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중시ㆍ상식 뛰어넘는 광고 전략 ... 매출 '쑥쑥' 주가 '껑충'

『98년에 일본의 가전양판점업계 매출정상을 차지, 도쿄증권거래소1`부에 상장됐다. 지금까지는 아무런 불만도 부족함도 없다. …』전국에 1백86개 점포를 가진 일본 최대 가전양판점 고지마(도치기현 우쓰노미야시)의 오너인 고지마 가쓰헤이(小島勝平)사장(63)은 불황을 걱정하지 않는다. 불경기로 소매업 경영자들이 홍역을치르고 있는 것과는 판이하다. 고지마의 99년3월기 매출은 3천6백64억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5%나 늘어났다. 경상이익 또한 93억3천만엔으로 1백93%가 급증했다. 사상 최고 이익이다.2000년 3월의 매출(추정)은 16.3% 늘어난 4천2백60억엔. 경상이익 또한 1백6억엔으로 13.6%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지마는 실적호전을 계기로 신규점포개설을 본격화하고 있다. 98년도에 11개점포를 새로 냈다. 이들의 대부분은 해당지역의 매출 1위를 노린 매장면적1천∼3천㎡ 규모의 대형점.『대형 신점포는 하나같이 예상외의 호조를 보였다. 5백㎡ 규모의점포에서는 취급제품이 3천개 정도에 불과하지만 대형점에서는 2배이상으로 늘어난다. 고객을 모으는 힘이 대단하다』는게 고지마사장의 설명이다. 올해에도 간사이와 도카이 지구에 매장면적 5천㎡정도의 초대형점을 중심으로 14개 점포를 낼 계획이다. 고지마사장은『상품구색과 가격면에서 다른업체와 완전히 차별화된 점포를 만들겠다. 이를 위해 대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강조한다.실적호조에 힘입어 주가도 급등하고 있다. 99년7월의 종가는 5천4백90엔. 1년전의 5배 이상이다. 고지마가 이처럼 고속성장하고 있는배경은 무엇인가. 첫째는 저렴한 가격이다. 고지마사장의 가격에 대한 집념은 한마디로 대단하다. 창업이래 「일본 초저가에 도전」을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서비스로 가격에 대항하겠다고 하는 경쟁업체가 있다. 그러나 설득력이 없다. 가격보다 서비스를 먼저 생각하는 고객은 없다. 먼저 중시해야 하는 것은 상품의 가치와 가격이다』라고 고지마사장은 단언한다.고지마측은 이를 실천하고 있다. 같은 상품을 1엔이라도 더 싸게 살수 있는 점포가 있을 경우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나 광고지를 갖고오면 가격을 깎아준다.저가격을 실현할 수 있는 요인은 대량구입. 기본적으로는 반품없는매입으로 구매가를 최대한 억제한다. 계속적인 출점으로 매출에 대한 인건비의 비중을 억제한다. 99년 3월의 매출고대비 인건비 비중은 5.7%에 불과하다.이뿐만 아니다. 컴퓨터를 사용한 정보시스템을 도입, 제품부터 에어컨 부품 등에 이르기까지 전상품의 매출 이익률 재고량 등을 철저하게 관리한다. 『과잉재고가 발생하지 않고 이익률이 한계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상품부의 담당자가 매일 체크한다. 가격설정과 처분품의 가격할인액 등도 필요한 이익을 확보하는 것을 전제로 담당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다만 마구잡이로 싸게 파는 것만으로는 저가격전략이 유지될 수 없다』고 후계자로 떠오르고 있는 고지마 요시조전무는 강조한다.저가격 전략외에 고지마가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두가지 비책이 있다. 대량광고와 PC를 가전제품처럼 판매하는 PC의 가전화 전략이 바로 그것이다.고지마는 「광고지 살포보다는 고객에 맞는 판촉이 코스트경쟁에서유리하다」는 소매업계의 상식을 파괴, 대량광고 전략을 밀어붙이고있다. 신문에 끼워지는 광고지(치라시)살포와 신문광고 게재에 온힘을 쏟는다. 매주 투입하는 광고지는 전국에서 1천2백만매에이른다. 지난해 광고선전비는 90억엔. 