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뿐 아니라 미국ㆍ일본 등에서도 인기 ... 향후 1~2년 상승 예상

지난 주에 필자는 모 경제신문에 「정보통신 및 인터넷 관련주만 오르는 차별화 장세가 더 이어질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썼다. 그런데 신문에 게재된 다음날 담당 기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얼마나 많이 시달렸냐는 위로 전화였다. 영문을 몰라 물어보니 신문사로 일반 개인투자자로부터 항의전화가 쇄도했다는 것이다. 신문에서 자꾸 정보통신과 인터넷주에 대해서만 기사를 쓰니까 그런 주식들만 오르고 금융주나 개별 중소형주 등 대중주는 주가가 오히려 떨어져서 손실이 크다는 불만의 목소리였다.지난 한달 동안 한국통신, SK텔레콤, 데이콤, 새롬기술, 한글과컴퓨터, 한국정보통신 등 정보통신 및 인터넷관련주는 주가가 평균 50%이상 올랐다. 그렇지만 다른 주식들은 10~40% 떨어졌다. 주도주를 가지고 있지 않은 투자자들의 상대적인 박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이것이 바로 주도주와 비주도주의 차이다. 경기가 극심한 불황에서 벗어나기 시작할 때는 부도 우려가 해소되는 저가주부터 주가가 오르기 시작한다. 경기가 바닥국면이었던 92년에는 부도를 모면한 저가주가 1년 동안 평균 2~3배 급등했다. 98년 4/4분기에는 2천원 수준이었던 증권주와 건설주가 급등한 바 있다. 그러다가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을 보이기 시작하면 기업의 수익성 호전을 배경으로 주가상승이 거의 전 종목으로 확산된다. 이 때의 전반적인 주가상승은 경기회복으로 시중의 유동성이 풍부해진데 따른 영향도 크게 작용한다. 금년 상반기의 상황이 그랬다.그러나 경기회복과 주가상승이 일정 기간 진행된 후에는 주식시장에 소위 주도주라는 것이 나타난다. 주도주란 대량거래를 수반하며 주가상승을 선도하는 비슷한 성격의 주식군을 일컫는다. 주도주는 87~89년의 「트로이카」(금융, 건설, 무역)처럼 업종으로 분류될 수 있고, 93~94년의 「블루칩」(기업규모가 크고 국내외에서 경쟁력이 높은 기업), 96~97년의 「신기술개발관련 중소형 개별종목」처럼 기업규모나 성격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또 92년의 「저PER주」나 93~94년의 「자산주」처럼 특정 투자판단지표에 의해 특징지어지는 경우도 있다.이렇게 풍부한 유동성을 배경으로 시대적인 상황이나 정부의 정책방향, 주식의 수요 공급의 관계에 의해 주도주가 형성된다. 주도주는 대개 자금동원력이 크고 정보가 많은 기관투자가나 외국인, 또는 큰손이라 불리는 거액 개인투자자들에 의해 탄생하게 된다. 주도주로 탄생하려면 최근의 인기주인 「정보통신 및 인터넷관련주」처럼 시대적인 변화와 합치되어 시장참여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공감대가 확산되지 않으면 주가가 계속 뻗어나가지 못하고 단명에 그치게 된다.주도주로서 시장의 공감대를 얻으면 그 때부터는 주가 상승이 가속화된다. 초기에 주도주를 샀던 투자자들이 상당한 수익을 거두고 팔아도 그 물량을 뒤늦게 주도주 대열에 참여한 투자자들이 다 받아간다. 그러고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다. 주도주에 참여하지 못한 기관투자가나 개인투자자들은 극심한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낀다.초기에 주도주를 확보하지 못한 기관투자가들은 일반투자자들이 급등에 따른 공포감을 느끼고 있을 때 매수를 지속한다. 주가는 한 단계 더 레벨업 된다. 시장주도세력의 매기가 주도주에만 집중되므로 종합주가지수가 상승하더라도 주도주가 아닌 주식들은 오르지 못하거나 떨어지게 된다. 때문에 주도주를 약간의 수익률에 만족하고 일찍 팔아버렸거나 주도주 대열에 아예 참여하지 못한 개인투자자들의 불만과 하소연이 극에 달하게 된다.◆ 주도주 상승 추진력은 시장 인기94년초에도 당시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만들어낸 주도주인 「블루칩」(삼성전자, 포항제철, 현대자동차 등)을 사지 못한 일반투자자들의 불만이 고조되었다. 「블루칩」은 기업내용이 좋아 주가가 높았다. 저가주를 선호했던 일반 개인투자자들은 고가주의 상승을 먼산 쳐다보듯 구경만 하고 있었다.일반투자자들의 항의에 시달린 증권당국은 급기야 94년 2월 국내 기관투자가로 하여금 5만원 이상의 고가주에 대해서는 종목당 편입비율을 5%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어처구니 없는 조치를 취하고 말았다. 그러나 주도주의 힘은 일반이 생각하는 것보다 강하고 주도하는 기간도 길다. 고가 블루칩에 대한 인위적인 수요 억제책으로 주가는 일시적으로는 하락했지만 한두 달후부터 다시 상승세를 이어갔다.주도주의 상승추진력은 기업의 이익이나 가치가 아니라 인기다. 그런데 시장의 인기는 수익성 호전을 포함한 다른 어떤 호재보다도 주가를 밀어올리는 힘이 강하다. 주도주가 확실할 때에는 종목을 고를 때 주당순이익, 주당순자산 등 기업의 본질가치에 너무 얽매이면 안된다. 시장의 인기에 편승하는 것이 좋다. 정보통신 및 인터넷관련주, 생명공학주와 같은 성장주가 주도하고 있는 현재의 주식시장에서도 너무 기업가치만을 따져서는 좋은 투자수익을 내기 어렵다.물론 주도주도 언젠가는 다시 크게 하락하기 마련이다. 과거의 주도주인 「트로이카」, 「자산주」도 주가가 폭락했다. 한때 인기를 모았던 「신기술개발 관련 개별 중소형주」중에는 부도가 난 기업도 많다.그러나 최근의 정보통신 및 인터넷관련주와 생명공학주는 주도주로 부상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본다. 언젠가 폭락할 수 있지만 적어도 향후 1~2년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이런 주식의 인기는 미국, 일본, 유럽, 아시아를 위시해서 전세계적이다. 당연히 내년에도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주도주의 특성상 시장여건만 좋다면 다른 주식보다 훨씬 더 높은 주가상승을 보일 것이다.정보통신, 인터넷, 생명공학 등 현재의 주도주는 주가가 단기 급등했기 때문에 일시적인 조정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반대로 기업가치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급락한 다른 주식들은 한차례 반등이 나타날 것이다.그러나 투자자들은 이 때를 오히려 주도주의 투자비중을 늘리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많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주도주를 외면한다면 내년에도 괴로운 나날을 보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