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권업계의 상황은 폭풍전야를 맞은 만선의 고깃배에 비유할수 있다. 증권사들은 증시 호황과 수익증권 판매 증가로 사상 최대의 이익을 기록하고 있으나 대우그룹 워크아웃과 금리 상승으로 영업리스크가 매우 높다. 리스크를 감안할 경우 증권업종에 대한 투자메리트는 크지 않다.동원경제연구소는 지난 5월 증권업에 대한 장기 투자의견을 「비중확대(Overweight)」에서 「중립(Neutral)」으로 한단계 낮췄다. 수탁수수료가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홈 트레이딩이 아닌 일반 거래의 수수료가 금년중에 인하될 가능성은 많이 낮아졌다. 그러나 대우그룹의 워크아웃으로 유발된 금리 상승과 투신업계의 혼란으로 리스크가 높아져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한다.작년 9월부터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서고 주식 거래대금이 급증하여증권사들의 수지는 큰 폭으로 개선되었다. 특히 대형사들은 주식약정 시장점유율이 상승하고 수익증권 판매가 늘어나 수지 개선폭이상대적으로 컸다. 99회계연도(99.4∼2000.3) 들어 8월까지 5개월간9대 증권사(현대, 대우, LG, 대신, 삼성, 동원, 굿모닝, 동양, 한화증권)의 경상이익은 2조7천6백억원으로 작년 연간 경상이익을 1백60% 초과했다. 겉으로 드러난 수치만 보면 증권사들은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그러나 증권사들은 금융회사로서 가장 중요시해야 할 리스크 관리에실패했다. 수익증권을 많이 파는데만 주력한 결과 수익증권에 내재된 리스크를 간과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실수는 수익률 경쟁의 심화로 펀드에 고위험채권을 다량 포함시킨 점이다. 증권사가 판매한수익증권중 대우그룹 무보증채의 비중은 10%에 달한다. 그리고 급격히 환매가 증가할 때 발생하는 유동성 위험과 금리 상승으로 인한채권가격의 하락 등에 대해 안이하게 대처했다.◆ 이익 급증에도 불구하고 리스크 확대대우그룹의 워크아웃으로 인한 손실은 주식시장에서 발생한 이익을상당 부분 상쇄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원칙적으로는 수익증권을 판매한 증권사는 펀드에 포함된 부실채권에 대해 책임이 없다. 그러나현실적으로는 판매한 수익증권에 편입된 대우 채권의 부실화로 인한손실의 일부를 증권사가 부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오는 11월이면 일반 고객이 환매를 요구할 경우 펀드에 편입된 대우채권에 대해 80%를 지급해야 한다. 수익증권 판매구조상 고객이 환매를 요구할 때 증권사가 환매분을 미매각 수익증권으로 보유한다.따라서 향후 대우채권의 회수율이 80%를 하회할 경우 부족분에 대해증권사가 손실을 입게 될 전망이다. 정부는 일반인의 수익증권 환매사태를 막기 위해 금융기관 안정책을 마련하는 등 여러 가지로 노력하고 있어 일부에서 거론되는 금융 대란의 가능성이 낮아졌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대우채권으로 인한 손실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대우채권 편입비중이 높은 투신사들은 지급여력이 없어 증권사의 손실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증권사들은 금년과 내년중에 대우 채권으로 인한 손실을 계상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가 판매한 공사채형 수익증권중 대우그룹무보증채권 편입비율을 10%, 무보증채권의 손실률을 50%, 기관 판매비중을 70%로 가정할 때 99년 상장 증권사의 순이익 감소분은 1조 8천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기관투자가에 판매한 수익증권에 편입된대우 채권은 전액 기관투자가가 책임진다는 전제하에 계산된 금액이다. 99회계연도 주식 거래대금은 8백30조원으로 전년대비 1백83% 늘어날 것으로 보여 대우채권 문제를 고려해도 상장 증권사의 금년 순이익은 3조2천억원에 달할 전망이다.증권사는 금리 상승으로 인한 부담이 크다. 현재 회사채수익률은 10%대에 진입했다. 만약 금리가 추가로 상승하면 펀드에 편입된 채권은 평가손이 발생한다. 이 점을 감안하지 않고 기준가로 고객에게원리금과 이자를 지급하여 발생한 손실은 판매사인 증권사가 떠안아야 한다. 보유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하면 금리가 상승해도 외형상 손실은 발생하지 않지만 유동성이 부족한 투신사가 어쩔 수 없이 채권을 매각할 경우 펀드에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펀드가시가평가를 실시하지 않아 기준가와 시가 사이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인이다. 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경우 증권사의 순이익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98년 홈 트레이딩이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에 불과했으나 금년 8월에는 29%까지 높아졌다. 8월말 현재 홈 트레이딩 계좌수는 1백18만개로 작년말에 비해 4백36% 증가했다. 홈 트레이딩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인터넷 보급률이 높아지고 증권사들이 홈트레이딩 수수료를 크게 내렸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의 홈 트레이딩수수료 인하는 금년 6월 대우증권이 수수료율을 0.1%로 내리면서 본격화되었다. 현추세대로라면 금년 홈 트레이딩 거래의 비중은 당초예상보다 높아진 35%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어 증권사의 평균 수수료율을 하락시킬 것으로 보인다.98년 증권사의 평균 수탁수수료율은 0.46%였다. 그러나 홈 트레이딩의 수수료가 낮아지면서 동부문의 거래가 급격히 증가하여 99년과 2000년의 수탁수수료율은 각각 0.36%, 0.30%로 낮아질 전망이다. 일반 수탁수수료율은 금융환경의 불안으로 금년중에는 인하될 가능성이 낮다.그러나 금융시장이 안정되면 언제라도 수수료 인하가 표면화될 수있다. 최근 KTB, 나라종금 등이 증권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신설사들이 수수료 인하를 무기로 시장에 침투한다면 기존 증권사들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내년중에는 일반 수탁수수료가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 수탁수수료의 인하 가능성은 증권사에 지속적인 악재로작용할 전망이다.증권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은 「중립」이나 대우그룹 워크아웃의 영향이 작은 증권사, 수탁수수료 하락에 대응할 수 있는 증권사는 장기적으로 투자 유망하다. 동원증권은 대우관련 손실이 적고 자본금이 작아 금년 EPS가 8천9백원에 달할 전망이다. 판매한 수익증권중대우그룹 무보증채의 편입비중이 2%에 미달하며 기관 판매비중이 높아 대우관련 손실이 적다.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감안한 적정 주가는 5만2천원으로 판단되어 매수를 추천한다. 대우채권이 적고 안전한 증권사라는 점이 부각되어 시장점유율이 상승할 전망이다.대신증권은 주식 거래대금 증가로 인한 수혜가 크고 홈 트레이딩 시스템이 우수하여 매수 유망하다. 금년 EPS는 6천1백원으로 추정되며적정 주가는 3만원으로 판단된다. 중소형사중에서 한화증권, 동양증권, 하나증권, 대유리젠트증권 등 이익 규모에 비해 대우관련 손실이 적은 증권사는 현 주가에서 투자메리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