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컨설팅/316쪽/1999년/1만5천원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일본식 자수성가형 기업가로 유명하다. 탁월한 경영감각과 앞서가는 안목, 모험심, 창의적 이노베이션을 바탕으로 마쓰시타 전기회사를 세계적인 회사로 키웠을 뿐만 아니라 세계 최초로 「기업사명 선언서」를 만들어 실천했다. 그의 경영방식과 기업 철학은 경영학의 종주국인 미국에서도 많은 학자들이 연구할 정도로 탁월한 일본식 경영의 대표 사례로 꼽히기도 한다.이 책은 방대한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마쓰시타를 객관적인 관점에서 접근, 그의 경영자로서의 리더십을 분석한다. 수많은 일본 작가나 학자들이 서양의 조직행동학적 시각에서 서술한 마쓰시타 예찬론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특히 저자는 마쓰시타를 통해 평범한 한 인간이 어떻게 위대한 리더로 성장했느냐에 대한 문제를 다루면서 마쓰시타와 같이 지속적으로 성장과 변신을 추구하는 사람만이 위대한 리더로 성장할 수 있다는 리더십개발이론을 강조한다.이 책은 크게 5부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1부에서는 「학생, 견습공, 종업원 시절의 마쓰시타」(1894~1917)를 다룬다. 어린시절의 시련과 역경을 이기고 성장하는 과정, 그리고 사업초기의 마쓰시타를 개관적으로 다룬다. 그가 어떤 과정을 거치며 성장했는지를 자세하게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2부에서는 「상인형 기업가로서 마쓰시타」(1917~1931)를 설명하며 사업의 시작, 새로운 경영전략으로 어려움을 돌파하는 과정, 불황의 극복장면 등을 아주 구체적으로 묘사한다. 마쓰시타의 기업가적 자질을 살필 수 있는 장면과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거인의 면모를 간접적이나마 체험할 수 있는 부분이다.이어 3부는 「기업총수로서의 마쓰시타」(1931~1946년)편이다. 기업의 규모가 커져 하나의 그룹형태를 이루기 시작한 이후의 마쓰시타를 조명한다. 사업부제를 창안하고 제2차 대전을 맞는 상황을 자세하게 취급한다. 4부에서는 기업가가 아닌 「사회지도자로서의 마쓰시타」(1946~1970)를 정면에서 다룬다. 전쟁의 폐허에서 일어나는 과정, 사업의 세계화, 오만 그리고 자만심과의 싸움 등을 설명한다.마지막으로 5부는 「철학, 교육자로서 마쓰시타」(1970~1989) 편으로 인간본성에 대한 연구, 집필과 박애활동, 리더십 교육 등에 쏟았던 마쓰시타의 열정을 소개한다. 인생의 말년을 어떻게 보내고,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아갔는지를 생생한 사례를 통해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독자 입장에서는 사회의 표상으로서의 한 인물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마쓰시타는 어찌보면 아주 평범한 사람이었다. 초등학교 중퇴가 학력의 전부인데다 전형적인 시골 출신이었다. 하지만 그는 불굴의 의지와 끊임없는 자기 개혁으로 일본 경제개발의 주역이 되어 2차 대전 패전국 일본을 20세기 경제대국으로 성장시키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그동안 많은 서방의 언론들이 20세기를 이끈 경영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았던 것도 이런 사실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특히 마쓰시타는 기업을 일으켜 경영을 하는 과정에서 어떤 형태의 정경유착도 없이 기업가 정신의 본질에 충실한 경영으로 다른 경영인의 모범이 되었으며 일생 동안 쉬지 않는 자기개발과 노력을 기울여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인물이 되었다. 위기에 봉착했을 때마다 그가 발휘한 강인한 기업가정신이야말로 많은 위험요소에 노출되어 있는 한국의 기업인들에게 그 어느 것보다 중요한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