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맞대응 피해 주고객층 차별화 추진 ... LGㆍ애경 '분투'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빅3 백화점」들의 유통시장 평정을위한 공세가 거세지면서 중견백화점들이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중견백화점들은 그동안 대형백화점들이 손을 쓰지 못한 지역에 미리 진출, 상권을 장악하는 선점전략으로 나름대로입지를 구축했다. 그러나 중견백화점들의 이런 영업전략은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고 있다.대형백화점들이 장사가 되겠다 싶으면 무차별적으로 진출하고 있는데다 한번 진출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지역상권 싹쓸이에 나서고 있어서다. 대형백화점만 만나면 작아지는 것이 중견백화점들이다.그렇다고 앉아서 당할 수만 없는 법. 중견백화점들은 올들어 특단의 생존전략을 마련하고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고 있다. 자체 브랜드 상품개발을 통한 틈새시장 공략, 「빅3」와맞대응을 피하고 주고객층을 차별화한 「전혀 다른 백화점」으로의 재탄생, 양질의 서비스 제공을 통한 고객밀착경영등이 중견백화점들이 마련한 생존전략의 골자다.먼저 LG백화점은 지금까지 추구해온 「지역 1번점」전략을 더욱 강화해 대형백화점들의 공세차단에 나서고 있다. 대기업으로서는 늦게 유통업계에 뛰어든 LG백화점은 대형백화점들을 피해 경기도 구리, 부천, 안산에 진출하는 우회전략을 썼다. LG의 이런 전략은 성공을 거뒀다. 이들 3개 점포는 지역을 대표하는 유통업체로 자리매김한데다 매출 또한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LG백화점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올들어 지역 1번점 전략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몰라도 최소한 구리, 부천, 안산지역에서만큼은 1등을 확실히 굳혀 대형백화점들이 아예 「입질」도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외부 고객뿐만 아니라 내부고객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만족도 정기조사는 이런 전략 차원에서 도입한 대표적인 사례다. LG백화점은 친절백화점의 이미지를 확실히 하기 위해「매장관리 기본실천 모니터링」제도를 도입했다. 모니터요원이 매장내를 암행순찰하면서 직원들의 고객 친절도를파악한다.지원부서에 대한 영업부서의 만족도조사도 실시하고 있다.영업부서에 대한 인사, 총무, 시설관리 등 지원부서의 지원이 제대로 이뤄져야 매출이 극대화될수 있어서다.◆ 빅3 맞대응 피하고 생존전략 찾아LG백화점은 이와함께 한번 보고 마는 비디오나 서적 등을저렴한 가격으로 대여해주는 렌탈서비스(전점 실시), 무료법률상담(부천점), FAX민원 전국서비스(부천점) 등을 실시,지역고객잡기에 나서고 있다.애경백화점은 고품격 백화점으로 컨셉을 정하고 대형백화점의 공세를 막고 있다. 세계 명품 브랜드를 각 매장에 유치하고 이에 걸맞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어서다.이 작업은 지난해 9월부터 추진돼 현재 90% 정도 진척돼있다. 영국 트레드셔널 패션명품인 바바리, 이탈리아 정상브랜드 지아니 베르사체,화장품 명품브랜드인 크리스티앙 디오르, 노티카,베이비부, 모다까리나, 올젠, 리노셀루치, 헤런드, 레녹스 등이 애경백화점의 각 매장에 유치된 명품브랜드들이다.이 백화점은 이런 이미지 추구에 걸맞게 고객서비스도 차별화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서비스 리콜제도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제도는 고객이 불친절한 서비스를받았거나 직원이 약속사항을 지키지 못했을 경우 확인과정을 거쳐 고객에게 사죄 보상금 3만원을 주게 된다. 애경백화점은 『지금까지 백화점의 고객서비스는 실천보다는 구호에 그친 감이 많았다』면서 서비스 리콜제도는 고객에게 한약속은 반드시 지키고 서비스 수준을 한단계 높이기 위해도입했다고 설명했다.갤러리아 백화점은 패션전문 백화점으로 거듭나기를 통해재도약에 나서고 있다. 갤러리아의 이런 의지는 최근 압구정점의 명칭을 생활관에서 패션관으로 변경한데서 잘 읽을수 있다.갤러리아는 압구정점을 패션창조 1번점으로 차별화한다는방침 아래 명칭을 패션관으로 변경하고 매장을 대대적으로다시 꾸몄다. 국내 신진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디자이너 멀티숍과 뉴욕 신진 디자이너 편집매장인 「로즈로코 뉴욕」을 새로 입점시켰다. 이와함께 청담동 로데오 거리와 공동마케팅을 실시해 한국 패션 1번지로서 위상을 정립해나갈 계획이다.★ 틈새시장 노리는 지방백화점들「빅3 백화점」의 대대적인 공세에 지방 백화점들은 죽을맛이다. 자본력, 영업력등 모든 부문에서 열세인 지방 백화점들은 대형백화점의 확장전략에 힘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무너지고 있다. 부산과 광주지역의 지방백화점들이 롯데, 신세계, 현대 등이 잇달아 진출, 치열한 상권쟁탈전을벌이면서 부도를 내고 법정관리중이거나 화의에 들어간 것이 이를 잘 입증한다.이같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올해들어 지방백화점들은 살아남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지역업체와 공동으로자체 브랜드를 개발, 틈새시장을 노리는가 하면 아예 영업형태를 변경해 맞대응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광주광역시 최대 백화점인 가든백화점은 「빅3」와의 맞대응을 피해 재기에 나서고 있는 케이스. 지난해 대형백화점의 융탄폭격으로 부도를 내고 현재 화의인가중인 이 백화점은 지난 4일 엔터테인먼트 쇼핑몰로 변신, 재도약에 나서고있다.이 쇼핑몰은 백화점에 동대문의 밀리오레와 두산타워를 혼합한 것으로 주 고객층은 10대와 20대 후반이다. 상호도 젊은층의 구미에 맞게 「이프 유(IF U)」로 바꿔 달았다. 이백화점 영업기획팀 곽순태대리는 『매장이 젊은이들이 즐겨찾는 충장로에 위치하고 있는데다 빅3에 맞대응을 해서는도저히 승산이 없어 쇼핑몰로 변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이에따라 매장과 영업시간은 주고객타깃층에 맞춰 바꾸었다. 1, 2, 3층은 기존 백화점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지하식품매장은 젊은이들이 즐겨먹는 스낵코너로, 4, 5층은 영캐주얼매장으로, 6층은 PC방으로, 7층은 노천카페와 게임아케이드로 새롭게 단장했다.대구지역 백화점들은 아직 빅3의 진출이 없어 비교적 조용한 상태다. 그러나 이 상태는 얼마가지 못할 전망이다. 2002년 롯데가 민자역사에 매장을 마련해 진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대구지역 백화점들은 「빅3」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비책 마련에 들어갔다.이 지역 최대 백화점인 대구백화점의 경우 입지선점효과를 최대한 살려 상권을 지켜내겠다는 복안이다. 대구백화점 홍보팀 서상준대리는 『롯데가 진출할 경우 고전은 하겠지만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것』이라며 그 이유로 매장이 이미 목이 좋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 점을 들었다.브랜드열세에 대한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 지역기업 및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브랜드를 개발해 빅3의 고급브랜드에 대응한다는 것이다. 대구지역 백화점들은 현재 이 지역섬유업체와 공동으로 브랜드를 개발중이다. 이렇게 될 경우자연스럽게 상권을 지키자는 지역민의 정서를 이끌어 낼 수있어서다. 지역정서를 빅3공세를 막는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