오디세이)」를 구매한다고 하자.검색창에 「What Will Be」를 입력하면, 책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과 함께 소매가격이 14달러임을 알려준다. 밑에 있는 배달위치와 배달 방법을 선택하면 각 쇼핑몰의 가격이 하나의 표로 정리되어 일목요연하게 화면에 나타난다. 고객은 이 가운데 가장 조건이 좋은 서점에 구입신청만 하면 된다.「컴페어넷(http://www.comparenet. com)」은 가격과 함께 제품의 질적인 부분을 비교할 수 있는 사이트로 주목받았다. 99년 초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돼 현재는 MSN의 「Sidewalk(http://national. sidewalk.msn.com)」에 통합됐지만 아직 독자적인 사이트로 남아 운영되고 있다. 컴페어넷은 구매자가 원하는 제품의 종류와 사양을 선정하면 이를 통해 선정된 제품에 대한 상세한 비교정보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Show Similar Items」를 통해 고객이 선택한 제품과 유사한 제품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어떤 제품을 선택해야 할 지 전혀 감이 없는 사람을 위해서는 컴페어넷에서 권하는 제품의 리스트를 검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라이코스의 비교쇼핑은 한차원 높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MIT대학의 미디어 연구실에서 개발한 「마찰이 없는 상거래(Frictionless Commerce)」라는 기술을 사용한 것이다. 기존 비교 쇼핑 서비스가 주로 가격을 기준으로 하여 비교하는 단순 비교였다면 라이코스 비교상품(Compare Products) 서비스는 구매자가 자신이 가격을 중시하는지, 사후 보증을 원하는지 등 가격 외에 구매자가 중시하는 요소에 따라 상품을 선택하고 비교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예를 들어, PC를 구매하기 원하는 사람이 라이코스의 비교상품(http:// www.lycos.com/Shopping/Compare_ Producs)에 접속했다고 하자. 우선 「computer hardware」를 먼저 선택하고, 다시 「computer systems」, 「Desktop Computers」순으로 선택해보자. 그러면 가장 먼저 집에서 가족용으로 쓸 것인지, 업무용으로 쓸 것인지 등을 묻는 메뉴가 나타난다. 이후부터는 메모리, 하드디스크 등의 성능에 대해 중요도를 하나씩 체크하면 된다. 이러한 모든 과정을 마치면 구매자의 요구사항이 반영된 상품들이 표형태로 펼쳐진다. 가격과 함께 점수도 제시해 구매선택의 편의를 높였으며 「Buy」를 클릭하면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쇼핑몰로 연결해준다.◆ 원가이하 판매, 광고로 수입 챙겨이외에도 다양한 비교 쇼핑몰들이 활동중이다. 익사이트(Excite)의 Jango, 야후(Yahoo!)의 쇼핑사이트, 아마존의 Junglee, eCompare, bottomdollar. com, comparisonshopping.com, shopping Direct 등이 대표적인 비교쇼핑몰로 인기를 끌고 있다.비교쇼핑의 등장은 모든 쇼핑몰 가격이 소비자들에게 공개됨으로써 쇼핑몰간에 가격경쟁을 유발시키고 있다. 현재 활동중인 대부분의 비교 쇼핑몰이 가격비교 위주로 꾸며져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심지어 비교 쇼핑에서 다른 회사와 차별화될 수 있도록 「가장 낮은 가격전략」을 펼치는 인터넷 기업들도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원가이하로 판매한다」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의 전략은 판매수익이외에 다른 수입원을 창출하는 것이다.책, CD, 컴퓨터, 소프트웨어, 게임 등을 판매하고 있는 바이컴(http://www.buy.com)의 경우 원가 이하로 물건을 팔아 손해를 보더라도 광고수익을 통해 이를 만회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방문 고객만 많이 확보할 수 있다면 상당한 광고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비교 쇼핑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마일리지 제도」나 많이 구매한 사람들에게 가격을 할인해주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전개함으로써 단순한 가격 경쟁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을 관리하려는 사이트들도 생겨나고 있다.반면 비교 쇼핑을 허용하지 않기 위해 웹 로봇의 접근을 철저하게 막는 사이트들도 있다. 3년전에 앤더슨 컨설팅 회사에서는 「바겐파인더(BargainFinder)」라는 CD의 가격을 비교하는 웹 쇼핑몰을 구축했었다. 그런데 이 웹 로봇이 돌아다니자 대부분의 인터넷 음반상에서는 이 웹 로봇의 접근을 아예 막아 버려 결국 바긴파인더는 사라지고 말았다. (국내 비교쇼핑 사이트 소개는 99년 2월2일자 165호 p82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