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경제 촉진, 투명기업 부상 …영어·달러 세계공용화 논의 확산

연초 들어 모든 분야에서 인터넷과디지털의 물결이 거세지고 있다.가히 혁명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릴것 같다. 세계 각국의 금융시장도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가장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는 분야라 할 수있다.인터넷 시대의 도래로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가.가장 먼저 들어야 할 것은 국제금융시장의 단일화가 급진전되고 있는 점이다.이제는 인터넷의 발달로 각국의 금융시장간의 정보시차(informationtime-lag)가 거의 없다. 모든 금융시장을 거의 동일한 시간에 훤히들여다 볼 수 있게 됐다.이런 상황에서는 환율 금리 주가와같은 금융가격변수의 움직임이 동조화 추세를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 들어서는 각국 금융변수간에 오르내리는 추이뿐만 아니라질적인 내용까지 동일해지고 있다.예를 들어 뉴욕 증시에서 첨단기술업종 혹은 블루칩이 올랐을 경우국내 증시에도 동일한 종목이 상승한다.◆ 금융기관 겸업화·대형화 촉진금융기관의 겸업화·대형화도 촉진되고 있다. 은행 보험 증권업무간의 영역이 없어지는 소위 방카슈랑스가 보편적인 현상으로 자리잡고각종 금융 콘텐츠와 인프라간의 결합도 급진전되고 있다.지난해 10월에 미국의 글라스-스티겔 법안이 폐지된 것도 이런 시대적 상황을 반영한 조치라 볼 수 있다.국제금융질서에 있어서도 급격한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우선 비영어권의 영어공용화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영어공용화는 단순히 인터넷 활용을 쉽게 한다는 차원뿐만아니라 인터넷 시대의 도래와 함께미국 영국 호주 아일랜드와 같은영어권 경제가 비교적 안정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동시에 그동안 일부 국가에서 간헐적으로 제기돼온 각국의 법화(法貨, legal tender)를 달러화로 하자는 소위 「달러라이제이션」 논의도 촉진되고 있다.이미 중남미 국가뿐만 아니라 동티모르 등 아시아 국가에서도 달러화를 채택하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달러화 채택문제가 논의되고 있다.세계 각국이 이처럼 달러화를 자국의 통화로 채택하고자 하는 것은앞으로 인터넷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세계 각국의 통화가치가 안정돼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세계단일통화가 필요하고 자연스럽게 미국달러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물론 이런 시대가 도래되면 한국과같은 개도국들은 기존의 국경을 전제로 한 통화정책 무력화 현상이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세계경제나국제금융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같은 경제정책이 더 효력을발휘한다. 지금도 국내금융시장은한국은행보다는 미국 연준리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고 볼 수 있다.이에 따라 세계 각국들이 경제적인측면에서 자국의 주권을 지키기 위한 요구가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경제각료나중앙은행 총재와 같은 정책의 최고책임자일수록 무력화 현상이 심화되고 국민들로부터 비난이 집중될가능성이 있다.금융시장 내부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주된 배경은 인터넷을 가장 많이 활용하는 계층이「n」 세대이기 때문이다. 이 세대의 특징은 일단 미래를 보는 시각이 낙관적이다. 모든 분야에 있어서 모험을 즐기면서 공격적인 성향을 띠고 있다.이 경우 환율, 주가와 같은 금융가격변수는 과거처럼 더 이상 경제실적을 반영하는 얼굴이라고 볼 수없다. 먼저 금융가격변수는 시장참여자들의 심리에 의해 결정된 이후경제실적이 뒤따라 온다. 만약 경제실적이 받쳐주지 못할 경우 거품논의에 쉽게 휩싸이면서 한 나라의경제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최근 들어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기암시이론이나 조지 소로스가 주장한 재귀이론(reflexivity theory)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도 이런 연유다. 이 이론의 핵심적인 내용은인터넷이 크게 활성화되고 있는 시대에서는 주가나 환율과 같은 가격변수는 과거처럼 경제실적만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 참여하는사람들의 심리에 의해서도 좌우된다고 보고 있다.따라서 금융가격변수를 예측하는데있어서는 시장참여자들의 심리를파악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다시말하면 기존의 모델링에 의한 예측보다는 시장참여자들로 구성된 포렉스(Forex)에 의한 예측이 보다정확하고 점점 선호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들어서는 로이터와 같은 세계적인 통신사뿐만 아니라 각금융기관별로 포렉스를 구성해 금융가격변수를 예측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투자수단에 있어서는 「고위험-고수익」 선호로 투자의 안정성보다는 수익성이 중시된다. 그만큼 새로운 투자수단이 나타나면 공격적으로 투자한다. 최근에 미국의 나스닥 시장과 우리나라의 코스닥 시장이 각광을 받고 제3시장과 벤처기업이 떠오르는 것도 이런 연유로볼 수 있다.◆ 금융상품 라이프 사이클 짧아져그 결과 제품 혹은 금융상품의 라이프 사이클이 짧아지면서 보다 다양한 제품과 새로운 금융상품이 출현된다.특히 각 제품이나 금융상품의 장점만을 골라 만드는 퓨전형 상품과퓨전형 금융상품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런 이면에는 금융사기 사건도 비일비재하게 발생할 수 있다.실물경제에서는 인터넷과 같은 수확체증의 법칙이 적용되는 인터넷과 같은 첨단기술업종이 주도함에따라 「신경제」 혹은 「골디락스경제」가 보편적인 경제현상으로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신경제」라 하는 것은 고성장하에 저물가 경제로 과거 이론으로는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다.이제「신경제」는 미국경제에만 적용되지 않는다. 최근 들어서는 유럽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우리나라도 경제성장률이 10.2%를기록한 반면 물가는 0.8% 상승에그쳤다. 물론 많은 논란이 되고 있지만 이같은 현상이 금년에도 이어질 경우 우리나라에서도 「신경제」 논란이 급부상할 가능성이 있다.인터넷의 발달로 경제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보다 국민들을 지향하는대중적인 경제체제로 급진전될 것이 예상된다.소위 대마불사의 환상에 빠져 있는대기업이나 거물급 경제인일수록곤욕을 치르게 된다. 반면 젊고 참신하고 전문성을 갖춘 벤처기업이나 기업인이 급부상될 가능성이 높다.동시에 개도국일수록 정경유착의고리가 확실히 차단되고 경제 전반에 걸쳐 투명성이 높아질 것으로보인다. 이에 따라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기여하는 경제각료와 기업인일수록 입지가 강화될 가능성이높다. 그 결과 국민을 중시하는 정책과 기업들이 이익을 사회로 환원하는 풍토가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결국 앞으로 인터넷이 확산되면 확산될수록 우리 정부나 국내금융시장의 참여자들은 많은 준비가 있어야 한다. 특히 정책당국에서는 앞서 지적한 모든 변화에 대한 우리의 입장(예, 영어공용화 문제, 법화로서 미 달러화 채택여부)을 취해 나가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