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생산성은 주도적 마음에서 나온다. 완벽한 환경에서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렇지만 그런 완벽한환경에서 일하는 것은 살아생전 힘들 수도 있다. 어려운 점은 예상되지만 한번 부딪쳐 성공시켜보겠다는 마음처럼 중요한 것은 없다.삼성역 근처에 토스트를 파는 아주머니가 있다. 아침 식사를 제대로못한 근처 직장인들을 겨냥해 아침 일찍부터 포장마차에서 토스트만을 전문으로 판매하고 있다. 그 아주머니를 보고 있으면 「생산성」이란 단어가 연상된다. 적정량의 재고를 미리 만들어놓고 손님이 오면 재빠르게 생산에 들어간다. 단순한 계란토스트 외에 햄이나 치즈를 옵션으로 먹을 수 있다. 베지밀과 각종 우유도 있다. 그런 중에도 핸드폰으로 집에 전화를 걸고 큰애에게 각종 지시를 한다. 동생을 깨우고, 밥을 차리고, 학교갈 준비는 어떻게 하고…. 8시가 가까운 시간에는 많은 사람이 몰리지만 추호의 흔들림없이 생산활동에임한다. 어찌나 손놀림이 민첩한지 감탄을 금할 수 없다. 버터를 바르고 빵과 계란을 뒤집고 햄을 굽고 그것을 포장하고 냅킨에 싸 주기도 하고…. 활동에 단 1초의 낭비도 찾을 수 없다. 돈을 주고 받는데 따른 시간손실을 없애기 위해 잔돈마저 미리 접어 놓는 치밀함이 보인다. 오전에만 활동하고 일찌감치 사라지는데 「업무의 효과성」적인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도요타의 계열사인 기후차체란 곳에 연수를 간 적이 있다. 주로 소형트럭을 생산하는 이곳은 도요타의 현장 관리방식이 가장 먼저 도입돼 시행되고 있는 회사인만큼 내 눈엔 모든 것이 완벽해 보였다.공정별로 낭비요소를 관찰기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당시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였다. 몹시 더운 여름이었는데 에어컨은 커녕 그흔한 선풍기도 없어 땀이 줄줄 흘렀다. 하지만 작업을 하는 일본인들의 자세는 진지함 그 자체였다. 작업동선을 줄이기 위한 활동도돋보였다. 나사나 클립같은 것을 가지러 가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웬만한 공구는 다 몸에 지니고 있다. 그러다가 라인에 문제가 생겨컨베이어가 섰는데 그들은 좋아하질 않는다. 컨베이어가 서면 휴식시간이 생겨 좋아할 줄 알았던 나는 의아했다. 감독자는 『라인이정지하면 리듬이 깨져 정상가동된 후 오히려 힘이 들지요. 그래서라인이 서는 것을 별로 좋아하질 않지요』라고 말했다. 순간 내가일하는 회사 생각이 났다. 조금만 컨베이어 속도를 올려도 난리고작업이 힘들다고 「노동착취」를 부르짖고, 여름이면 더워서, 겨울이면 추워서 일 못하겠다고 아우성을 치는 바람에 그 큰 공장에 엄청난 돈을 투자해 에어컨과 난방 시설을 해주던 당시 우리상황과 너무 대조적이었다.우리는 자주 완벽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꿈꾼다. 동시에 그런 기대에 비해 열악한 환경을 비관하고 그것을 「더 이상잘 할 수 없고 다른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없는 이유」로 삼곤한다. 부하직원이 너무 무능해요, 근무조건이 열악해요, 월급이 너무짜요, 지원부문이 약해요, 유능한 인력이 너무 부족해요, 상사가 괴퍅해요…. 그런 얘기를 듣다보면 그런 상황에서 그나마 이 정도 일하는 것도 다행으로 알고 더 이상의 요구는 하지 말라는 것처럼 들린다.우리 주변엔 새로운 것은 시도하지도 않으면서 하지 못하는 천가지이유를 조리있게 대는 영악한 사람은 참 많지만 가능한 열가지 이유를 대는 미련한(?)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진정한 생산성은 주도적 마음에서 나온다. 완벽한 환경에서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누구나할 수 있는 일이다. 그렇지만 그런 완벽한 환경에서 일하는 것은 살아생전 힘들 수도 있다. 어려운 점은 예상되지만 한번 부딪쳐 성공시켜보겠다는 마음처럼 중요한 것은 없다. 수동적이지만 대단히 분석적인 사람보다 다소 무모하더라도 주도적이고 공격적인 사람이 아쉬운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