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시간연장ㆍ4만개 아이템 진열 '나이트마켓' 개척, 매출 급신장

「밤의 황제」. 언뜻 폭력단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그런 의미가 아니다. 바로 심야상권을 평정한 기업 「돈키호테」를일컫는 말이다. 돈키호테하면 약간 모자라는 듯한 괴짜기사를 떠올린다. 돈키호테라는 기업도 기사 돈키호테와 「괴짜」라는 점에서 상당히 닮았다. 「심야영업 디스카운트 엄청난 상품구색」이라는 3가지로 해마다 2배의 이익을 내고있다. 「나이트마켓」이라는 일종의 충동구매시장을 개척해냈다. 밤축제에 몰려드는 사람의 심리를 활용하는 역전의발상으로 소매의 상식을 무너뜨렸다.밤이 깊어가면서 도쿄시내 고급주택가 세타가야 부근 도로에 인접한 대형건물의 옥상에서 네온사인이 빛을 더해간다.「게키야스(激安)의 덴토(殿堂)」. 값싼 물건의 전당이라는 의미다. 자가용들이 주차장에 들어가기 위해 길게 줄을 잇고 있다.점포안도 파격적이다. 「정글 야점 유원지」. 뭐라고 한마디로 설명하기가 어려운 분위기다. 천장에서부터 상품이 드리워져 있다. 좁은 통로가 상품으로 가득하다. 흡사 서커스단의 뒷무대다. 어지럽게 설치된 선반이 통로를 미로로 만들고 미로를 통해 자꾸 안쪽으로 빨려들어간다.돈키호테의 특징 가운데 첫번째는 파격할인. 그러나 할인만으로는 차별화가 불가능하다. 종합소매업 슈퍼 편의점은 물론 백화점까지도 할인경쟁에 끼여들고 있다. 그래서 고안해낸게 영업시간연장과 상품구성의 다양화였다. 저가격에다편리성까지 가미, 상승효과를 노린 것이다.◆ 압축 진열로 일본 소비 심리 활용이뿐만 아니다. 1+1=2 이상의 효과를 내는 방법을 찾아나섰다. 그 답이 바로 「어뮤즈먼트의 제공」이었다. 이를 찾아낸 사람은 바로 창업자인 야스다 다카오(安田隆夫) 사장이었다.『소비는 감동으로부터 이뤄진다. 기쁘고 즐겁고 흥분과 감동이 어우러지는 분위기를 어떻게 점포안에 만들어낼까.』무일푼으로 할인점을 일궈냈던 야스다사장 경험으로 내놓은해답은 바로 「압축 진열」. 점포내 통로를 최대한 좁혔다.선반걸이를 무시했다. 상품이 눈에 확들어오게 만들었다. 압축진열은 일본인의 소비심리를 활용하기 위한 것. 일본인들은 충동구매를 즐긴다. 유통경제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충동구매는 47%인데 반해 일본인의 경우 72%에 이른다. 미국과 일본간의 소득 차이도 한가지 요인이 될 수도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체질적인 차이다. 일본인들은 체질적으로 충동구매를 즐긴다.야스다사장이 충동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짜낸 전략은 치밀하다. 진열선반의 높이를 1백80㎝에서 2백10㎝로 했다. 다른곳에 비해 훨씬 높다. 시계가 나빠진 손님이 미로에서 길을잃은듯 착각을 일으킨다. 상품이 잘 안보이기 때문에 손님의 호기심이 발동된다. 상품을 발견하면 그만큼 즐거움이더해진다. 손님이 점포에서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충동구매를 하고 싶은 소비자 심리를 자극하게 된다. 「보기 쉽고 고르기 쉽고 사기 쉽고」가 아니라 「보기 어렵고 고르기 어렵고 사기 어려운」 매장 만들기라는 역 발상이 바로성공의 열쇠인 것이다.돈키호테는 현재 1개 도, 3개 현에 19개 점포를 갖고 있다.연 매출 4백30억엔에 경상이익은 31억엔 정도. 1호점을 낸88년부터 불과 8년만에 매출 1백억엔대를 돌파했다. 지난 1년 동안에만 9개점포를 새로 냈다. 매출은 80%가 늘어났다.이익은2. 3배나 늘어났다.장외시장에 공개된 것은 지난 96년12월. 그후 불과 1년3개월만인 98년3월에 2부시장에 상장됐다. 이처럼 급속성장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창업자 야스다사장의피와 땀의 결실이다.야스다사장은 지난 78년 도쿄 스기나미에서 쥐구멍만한 할인점 「도로보(泥棒 도둑)시장」으로 사업을 시작했다.