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선 금탑산업훈장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이번 수상의 배경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감사합니다. 지난 30여년간 토목기술인으로 수자원분야에만 종사한점과 어려운 시기에 공기업의 사장으로 취임해 경영혁신을 위해 노력했다고 인정해주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믿고 따라준직원들에게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 5일 오랜 공사를 거쳐 남강다목적댐을 준공하셨는데 남강댐의 의미는 어떤 것입니까.남강다목적댐은 국내 최초의 콘크리트표면 차수벽형 석괴댐으로 지진에도 강한 댐입니다. 그러나 기존의 댐을 활용하면서 공사해야 했기에 10년이란 오랜 기간이 걸렸습니다. 때문에 기존의 댐해체시 인근 시설물에 대한 피해 최소화와 수질보전 등을 위한 첨단 정밀제어발파공법, 완벽한 차수효과와 공사비절감을 위한 지하연속벽공법 등신공법·신기술을 최대한 활용했습니다. 남강댐의 준공으로 경남 서부지역의 1백만 주민들에게 연간 2억7천만t의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으며 지역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물부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실제 우리나라가 물부족국가군으로 분류되기도 했는데요.현재 우리나라의 물공급 능력은 약 23억t의 여유량이 있지만 2011년에 가면 현재 건설중인 용담·밀양 등 5개 댐이 완공되더라도 급증하는 용수수요와 기상이변, 강우편중 등으로 약 20억t의 물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이런 물부족의 대안으로 댐건설을 통한 새로운 수자원확보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는 실정입니다. 그래서정부에서는 이에 대비해 2011년까지 댐건설을 통해 51억㎥의 용수를추가로 확보하고 댐과 연계한 광역·지방상수도를 확충한다는 계획입니다.▶ 댐건설과 같은 공급확대보다는 수요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그렇습니다. 물부족사태는 수요량에 비해 공급능력이 부족한 탓도있지만 무분별한 물사용과 낭비에서 비롯된 측면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국민소득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물사용량이 영국 일본 등에 비해 2.5∼4.6배에 이를 정도입니다. 그만큼 낭비한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물절약은 아무리 강조해도 효과가 그리 크지 않습니다. 때문에물값을 올리는 가격관리가 수요관리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또 물공급체계개선, 노후수도의 개량·교체, 중수도 설치·확대 등을 통해낭비요인을 제거하고 이용효율을 극대화하는 등의 수요관리가 병행된다면 보다 여유있는 물의 확보와 사용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공기업 구조조정에 대해 말들이 많았습니다만 유독 수자원공사의구조조정에 대해서만큼은 평가가 좋습니다. 어떻게 구조조정을 진행하셨는지요.공기업으로 국민들의 신뢰가 중요하며 이를 회복하기 위해 과감한변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위해 비핵심부문을 아웃소싱으로 돌려 조직인력의 효율적 감축을 도모하는 한편 경쟁력 향상과생산성 제고를 위한 재무구조와 사업구조조정에 역점을 두었습니다.구체적으로 6본부 22처실 42사무소였던 조직을 4본부 23처 42소로축소했으며 약 9백명에 이르는 인력구조조정과 연봉제(1급 이상) 등을 도입했습니다. 아울러 해외저리자금 5천5백만달러를 들여와 금융비용을 축소했으며, 기술선진화추진으로 13개 수도사업장의 무인운영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이 모든게 공사 전직원들이 공감대를 갖고 적극 참여해줬기에 가능했습니다.▶ 구조조정에 모든 직원들이 동참해줬다고 하셨는데 동기부여는 어떻게 하셨습니까.빚이 많은데 반해 수입이 없는 공사의 어려운 상황을 솔직히 설명했습니다. 벌어들이는 것이 없으면 결국 빚을 줄이고 살림도 줄여야되지 않느냐고 했지요. 그러나 무작정 줄이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5∼6년만 고생하면 공사가 완전한 내실경영을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을「역산경영」으로 설명했습니다. 연도별로 빚을 줄여나가는 목표를정해놓고 그 범위내에서 예산을 짜고 운영하자는 것이지요. 취임당시 캐시플로를 보면 5년후에는 부도가 날 지경이었지만 역산경영으로 긴축경영을 하면 5년후에는 빚 없이도 경영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때부터는 공사를 우량기업으로 만들 자신이 있으며,그런 비전을 직원들에게 피력했습니다.▶ 구체적으로 경영성과는 어떻게 나타났습니까.구조조정으로 2백88억원의 예산을 절감하는 한편 사업구조조정 저리해외차관도입 등으로 약 1천7백억원의 현금흐름개선효과를 거두었습니다. 