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까 하는 점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인플레 우려를 가중시키는 경제의 압박요인이 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는 중장기적으로하향 안정될 것이란 쪽이다.저항선은 올들어 장중 한때 기록했던 배럴당 30달러(WTI 기준)로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나 현재는 변수들이 많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합의 연장분위기가 아직은 강하기 때문이다.OPEC의 감산연장은 오는 3월말에 열리는 OPEC 총회와 정상회담을 통해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그러나 주요 산유국들간의 물밑접촉이 사전에 진행되며 2월중에 기본적인 합의를 도출하게 된다.◆ 국제유가동향국제유가는 지난달 27일 소폭 하락했다. 이날까지 동향은 초강세를이어오다 2~3일 하락하는 분위기였다. 뉴욕상업거래소의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3월물이 배럴당 27.33센트로 마감됐다. 브렌트유 3월물과 두바이유 현물가격도 각각 전날보다 배럴당 0.51센트, 0.55센트 내렸다.국제유가는 올들어 WTI 최근월인도물 기준으로 장중에 배럴당 30.00달러를 기록했으며 폐장가로는 29.66달러까지 치솟았었다. 연초 24달러대에서 움직였던 것에 비하면 배럴당 4~5달러(약20%)가 폭등한 이후 다시 약간 하락한 상황이다.◆ 산유국 동향석유수출국기구(OPEC)회원국들은 여전히 감산연장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합의했던 하루 2백10만배럴 감산(비OPEC 산유국 감산분포함)을 그대로 유지할지, 감산폭을 완화시킬지, 감산연장기간을얼마로 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다만 「감산이 연말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베네수엘라 로드리게스 석유장관)이란 발언과 「최근 유가급등세는 투기적인 것」이며 「OPEC는 유가의 안정을 원한다」는 발언이 거듭되고 있다.전문가들은 OPEC가 어떤 방식이든 감산을 연장할 것이란 점에 대해서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이를 통해 얻고자 하는 바는유가인상이 아니라 배럴당 20~25달러(WTI 기준)로 안정시키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다시 말해 국제유가수준의 연착륙을 위해 바로 OPEC 산유량을 원래대로 돌리는 것이 아니라 감산의 수위를 서서히 조절해나갈 것이란전망이다.◆ 소비국 동향미국은 하루 평균 1천만배럴 정도를 수입하는 세계 최대 소비국이다. 때문에 유가가 배럴당 30달러에 근접하던 1월17일부터 팔짱을풀고 있다.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유가안정방안은 대체로 서너가지이다.첫째, 유엔을 통해 이라크의 산유량쿼터를 늘리거나 둘째, 외교적인채널로 산유국을 설득하거나 셋째, 보유중인 전략석유비축분을 방출할 수 있다. 넷째는 최악의 경우이지만 자체 산유량을 늘릴 수 있다. 미국은 가장 많은 매장량을 가진 나라이다.미국의 빌 리처드슨 에너지장관은 조만간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다. 멕시코의 텔레즈 석유장관과도 만난다. OPEC내에서 입지가 강한사우디를 설득하는 한편 비OPEC회원국으로 감산정책에 동조하는 멕시코를 회유하겠다는 의미이다.◆ 한국 30일분, 일본 1백20일분 비축미국은 전략석유비축분으로 5억6천5백만배럴(약 60일 수입분)을가지고 있으며 다른 소비국들도 30일에서 1백20일분의 석유비축물량을 가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회원국에서 권고하는석유비축량은 소비량의 60일분이다.한국은 대략 30일분, 일본은 1백20일분을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미 국제유가가 꼬리를 내리고 있어 비축분을방출하는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