그러나 상품이 팔리지 않았다. 재고만 늘어났다. 점포안이온통 안팔린 물건들로 가득찼다. 셔터를 열어놓은체 혼자서정리를 하고 있을 때 영업중인줄 알고 손님이 뛰어들었다.1엔이 아쉬웠던 그로서는 손님을 환영할 수밖에 없었다. 심야영업 압축진열은 바로 야스다사장이 역경에서 찾아낸 기법이다. 심야마켓개척으로 도로보시장이 궤도에 올랐지만이익이 남지 않았다. 소량의 상품을 정상적인 도매가로 구입했기 때문이다. 야스다사장은 고민끝에 아예 도매상으로변신했다. 점포경영에서 도매업으로 바꾼후 돈을 벌기 시작했다. 할인점대상 도매상으로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마음은공허하기만 했다. 『무엇인가 모자란다. 한번 더 점포를 경영해보면…』. 야스다사장은 마음을 먹기가 무섭게 실천에옮겼다. 89년 심야영업과 압축진열을 트레이드마크로 하는돈키호테 1호점을 냈다. 도매상으로 쌓은 상품력과 자금력으로 다시 한번 심야마켓 공략에 나섰다.그러나 여의치 않았다. 「보기 어렵고 고르기 어렵고 사기어려운」 매장이라는 역의 발상을 사원들이 이해하지 못했다. 사원의 반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야스다사장은 마침내 결론을 내렸다. 『하나의 회사에 사장은 하나다. 다른사람은 모두 샐러리맨이다. 샐러리맨에 아무리 얘기하고 매뉴얼을 만들어줘도 진의가 전달안된다. 스스로 판단할 수있도록 모의체험을 시키는 방법뿐이다.』야스다사장은 3가지 행동지침을 내렸다. 첫째는 사원에게자유재량권을 주는 것이었다. 둘째는 사내에 명확한 룰을만드는 것. 셋째는 승패를 명확히 측정하는 것이었다. 1백50평의 점포에 들어선 가전 식품등 매장을 하나의 독립된 상점으로 운영토록 했다. 담당자를 사실상의 상점주로 인정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상점경영을 경험토록했다. 사원들이샐러리맨의식을 스스로 깨트렸다. 비즈니스를 게임으로 받아들였다. 압축진열 등에 대한 불만도 자연스럽게 사라졌다.회사경영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야스다사장은 사내 룰을 명확하게 했다. 사내벽에는 「법도5개조」라는 문서가 부착돼 있다. 공사혼동의 금지, 뇌물수수금지 등 5가지 약속사항을 열거한 다음 「이상의 조항을위반할 경우 해고를 전제로 한 처벌 있음」이라고 씌어져있다.사원에 대한 엄격한 평가도 야스다사장의 철학이다. 『승격승급도 많다. 그러나 강등 감급 또한 엄청나게 많다. 강등과감급을 당하지 않은 간부가 거의 없다. 사람관리는 정말로철저하다』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주가 6천엔에서 올 2만6천4백50엔1호점을 낸지 4년반. 심야영업과 압축진열이라는 독특한 기법을 자리잡게한 다음 94년 스기나미에 돈키호테2호점을 냈다. 이때부터 다점포 전개가 본격화됐다.돈키호테는 5∼6년 안에 80개 점포를 낸다는 목표다. 우선은 1도3현을 집중공략한다는 전략이다. 긴자신주쿠등 도심의 요지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당장은 경영자원을 기존상권에 집중투입한다는 것이다.2년전 돈키호테의 주가는 3천엔이었다. 지난해에는 6천엔으로 뛰었다. 최근에는 2만6천4백50엔으로까지 올랐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나이트마켓에 대한기대가 엄청나기 때문이다.30평 매장에 3천개 아이템을 정가에 판매하는 일본 편의점에 비해 돈키호테는 3백평 매장에 4만개 아이템을 취급한다. 그것도 할인가격에 판매한다. 10조엔규모에 이르는 나이트마켓 공략의 최적임자인 것이다. 『문제가 있으면 즉각개선하는게 최선이다.』 야스다사장은 「착수 1초」를 신조로 삼고 있다. 스피드경영으로 심야시장을 평정하겠다는 의지다.역의 발상으로 소매의 상식을 깨트리고 심야마켓을 개척한야스다사장. 돈키호테식 발상으로 심야시장을 완전히 평정,「밤의 황제」 자리를 굳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