광고지 대량투입의 최대 목적은상품이나 가격의 정보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 이외에 또 다른목적이 있다. 「고지마는 가전제품이 싸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다. 광고를 통해 소비자의 심층심리에 고지마를 새겨주겠다는 것이다.◆ 초보자 대상의 PC가전화 전략PC의 가전화도 소비자 유인책의 하나다. 고지마는 PC전문관을 내지않는다. 냉장고 TV 등 기존의 가전제품과 동일한 위치를 부여, 판매한다. 고지마사장은 『PC를 어디까지나 가전으로 취급, 가정에서 부담감없이 사용할수 있도록 한다는 개념에서 판매하고 있다. 타깃은입문자다』라고 강조한다. 입문자를 획득하기 위해 초보자를 대상으로한 세미나도 잇따라 개최하고 있다. 또한 PC에 백과사전 소프트웨어를 까는등 PC가 어려운게 아니라는 점을 인식시키는 판매전략이다.PC의 가전화 전략은 경영효율화 측면에서도 이점이 많다. PC는 신제품 투입의 사이클이 아주 짧다. 따라서 컴퓨터광들을 대상으로한 대형전문관에서 전문성이 높은 제품이나 부품을 폭넓게 판매할 경우재고를 줄이기가 어렵게 된다. 그러나 초보자를 대상으로 하면 제품의 종류를 크게 줄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재고 회전율도 높일 수있다. 고지마의 PC 재고금액은 56억1천9백만엔. 작은 규모라고 할수없다. 그러나 재고 회전율은 11.5로 아주 높다.고지마는 냉장고 세탁기 등 일반가전제품의 경우 낡은 제품이 다 팔릴 때까지 신제품을 들여오지 않는다. 판매가 부진한 제품은 가격을할인,소진시킨다. PC에도 똑같은 원칙을 적용한다. 초보자들은 가격이 쌀 경우 한세대 앞의 모델도 구입하기 때문이다.PC 가전화의 또한가지 이유로는 초보자에게 심리적 안정을 주기 위한 것을 꼽을수 있다. 평소 전지 전구 카세트테이프 등 소모품을 구입해온 점포에서 PC를 대하면서 초보자들을 컴퓨터와 가까워지게 만드는것이다.고지마는 독특한 마케팅으로 지금까지 고속성장하고 있다. 그러나해결해야 할 과제가 수두룩하다. 고지마사장은 매출 중시형 경영자다. 「매출 일본 1위 고수」라는 신조를 실현하기 위해 「돈을 들여대형점포를 개설, 싼값에 상품을 팔겠다」는 전략이다. 경쟁업체에비해 점포당 투자비가 많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문제는 소점포가 전체의 60% 이상에 이르고 있다는 점이다. 매장면적 5백㎡이하짜리 소점포가 1백개를 넘고 있다. 가전양판점의 경우최근 대형점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규제완화에 대비, 각 점포의주차장 창고를 넓게 확보해 두었기 때문에 증축에도 별 어려움이 없다』는게 고지마사장의 설명이다. 그러나 소점포를 대형화하는데 드는 자금을 동원하기가 만만치 않다. 99년3월기의 자기자본금은 3백5억8천만엔. 자기자본비율은19.5%에 불과하다. 경쟁업체인 야마다전기의 37.9%,데오데오의 40.3%에 비해 훨씬 뒤떨어진다. 재무체질의 강화가 급선무라는게 애널리스트들의 지적이다.대형점 출점에도 불안요소가 도사리고 있다. 2000년 6월에는 대규모소매점 입지법이 시행된다. 엄격한 환경기준의 준수가 의무로 부여된다. 지방자치단체의 재량권이 강화된다. 결과적으로 종전에 비해출점규제가 강화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소매업들이 대점포입지법시행이전에 출점확대 경쟁을 벌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가전양판점 가운데 치열한 가격경쟁을 거쳐 고지마는 압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게 애널리스트들의 평가다. 문제는 고지마가「일본 최저가격에의 도전」이란 기치로 「매출 1위 고수」라는 목표를 앞으로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냐는 점이다. 소점포의 대형화와신규출점의 확대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