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있는 투자 증가, 구조조정보다 더 강력한 수단

기업이 일정 기간 동안 얼마나 가치를 높였는지를 살펴보기 위한 기준으로는 연평균 총주주수익률(TSR)을 꼽을 수 있다. 이것은 경영성과와 이자율 혹은 경제 성장률과 같이 기업이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요소 등을 포함한 외부적 기준이다. 경영자가 관리할 수 있는 가치창조의 근원을 가려내기 위해 BCG는 총주주수익률을 대신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내부적 성과기준을 점검했다.BCG의 조사에 따르면 외부적 가치창조와 기업의 현금부가가치(CVA) 변화간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현금부가가치란 기업의 이익에서 기업에 투자된 모든 자본비용을 차감한 것이다. 금융기관이라면 이 개념을 금융기관에 맞도록 조정해야 하지만 원칙은 마찬가지다. 현금부가가치상의 변화는 다음 세가지 요소의 작용으로 이뤄진다. 기업의 현금흐름 마진 향상, 기업의 자산생산성 향상, 수익성 증가.이 세가지 요소는 주주가치를 창조하는 주요 수단이다. 다시 말해 경영자가 가치창조에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다. 경영자들은 자본 비용의 최적화를 통해 가치를 창조할 수도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재무 관리보다는 사업의 전략 및 운영 수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영자들은 비용 관리와 가격 전략을 개선, 현금흐름마진을 향상시킬 수 있다. 또 자산 생산성은 재고 관리나 고정자산의 활용도를 개선하는 등의 효율적 자원 배분을 통해 향상된다. 이 두가지 요소는 내부 지향적으로 기업의 기존 자원을 재조정한다.세번째 수단인 투자 증가는 핵심 역량을 새로운 사업분야로 이전하거나 성공적인 제품 혹은 서비스를 새로운 시장에 출시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이는 새로운 자산의 창조로서 외부지향적 활동이다. 가치창조는 우연히 이루어지지 않으며 시장 세력의 작용으로만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기업경영자는 위의 세가지 수단을 잘 활용해 현금부가가치를 높이고 주주를 위해 고수익을 창출해내야 한다. 각 사례에 적합한 수단은 업종별로, 혹은 여러 요소에 따라 달라진다. 초우량 기업들은 대부분 이 세가지 요소를 모두 활용하고 단계적으로 적용하면서 서로 상승효과를 낼 수 있도록 했다.(표 1참조)◆ 세계의 우수 기업세계 최우수 10대기업 중에서 6개는 미국, 4개는 유럽 기업(독일, 스웨덴, 핀란드, 네덜란드)으로 나타났다. 10대 기업 중 6개는 정보통신 분야 기업이며 이 중 4개 기업이 미국 기업이었다. 나머지 네가지 분야는 영상/오락, 소매, 보험 및 은행업이었다. 10대기업 모두 투자 증가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세이프웨이는 20대 기업 중 유일하게 자본금 투자 증가율이 50% 미만이었다. 대체로 투자를 많이 하지 않는 기업은 주주수익률을 크게 창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상위권 기업은 구조조정, 즉 자산생산성 및 현금흐름마진면에서는 투자 증가에 상응하는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따라서 BCG가 활용한 기준은 현금흐름마진과 자산생산성을 곱해 얻어지는 현금흐름투자수익률(CFROI)상의 변화였다. 여기에서 점수가 낮은 이유는 최상위 기업들이 과거에 이미 구조조정을 마치고 자산 생산성 및 현금흐름마진에서 이미 우수한 성과를 보였기 때문이었다.(표2 참조) 상위 50대 미국 기업과 유럽 기업중 5개 기업은 조사가 진행된 5년간 현금흐름투자수익률이15% 이상 향상되었다. 5개 기업 중 4개가 유럽기업으로, SAP와 노키아가 여기에 포함되었다.델컴퓨터는 미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현금흐름투자수익률에서 최상의 점수를 받았다. 시스코시스템, 클리어채널커뮤니케이션, 컴팩 및 최강의 마이크로소프트는 전세계 20위권에 들었지만 5년간 이들 기업의 현금흐름투자수익률은 모두 감소했다. 그러나 이 기업들은 현금흐름투자수익률에 주력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그것은 이들이 이미 고수익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수익성있는 투자 증가가 현금흐름마진과 자산생산성 향상이라는 구조조정 수단보다 훨씬 강력한 총주주수익률 동인이라는 사실이 데이터에 분명하게 드러났다. 5년간 유럽 기업은 구조조정면에서 타기업보다 우수했고 미국 기업은 성장면에서 다른 기업을 능가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압도적으로 많은 수의 미국 기업이 최상위권에 선정됐다.