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밀착 상품 및 서비스 제공..일부 은행 선보이고 판매 돌입

금융상품은 특허권이 보장되지 않아 현실적으로 차별화가 불가능하다는 특성을 갖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산업의 경쟁은 나날이 심화돼 타금융기관과의 차별화의 필요성은 점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미국 의회에서 금융산업간 장벽을 규정짓던 글래스-스티걸법(Glass-Steagall Act)을 폐지함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금융산업간 장벽이 사라지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21세기에는 산업간 장벽을 뛰어넘어 금융기관간 경쟁이 대내외적으로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결국 금융기관은 차별화될 수 없는 금융상품을 어떻게 차별화해야 하는가가 21세기 생존의 관건으로 작용하게 되었다.국내외 금융전문가들은 21세기에는 금융기관들이 종합금융그룹(universal banking group)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종합금융그룹은 은행이 주도적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은행 고유의 핵심영역인 결제기능이 고객에 대한 가장 기본적 편의제공이라는 측면에서 종합금융그룹 업무의 기반이 될 수 밖에 없다는데 기인한다. 그렇다면 소매금융고객을 대상으로 한 전통적 은행업무에서 상품의 차별화는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전통적인 소매금융 상품을 통해서는 금융권간 경계가 사라진 21세기에 은행이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한 고객유치가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소매금융상품 역시 종합금융상품의 일환으로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기관이 종합금융그룹을 지향하면서 고객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상품은 목표고객을 대상으로 고객이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상품·서비스를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방법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물론 점포, ATM, 전화, PC, 신용카드, 우편, 인터넷 등 다양한 고객접점(delivery channel)을 제공해 고객이 이러한 채널을 선택하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또 다른 한편으로 직접금융시장의 발달로 예대마진 축소가 진행되면서 은행의 이자수입이 감소할 것이다. 이에 따라 은행은 수수료 수입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상품을 설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즉, 은행은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근거로 고객을 세분, 개별고객에게 밀착된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에 대한 수수료를 취득하는 경향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방카슈랑스는 시간 걸릴듯결국 21세기 은행이 제공하는 금융상품은 결제성 기능을 가진 상품을 모계좌로 하여 소매고객의 주거래화를 목표로 한 투자기능·보험기능을 포괄하는 통합형 상품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결제기능을 가진 계좌는 고객데이터베이스를 근거로 고객별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이를 통해 고객밀착도를 높이고 은행의 수익을 극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반면 보다 포괄적이고 고객의 간접투자에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 은행상품과 투자신탁상품의 결합일 것이다. 현재 국내 은행들도 이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중은행중 상당수가 투신사의 수익증권이나 뮤추얼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한편 이보다 진일보한 형태로 하나은행처럼 은행에서 판매된 단위형신탁펀드 주식운용부분을 투신사에 위탁하는 제휴관계도 나타나고 있다. 투신과 은행의 상품이 결합된 상품도 멀지않아 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다른 한편으로 은행고객이 제휴상품에 가입하면 은행부담으로 각종 보험에 무료로 가입시켜주는 형태의 상품이 개발·판매됐다. 은행들은 기대이상의 수신고를 올리는 성과를 기록했다. 예를 들면, 1998년말 국민은행은 동양화재와 업무협약을 맺고 정기적금 가입자를 대상으로 암보험에 무료가입을 시켜 주면서 판매 6개월만에 3조 8천억원의 수신고를 기록했다. 동부화재는 하나·국민은행과 제휴관계를 통해 은행창구를 통해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다.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현재 국내 은행들도 21세기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국내 은행의 증권 연계가 투자은행 수준까지 도달하려면 갈 길이 먼 상황이다. 보험과의 제휴도 은행의 보험상품 판매가 불가능한 현행법상 방카슈랑스와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분명히 국내 은행들도 21세기 종합금융서비스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경쟁상대인 해외 금융기관들은 은행의 문화와 서비스까지도 이러한 종합금융서비스에 익숙해져 있고 국내금융기관이 이러한 종합금융서비스 체제를 갖추기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보험 / 특정 고객대상 주문형 상품 봇물21세기의 보험산업은 지난 세기와는 크게 다른 환경속에서 발전해 갈 것으로 전망된다. 변화를 일으킬 주요한 환경요인으로는 디지털시대의 도래, 국내외 보험시장의 통합화 및 경쟁격화, 금융권간 업무영역 붕괴, 인구의 고령화, 소비자의 의식수준 향상 등을 들 수 있다.지급결제수단의 다양화와 함께 금융거래가 네트워크에 의한 직접거래로 확산되면서 시간 및 공간의 제약없이 가상공간에서의 일대일 마케팅이 현실화될 것이다. 각 보험사들은 전속설계사의 규모를 축소하는 대신 설계사의 고능률화를 추진해 보험뿐만 아니라 투자자문과 같은 Financial Planning 기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아울러 기존의 저가 보장성 상품판매는 텔레마케팅과 같은 직접판매채널로 전환될 것이다. 대신 강력한 정보시스템 인프라를 기반으로 고객별 니즈에 맞게 판매전략을 구사하는 데이터베이스마케팅이 일반화될 것이다.보험시장은 특정 집단별로 세분화될 것이며 각 집단 또는 개인이 선호하는 주문형상품이 주로 판매될 것이다. 이와 함께 고객의 개인별 특성을 감안해 자산관리나 세무관리와 같은 전문적인 재테크 상담능력을 보유한 재무설계사가 양성되어 맞춤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금융업의 겸업화 추세는 보험사의 종합금융화를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는 단순한 타업종 금융기관과의 제휴단계에서 방카슈랑스 형태의 종합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형금융기관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이에 따라 각 보험사는 어느 고객집단에 무슨 상품을 배합시켜 어떤 판매채널로 접근할 것인가하는 선택과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는데 핵심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21세기에는 보험시장이 더욱 성숙기에 접어들어 경쟁력있는 기업만이 살아남는 업계재편 과정에서 보험사들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경영전략에 입각하여 어느 길을 가야 할지 결정해야 하는 기로에 서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