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들어 태풍 피해와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물가지표는 2개월 연속 전월대비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9월말 현재 소비자물가는 상반기 대비 0.9% 상승했고, 생산자물가도 상반기 대비 1.0%상승했다.이러한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상반기의 물가 안정세(전년동기대비 0.6%)와 아직 미약한 수요측 물가 상승압력에 힘입어 올 1~9월 중 소비자 및 생산자물가는 각각 전년동기대비 0.6%, 마이너스 2.9%에 그치고 있다.더욱이 최근 금융시장 불안에 따라 정부는 물가 안정보다는 금융시장 안정에 통화정책의 중점을 두기로 방침을 정하고, 이를 위해 당초 예정된 공공요금의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는 등 물가 여건을 안정시키기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이에 따라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정부의 목표치인 2%보다훨씬 낮은 1% 전후 수준에 그치고,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마이너스를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그러나 물가지표의 안정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물가 상승압력은 점차증가하고 있어 내년도의 물가 상황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경기 회복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올 상반기중 경제성장률은 당초 예상보다 높은 7.3%를 기록했고, 이러한 추세가 하반기에는 더욱 빨라져 연간으로도 8%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이와 함께 비용측면의 물가 상승압력도 점차 누적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최근 상승세가 다소 둔화되고 있으나, 당분간은 배럴당 20달러이상의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유가를 제외한 국제원자재가격의 상승세와 엔화 강세도 지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임금과 금리 등 다른 생산요소 비용도 경기 회복세와 함께 상승 추세를 나타낼 것이다.또한 내년에는 공공요금의 인상을 더 이상 억제하기 힘들다는 점,부동산경기 회복세에 따른 전월세값 상승, 각종 개인서비스요금의인상도 내년도 물가여건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아울러 이러한 요인들이 빠른 경기 회복세에 따른 인플레 우려와 맞물려 경제주체들의 인플레 기대심리가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없다.더욱이 내년에는 기술적 요인에 따라 올해와는 달리 평년 수준의 물가 상승세만으로도 연간 상승률이 3~4%까지 올라가게 되는 점까지감안하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있다.이러한 점을 감안해 한국은행은 물가 상승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긴축운용기조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있다. 그러나 올해 물가가 매우 안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대우 사태이후 금융 불안 해소를 위해 저금리와 신축적인 통화운용기조의 유지가 필수적인 현재의 경제여건하에서는 통화정책을 전환하기 어렵다. 따라서 대우 사태의 해결에 대한 실마리가 어느 정도 마련되고금융시장이 안정을 회복하는 연말을 전후로 하여 통화정책 전환에대한 논의가 다시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