◆ 지역 시장본 연구에서는 절대적 총주주수익률 순위와 함께 지역 주식시장 상황에 따라 조정한 순위를 살펴보았다. 지역 주식시장의 차이가 지역 이자율의 상승 혹은 하락 등의 외부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면 지역주식시장의 평균총주주수익률 성과에 따라 순위를 조정해 전세계적으로 비교하는 것이 적절한 방법일 것이다. 그러나 기업의 성과 향상을 통한 가치창조의 상대적 성공 여부 때문에 지역시장의 평균 총주주수익률이 차이를 보인다면, 지역 주식시장 평균 총주주수익률에 맞추어 절대적인 기업 총주주수익률을 조정하는 방법에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지역시장 성과의 동인을 검토해본 후 BCG는 순위를 선정할 때 지역시장에 따라 조정된 총주주수익률 순위가 아닌 절대 순위를 채택했다. 연구진이 이러한 방식을 채택한 이유는 다음과 같은 세가지이다. 우선 미국의 경우처럼 지역 평균총주주수익률이 전세계 평균치를 초과한 지역에서는 외부요인보다 경영 성과가 초과 수익을 창출하는데 절대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번째로 연구진이 지역시장 성과를 고려해 각 기업의 총주주수익률을 계산해 봤을 때도 순위에는 차이가 없었다. 이 방법으로 계산했을 때 상위 20대 기업 중 노키아는 마이크로소프트 밑으로 2계단 떨어졌다. 이는 핀란드 지수에서 노키아가 대단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기 때문이었다. 대신 타케다 케미칼(5위), 피노프랭탕 (18위), 혼다(20위) 등 3개 기업이 순위에 들어왔다. 델컴퓨터는 여전히 부동의 1위 자리를 점유했다. 세번째로 자본은 최고의 수익이 예상되는 곳으로 이동한다.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세계적인 견해를 취한다.◆ 장기적으로 우수한 성과 기록한 기업그러나 본 연구진은 지역시장 맥락에서 각 기업을 점검하면서 가치창조의 일관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10년 이상 상장됐고 자본금이 10억유로(11억8천만달러)를 초과하는 기업중 2개 기업의 가치창조 성과는 10년 동안 매년 자국 시장보다 우수했다.장기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기록한 두개의 기업은 노키아와 아에곤 등 유럽 기업으로 최우수 10대 기업에 포함되며 비교적 규모가 작은 국내시장에 기반을 두고 있다. 노키아의 가치창조는 1988년부터 1998년까지 10년간 핀란드시장 평균보다 연평균 37%나 앞섰다. 아에곤 역시 네덜란드 시장 평균보다 21%나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이러한 성과는 다음에 기인한다.◆ 우수한 총주주수익률은 델컴퓨터를 최고의 기업으로 만들었다.델컴퓨터는 IBM, 휴렛패커드, 컴팩 다음으로 세계 제4위의 컴퓨터 제조업체다. 5년간의 조사기간 동안 델컴퓨터의 총주주수익률은 경이로울 정도였다. 3위인 SAP보다 50% 이상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자본 비용 및 성장에 힘입어 델컴퓨터의 주가수익률(P/E ratio)은 5배나 늘었고 이 기간중 가치창조는 배가됐다.(표3참조)델컴퓨터는 현금부가가치를 5년간 10억유로(11억8천만달러) 이상 향상시켰고 이 액수중 절반 정도는 투자 자본이 효율적으로 늘어난데 힘입은 것이다. 나머지 절반은 현금흐름마진의 증가에 기인했다.현금흐름이 1993년 당시 매출액의 1%에서 1998년 매출액의 8%로 향상한 것은 광범위한 웹기술의 활용과 이에 따른 공급체인비용의 절감에 따른 것이다. 델컴퓨터의 웹사이트에서는 매일 1천6백50만유로(1천9백50만달러) 이상의 상품이 온라인으로 판매된다. 2000년까지 온라인매출액을 전체 매출액의 50%로 늘린다는 것이 이 회사의 목표이다. 델컴퓨터가 자산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었던 것은 운전자본의 관리와 주문에 따른 제작이라는 기업 철학덕분에 가능했다.이 회사의 재고 보유 기간은 1994년에는 32일이었는데 1998년에는 이것이 불과 6일로 단축됐다. 본 연구진은 인터넷을 통한 고객과의 직접 거래, 공급업체와의 온라인 데이터 교환, 풀(pull)생산기술을 통한 주문생산 등으로 특징지어지는 델컴퓨터 모델이 전자제품에서 자동차에 이르는 많은 하드웨어 기업에 표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중간업체를 생략한 델컴퓨터의 직접 판매 전략은 재고 보유 기간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기존의 소매 채널을 통해 판매를 해온 경쟁업체들은 평균 50일간 재고를 보유한다. 부품 가격이 한달에 1%씩 떨어지기도 하는 PC업계에서 50일이라는 시간이 제품원가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막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