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및 제품 제휴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기술 및 제품 제휴는 한국기업들 사이에서 가장 보편적인 제휴 형태이다. 한국 기업들은 전반적으로 R & D 투자가 부족하다. 따라서 대다수의 기업이 기술 제휴를 통해 필요한 기술을 확보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 로열티를 지불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1년 전 전략적 제휴 관련 연구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는데 한국 기업의 경우 전체 제휴의 90% 정도가 여기에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기술 제휴란 실제적으로 단순히 기술과 로열티를 맞바꾸는 것보다큰 의미를 지닌다. 기술 제휴를 맺은 파트너들은 사업상의 위험뿐만아니라 이익도 공유한다. 오늘날에는 한 기업이 어떤 제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어내는 경우는 드물다. 기업들은 특정 기능에 대해서아웃소싱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대량 생산시 총 변동비 절감 효과라는 규모의 경제를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다. 원가 절감은 종종 가격인하로 이어져, 결국 소비자와 생산자들 모두가 이득을 얻는 윈-윈체제가 만들어진다. R & D 역시 비슷한 경제적 효과를 지닌다.예를 들어, R & D를 독립적인 연구기관에 아웃소싱하는 경우가 적지않다. 과거에는 많은 기업들이 특허권 및 정보 누출 등의 이유로 R& D 아웃소싱을 꺼려했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연구개발 기능을계속 유지하는 것이 아웃소싱보다 여러가지 면에서 효과가 적다는사실을 인식하게 됐다. 물론 벤처기업이라면 기업의 가치 자체가 연구 개발에 있기 때문에 연구 개발 기능을 없앤다는 것은 존재 가치를 상실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기업들 특히 민간 자본이 투입된 공기업의 경우 오래 기간이 소요되는 R & D 프로젝트가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뛰어난 위험 관리 능력 및 최고 경영진의 확고한 의지가 필요하다.상당수의 한국 기업들은 외국 기업들이 자본 시장에 쉽게 접근할 수있다고 생각한다. 규모가 충분히 크기 때문에 다수의 장기 프로젝트를 실행할 수 있고 그에 대한 저항도 낮다고 느낀다. 하지만 실상을살펴보면 외국 기업이 더 어려우면 어려웠지 쉽지는 않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기술 제휴는 대규모 투자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여러 기업들 간에 지식을 공유하는 수단이 되며이를 통해 결국 이익을 나누어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 기업들은 국내 기업보다는 외국 기업과 제휴를 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예를 들어, IMF 위기 이전에 국내에는 5개 자동차 업계가 있었다.필자는 자동차업체들이 상호 기술 제휴를 하지 않는 이유를 이해할수가 없었다. 자체 개발한 고유 기술을 내주기 싫기 때문이겠지만국내 기업이 사용하고 있는 기술들은 (반론이 있겠지만) 대체로 고유 기술이라 보기 힘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기술을 제휴한다고해서 크게 잃을 것이 없다. 단지 감정적인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어찌되었든 똑같은 문제가 5대 재벌, 특히 제조업 분야에 여전히 존재한다. 이같은 장애물이 제거되지 않는 한 국내 기업끼리의 기술제휴는 단지 희망사항으로 끝나버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