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게임 등 다양한 부가가치에 매력 … 잡지시장 참여 등 ‘군침’

‘21세기 고부가가치산업의 표상’만화산업을 보는 기업들의 시각이 달라졌다. 한편의 만화상품이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점, 경우에 따라선 상상밖의 이익 실현도 가능하다는 점에 눈을 뜬 것이다. 만화산업이 가진 ‘One source Multi use(하나의 소스로 다양한 가치 창출)’의 위력을 감지한 셈이다.달라진 시각만큼 만화산업의 구조도 재빠르게 바뀌고 있다. 만화 관련 기업들은 사업영역을 적극 확대하고 있고 울타리 밖의 기업들 또한 시장 진입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만화를 매개로 ‘대박’을 꿈꾼다는 것이다.●출판만화시장변화상이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만화잡지시장이다. 서울문화사, 도서출판 대원, 학산문화사 등 메이저 3사가 장악하던 만화잡지시장은 지난해 말부터 시공사, 삼양출판사, 코믹스포스트 등의 가세로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또 수년간 만화잡지 발간을 중단했던 육영재단은 올해중 두 종류의 소년주간지를 복간할 계획이다. 일본만화 번역본에 주력했던 도서출판 거산플랜도 새로운 만화잡지 창간을 서두르고 있다. 10여년 동안 고정 볼륨을 유지하던 만화잡지 시장이 급속한 양적·질적 팽창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이에 대해 서울문화사 김창헌 차장은 “인터넷의 확산으로 종이잡지가 위협받고 있는데도 잡지창간이 줄을 잇는 것은 잡지라는 본류 뒤에 존재하는 파생 시장 때문”이라고 밝혔다. 잡지 판매 보다는 잡지속 연재물의 단행본 시리즈 출간, 인기 만화의 캐릭터 사업, 게임프로그램 등에 더 군침을 흘린다는 이야기다. 더 나아가서는 일본의 <슬램덩크 designtimesp=19524> <드래곤볼 designtimesp=19525> <세일러문 designtimesp=19526>과 같이 잡지 연재물로 시작해 만화영화, 캐릭터까지 성공하는 과정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파생 사업을 일으키기 위해 만화잡지를 창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7종의 만화잡지를 발간하고 있는 서울문화사의 경우 이미 ‘투니아’라는 브랜드로 팬시·캐릭터사업에 나섰다. 인기 연재물이자 특급 베스트셀러 단행본인 <오디션 designtimesp=19529> <힙합 designtimesp=19530> 등의 주인공을 캐릭터상품화해 좋은 반응을 얻는 중이다. 연재만화의 인기를 이용해 다양한 채널로 수익을 내는 셈이다.<케이크 designtimesp=19533> <쎈 designtimesp=19534>으로 만화잡지시장에 뛰어든 시공사도 마찬가지다. 창간과 함께 인터넷 웹진을 개설해 자사 작품의 인지도를 높이려고 노력 중이다. 히트 작품을 생산, 부가 사업에 나서기 위해선 우선 친숙한 이미지를 심어야 하기 때문이다.최근 만화잡지시장의 또 다른 특징은 ‘박리다매’를 지향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독자 타깃이 청소년이어서 주머니가 가볍다는 점, 뭐니뭐니 해도 ‘빌려 보는 만화’ 보다는 ‘사 보는 만화’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 저가 전략의 이유다. 1천원짜리 <히트 designtimesp=19537>를 비롯해 주간, 격주간지는 2천원 안팎이 대부분이다.만화잡지시장의 팽창에 대해 업계에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만화가의 등용문이 넓어지고 독자들의 선택도 다양해지는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과당경쟁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학산문화사 박성식 팀장은 “도서대여점에서 만화를 빌려보는 비율이 아직도 높은 상황에선 판매량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하고 “잡지 판매에 치우칠 것이 아니라 잡지사 스스로 다양한 만화 콘텐츠를 개발해야 살아 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애니메이션시장애니메이션 제작업계 역시 다변화 양상을 띠고 있다. 지난해 11월 코스닥시장에 등록한 한신코퍼레이션을 비롯해 코코엔터프라이즈, 선우엔터테인먼트, 대원동화, 한호흥업, 에이콤 등이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미국, 일본 등에서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수주를 벗어나 국산 창작물 제작에 눈을 돌리는 추세다.애니메이션시장도 출판만화시장과 마찬가지로 만화영화 한편에 ‘운명’을 걸진 않는다. 주인공 캐릭터를 이용해 다양한 부가 사업을 편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이같은 전략을 적용한 국산 만화영화로는 ‘아기공룡 둘리’가 대표적이다. 출판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공조, 만화 캐릭터의 상품화에 가능성을 남겼다.한편 만화영화 비디오 제작·보급사도 활동이 활발한 편이다. 서울문화사의 점프홈비디오, 대원동화 비디오사업팀, 서울애니메이션 등은 국내외 만화영화를 비디오로 제작·보급하는 사업을 펴고 있다.★ 인터뷰 / 최신묵 (주)한신코퍼레이션 사장토종만화 ‘별주부 해로’ 흥행 예감“올 크리스마스엔 우리 손으로 만든 만화영화 ‘별주부 해로’가 전국의 개봉관에 걸릴 겁니다. 해외에도 직접 배급할 생각입니다. 그간의 창작 애니메이션 제작 경험에 비추어 보면 빅히트가 예상되는 작품이지요.”애니메이션 제작사 한신코퍼레이션의 최신묵 사장(49)은 현재 제작중인 장편 만화영화 ‘별주부 해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전래동화 <별주부전 designtimesp=19556>을 각색, ‘해로’라는 자라 주인공을 등장시킨 이 작품에는 총 25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상태. 외국의 한 배급사에서 이 영화의 국내외 배급권을 1천만달러에 넘기라는 제안을 했지만 단호히 거절했다. “못 해도 2천만달러 이상의 매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이처럼 큰 배포를 자랑하는 한신코퍼레이션은 지난해 11월 업계 최초로 코스닥시장에 등록하면서 주위를 놀라게 한 기업. 회사 창립 7년만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것은 물론, OEM이 대부분인 애니메이션 제작업계에서 ‘유별나게’ 창작물에 매달린 성과를 보았다. 코스닥시장 등록 이후에도 거래량 상위 20위권에 속할 만큼 ‘인기주’로 자리 잡고 있다.“앞으로 제작뿐 아니라 배급, 위성방송, 케이블TV, 인터넷방송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시킬 참입니다. 영상매체의 수요가 늘어나고 각종 채널이 증가하는 상황이라 장래성은 밝아요. 그러기 위해서는 창작물의 생산, 수출에 더욱 매진해야겠지요.”최사장은 “우리 만화가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창작물 제작 외에 △마케팅 △국제적 파이낸싱 △관리 능력 등을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제작기술과 경험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지만 이 세가지 조건이 미흡해 일본과 미국에 뒤진다는 것이다.“최근 미국 할리우드 메이저급 만화영화사와 손잡고 3D 애니메이션 대작을 만들기로 계약했습니다. 자본의 일부를 투자하고 제작 물량의 80%를 맡는다는 조건이죠. 이를 계기로 우리 애니메이션 산업이 세계로 뻗어나가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