경영수지면에서는 97년에 비해 60% 증가한 1천1백17억원의 경상이익과 71% 증가한 7백7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지난해에 올렸습니다. 이외에도 경영시스템 혁신, 내실경영기반 구축, 핵심역량강화등의 효과도 봤습니다. 이런 경영혁신으로 지난해 13개 정부투자기관을 대상으로 한 경영평가에서 1등을 차지했으며, 직원들의 보너스도 다른 공기업에 비해 최고 3백%까지 많이 받았습니다. 그 덕에 직원들이 큰 자부심을 갖게 됐고요.▶ 댐건설이나 안전진단 등에 신기술개발이 필요할텐데 공사의 연구·개발(R&D)은 어떻게 이뤄지는지요.금년에만 수자원기초조사, 수자원개발조사 등 5개분야에 모두 2백26억원을 투자합니다. 연구분야에는 60여명의 석박사급 전문연구인력과 최첨단 시험기기를 갖추고 수자원 상하수도 설비 환경 지반구조등 5개 분야에 대한 연구를 수행중입니다. 금년에는 G-7프로젝트 3개과제 등 모두 37개의 연구개발과제를 수행중에 있으며 전자파표면유속계의 상품화 등 연구성과의 실용화를 통한 경영개선효과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연구개발로 현재 21건의 특허출원과 11건의 특허 취득, 국가신기술지정 1건, 프로그램등록 21건 등의 산업재산권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한전에서 관리중인 수력발전소를 수자원공사에 매각하는 방안이거론됐는데요.수자원공사는 한강 낙동강 금강 등 수계별로 물관리를 합니다. 한강수계만 해도 수자원공사 관할인 충주·소양강다목적댐과 한전관할의8개 댐이 있습니다. 이처럼 수자원공사에서 관리하는 댐과 한전에서관리중인 댐을 연계하면 한강만 해도 사용가능 수량이 평소보다 5억t정도 늘어나며 2억5천t 정도의 홍수조절능력이 증가됩니다. 이수나치수측면에서 효율성이 높아지는 것이지요. 때문에 물관리 전문기관인 수자원공사가 한전의 수력발전소를 매입해 관리하는 것이 낫다고생각합니다. 물론 수력발전소의 민영화도 가능하겠지만 저비용·고효율만을 추구하는 게 능사는 아니라고 봅니다. 댐이 갖는 홍수조절기능과 물이용 측면에서 사기업에 맡기기보다는 국가적인 차원에서연계활용이 가능한 수자원공사에 맡기는 것이 낫다고 봅니다.▶ 어떤 경영철학을 갖고 계신지요.지난 1년간 경영혁신과 구조조정으로 아주 중요한 것을 배웠습니다.그것은 경영이나 구조조정 등 어떤 일이든 책임자(사장) 혼자서 하는 게 아니라 조직 전체가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겁니다. 한 기업에서 장래의 주인인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열심히 해줘야 모든 게가능하며 실제 지난 1년간 공사의 모든 직원들이 위기의식을 갖고경영혁신을 적극 도와줬습니다. 그런 점에서 직원들에게 항상 고마울 뿐입니다.▶ 한국수자원공사의 21세기 비전은 어떤 것입니까.21세기는 물이 국가경쟁력에 가장 중요한 자원이 되는, 물이 곧 국력인 시대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세계적인 경쟁력만 확보한다면 어느 기업보다 미래가 밝다고 확신합니다. 경쟁력 확보를 위해 2005년까지 자동화·정보화기술을 통합한 수도사업장의 권역별 통합관리시스템 구축, 사업장 무인화를 통한 저비용 고효율의 자본집약적인 구조로의 전환, 신경영기법 도입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목표는 국제경쟁력을 가진 21세기 초우량기업입니다.★ Profile지난해 5월 수자원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최사장은 댐건설현장마다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우리나라 댐역사를 고쳐써온 토목전문가출신. 그런 만큼 직원들로부터의 신망은 기대이상이었다. 30여년간 수자원공사에 근무한 「터줏대감」으로 업무처리가 똑소리나는 탓도 있겠지만 업무에 관한 열정과 꾸준한 자기계발로 사령탑에 오른 「선배」를 자랑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노사분규가 없는것도 그 때문이라는 말마저 나온다. 추진력도 뛰어나다는 평이다.전후좌우를 꼼꼼히 살피지만 실행에는 머뭇거림이 없다는 것이다.때문에 지난해이후 수자원공사가 이룬 공적은 업무를 꿰뚫고 있는최사장의 리더십으로 가능했다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최사장은 모든 공을 「동료」에게 돌린다. 공익과 수익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공기업의 구성원으로서 경영자이자 동료인 자신을 이해하고 따라준직원들이 그저 고맙다는 것이다.● 1940년 전북 남원에서 태어난 최사장은 66년 한양대 공대(토목공학)를 졸업하고 수자원공사에 입사했다. 공단사업·댐건설·수도사업·특수사업·관리본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97년에는 공사계열사인 수자원기술공단의 사장으로 근무했다. 자기계발에도 소흘함이 없어 93년 한양대 산업대학원에서 토목공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서울대 경영대학원 등에서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했다. 만능 스포츠맨으로 부인 정선영씨와의 사이에 2남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