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었던 대동강물이 풀린다는 우수가 지나면서 겨우내 잠시 멈추었던 산행을 다시 시작하리라고 맘을 먹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산행시 가장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할 때가 바로 지금부터 4월까지의 해빙기다. 햇살도 따뜻해지고 얼었던 모든 것이 녹기 시작하는 때라 조금이라도 방심했다가는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산행길 곳곳에 여러가지 위험들이 복병처럼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장비·복장= 가죽등산화 아이젠 등 가능한 한 겨울채비를 갖추고 산에 오르는 것이 좋다. 특히 땅이 낮에 녹았다가 기온이 떨어진 밤이면 다시 얼어붙는가 하면, 양지쪽은 녹아서 질퍽한데 반해 음지는 얼어 있는 경우가 많아 아이젠이나 지팡이는 필수적으로 갖추는 것이 좋다. 단 눈이 남아 있는 경사면을 급하게 내려오다가 아이젠으로 멈추려 하다가는 부상을 입거나 앞서가는 사람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기 때문 경사면을 내려올 때에는 아이젠을 벗는 것이 좋다.배낭은 조금 큰 것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끄러운 산을 내려오다가 뒤로 넘어지더라도 배낭이 머리와 허리를 받쳐 부상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배낭에는 기상변화가 심한 시기임을 감안해 모자 장갑 여벌의류 비상식량 보온병 비상랜턴 등을 챙겨두는 것이 현명하다.해빙기의 눈은 옷에 닿으면 바로 젖어들므로 바지 아랫단이 젖는 것을 막아주는 스패츠를 챙기는 것이 편리하며, 청바지 등 쉽게 젖는 면직의류는 피하는 것이 좋다. 방수방풍의도 필수장비다.●산행요령= 낮에는 땅이 녹아 질척대고 발이 빠지기 십상이라 평소보다 속도를 늦추고 조심스럽게 산행을 해야 안전하다. 특히 겨우내 쌓여 있던 낙엽 밑이나 녹은 듯한 잔설아래에 얼음층이 그대로 있어 미끄러질 가능성이 많으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등산로 상태가 좋지 않은 만큼 산행코스도 요령있게 잡아야 한다. 오를 때에는 북쪽 방향으로 정상을 바라보고 해가 드는 동쪽 방향을 끼고 오르되, 내려올 때에는 해가 지는 서쪽을 끼고 내려오는 것이다.낙석·낙빙도 주의해야 한다. 습기가 얼면 부풀면서 흙 위의 돌을 뜨게 하는데 흙이 녹으면서 돌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낙석의 위험이 있는 지점을 지나야 할 경우에는 돌 아래쪽에 지나는 사람이 없을 때 돌 상단부로 지나는 것이 사고를 예방하는 방법이다. 협곡을 지날 때에는 잔설덩어리나 얼음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어 모자를 쓰고 위를 살피며 지나는 것이 바람직하다.나뭇가지에 기대거나 바위를 잡거나 밟을 때에도 조심해야 한다. 해빙기 나뭇가지는 쉽게 부러지므로 무의식중에 나뭇가지에 의지했다가는 넘어질 수 있으며, 땅이 녹아 바위가 밑으로 빠지면서 균형을 잃고 넘어지거나 구를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하산시엔 발뒤꿈치에 무게를 얹고 걸으며 뒤로 넘어질 것에 대비해 배낭을 조금 늦춰 매는 것이 좋다. 아울러 날이 저물면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므로 기온 급강하에 따른 저체온증에 걸릴 위험이 크다. 따라서 가급적 해가 지기 1시간 전에 하산을 마치는 것이 현명하다.●도움말=코오롱 스포츠아카데미 (02)311-7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