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 쌍용자동차 삼성자동차등 국내 자동차업체의 해외매각이급류를 타고 있다.삼성자동차는 프랑스 르노에 매각하는 것으로 방향이 잡혔고 대우와쌍용차는 포드와 GM이 적극적인 매수의사를 밝히고 있어 상반기중 최종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또관심에서 벗어나 있던 대우상용차의 경우도 르노가 인수의사를 밝힘에 따라 채권단의 짐을 덜어주고있다. 삼성상용차는 르노와 벤츠이베코 등과 지분매각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그러나 대우자동차의 경우 GM의 제안내용이 채권단이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닌 것으로 알려져 향후 포드가 어느정도 적극적인 제안을 하는가에 따라 그 양상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총선 등을 고려해 헐값매각이라는 비난을 받지 않으려는 정부의 노력과 대우차의 가치가 나날이 떨어져 가고 있다는점을 강조하고 있는 GM 포드의 입장이 충돌할 경우 매각이 장기화될가능성도 없지 않다.◆ 대우자동차 / 현대차, 대우 폴란드 공장 인수 타진현재 대우자동차 매각은 GM의 압박과 포드의 추격이라는 형국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현대자동차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대우차 처리에 고심하던 정부는 지난해 GM에 수의계약으로 넘기겠다는 방침을 정하고 GM에 구체적 제안서를 내줄 것을 요구했다. GM은지난해 12월 중순 6조~7조원의 가격과 협력업체 유지, 고용보장 등을 내용으로 하는 제안서를 정부에냈다. 그러나 수의계약에 따른 헐값매각 우려가 제기되고 매각절차의 투명성 문제가 불거져 나오자정부와 채권단은 국제입찰로 방향을 선회했다.여기에는 GM의 제안 내용이 적정수준에 미치지 못했던 탓도 있었다. 채권단은 최소 대우차의 자산가치만큼은 받아야겠다는 입장인반면 GM이 제시한 가격은 채권단의기대를 현저히 밑돌았던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대금지불방식을 놓고GM-채권단간 심각한 이견이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수의계약을 통해 손쉽게 대우를 인수하려던 GM은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자 압박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달초 잭 스미스 회장은 『대우의가치는 나날이 떨어지고 있다』며『한국정부가 빠른 시일내에 처리하지 않으면 GM은 다른 제휴파트너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우에 따라 대우차 인수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GM의 이같은 태도는 특유의 자신감에서 비롯되고 있다.포드의 인수의지가 불투명하고 현대 삼성등 국내 업체들은 인수여력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그러나 포드의 의지는 예상외로 강력해 보인다. 후발주자인 포드는채권단과의 물밑 교감속에 GM과의거리를 좁혀가고 있다. 포드는 지난 1998년 기아차 인수에 실패한이후 아시아시장에서 뚜렷한 대안을 찾지 못해 왔다. 그저 일본 마쓰다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게 고작이다.여기에 대우차를 고스란히 GM에 넘겨줄 경우 급속한 성장이 예상되는한국 및 동구시장에서 계속 밀릴수밖에 없다는 것이 최근 포드 이사회의 판단이다. 다만 GM처럼 대우·쌍용차를 단독인수할만한 구체적인 자료가 부족하고 내부 의사결정 절차도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이약점이다. 또 대우차 인수를 전제로 국내 업체와의 제휴를 추진하고있지만 워낙 이해관계가 복잡하게얽혀 있어 제휴파트너를 쉽사리 찾을지도 미지수다.한편 현대자동차도 대우 폴란드 공장을 인수하겠다며 대우인수전에뛰어들었다. 말이 폴란드 공장이지사실상 대우차 인수전에 나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 해석이다. 해외업체와의 제휴를 위해서라도 자신의 힘을 과시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데다 대우에 대한 정보를 빼낼수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따라서 현대는 일단 포드와의 제휴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채권단은 당초 국내외 업체의 컨소시엄에 무게를 두고 있었지만 최근해외업체의 단독인수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이 염두에 두고 있던 업체는 삼성이었다. 포드와 삼성은 기아차 입찰 당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이 암으로 판명나자 삼성은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것이 채권단의 설명이다.채권단이 해외매각 입장을 유지하고 있더라도 대우차 매각이 성사될수 있는가는 전적으로 포드와 GM이제안할 내용에 달려 있다. 기존 GM의 제안은 채권단이 받아들이기 어렵고 포드도 이보다 훨씬 좋은 제안은 하기 힘들기 때문에 매각이장기화될 가능성을 점치는 사람들도 많다. 채권단 관계자는 『가격이 맞지 않으면 당분간 워크아웃플랜을 내실있게 실행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해 채권단도 배수진을 치고 있음을 시사했다.◆ 삼성자동차 / 르노 인수 확실시르노가 인수할 것이 확실시된다.양자가 서둘러 협상을 마무리하겠다는 점에 의견일치를 보고 있기때문이다. 지난해 닛산을 인수한르노는 닛산의 기술로 건설된 삼성차를 인수함으로써 아시아시장에새로운 생산기지를 확보할 수 있게된다는 점을 이점으로 꼽고 있다.특히 당초 우려했던 삼성차의 기술력과 협력업체 수준이 생각보다 높게 나와 고무돼 있다는 것이 삼성차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또 삼성차의 브랜드를 계속 사용하고 삼성에 판매와 A/S를 맡김으로써 국내시장도 효율적으로 공략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문제는 가격이다. 현재 제시된 금액은 4천억원 수준. 삼성차는 부실부분에 대해 이건희 회장이 갚아주기로 했기 때문에 깨끗한 회사라는점에서 더 높은 가격을 요구하고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가격문제는 협상과정에서 조율될 수 있을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자동차 / 대우차와 함께 처리될듯쌍용자동차는 대우와 함께 처리될가능성이 높다. 대우차 인수를 추진중인 GM과 포드 모두 대우차를함께 인수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쌍용은 이렇게 될 경우자산가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헐값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독자적으로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조흥은행도 수천억원에 넘길바에는 독자적인 매각파트너를 찾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현재 매각 대상업체로는 다임러벤츠가 유력한 후보다. 쌍용에 엔진등 기술을 제공해왔고 지분도 갖고있기 때문이다. 벤츠가 쌍용차 인수를 위해 움직인 흔적도 포착되고있다. 그러나 만약 단독매각 협상이 불발로 끝날 경우 쌍용차 처리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우차와 함께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대우상용차 및 삼성상용차 / 르노 양사에 모두 인수 눈짓현재 르노가 양사에 대한 인수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대우상용차에 대해 부산 버스공장 2천5백억원 등 8천억원 정도의 가격을 제시해놓고 있다. 채권단도이를 환영하고 있다. 대우자동차노조와 달리 대우 상용차 노조도해외매각에 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매각 가능성을 밝게 해주고 있다. 그러나 르노가 삼성상용차에 대해서도 지분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어 르노가 삼성과 대우 가운데 어떤 업체를 택할 것인지가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삼성상용차는 현재 해외업체에 대한 지분매각과 이를 통한 기술 및자금 지원이라는 방식의 생존전략을 짜고 있다. 그러나 삼성상용차가 연간 7천~8천대 규모로 독자생존할 가능성은 별로 높지 않다는점에서 삼성은 적극적으로 지분매각에 나서고 있다. 현재 협상을 진행중인 업체는 르노와 벤츠, 피아트 계열의 이베코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