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커뮤니티·개인화서비스·전자상거래 믹스 … 국내, 미국 성공 따라잡기 나서

마케팅에서는 고전처럼 회자되는 몇가지 개념들이 있다. 1960년대 초에 제롬 매카시 교수가 분석한 4P라는 마케팅 믹스(구매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업 활동의 조합) 개념도 마케팅 고전 중의 하나로 꼽힌다.4P란 구매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4가지 기업 활동으로 상품(Product) 가격(Price) 유통(Place) 촉진(Promotion) 등을 의미한다. 4P는 여전히 유효한 개념으로 인용되고 있지만 기업의 입장만을 강조하고 있다고 해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특히 로버트 로터본은 1990년에 <새로운 마케팅 시대:4P는 끝났다. 단어 C의 시대가 온다 designtimesp=19505>란 책을 통해 4P 대신에 고객 입장에서 파악할 수 있는 마케팅 믹스 4C 개념을 주장해 상당한 호응을 얻었다.4C란 고객 가치(Customer Value), 고객측의 비용(Cost to the Customer), 편리성(Convenience),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을 의미한다. 상품을 고객 가치로, 가격을 고객이 지불해야 할 비용으로, 유통을 고객이 얼마나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느냐 하는 편리성으로, 촉진을 고객에게 적절하게 기업이나 상품을 알리고 고객의 반응을 접수하는 상호간의 커뮤니케이션으로 파악한 것이다.그러나 4P나 4C는 오프라인 기업(실제 공간에 제조시설이나 유통시설 등의 기반을 두고 활동을 펼치는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기업)이 갖춰야 할 마케팅 믹스이다. 요즘 같은 인터넷 시대에서 온라인 기업이 갖춰야할 마케팅 믹스 전략은 상당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지금까지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인터넷 기업의 마케팅 믹스는 4C이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4C와는 다른 4C이다. 인터넷 기업의 마케팅 믹스 4C란 정보를 포함한 인터넷상에서 제공하는 각종 내용물(콘텐츠·Contents), 클럽이나 게시판 등 인터넷 사용자들의 공동체(커뮤니티·Community), 인터넷 사용자 개개인에 대한 맞춤 서비스(개인화 서비스·Customization), 상품 판매(전자상거래·Commerce) 등을 의미한다.인터넷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발전해 나가는 방향은 대체로 콘텐츠 --> 커뮤니티 --> 전자상거래 -->개인화 서비스 --> 전자상거래 강화 등으로 흘러간다. 부연 설명하자면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콘텐츠를 제공하고 이 콘텐츠를 중심으로 회원을 모아 커뮤니티를 구성하게 한다. 이 커뮤니티를 활성화시켜 전자상거래를 하도록 유도하고 전자상거래 정보가 쌓이면 회원 개개인에 대한 정보를 기반으로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회원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기반으로 전자상거래를 활성화시킨다.인터넷 기업들이 4C 전략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항목별로 살펴보자.일단 콘텐츠는 인터넷 기업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데이콤이 지난해 12월에 천리안 방문자 1천6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네티즌들이 인터넷에서 가장 바라는 서비스는 정보와 자료 제공이 43.06%로 가장 많았다. 어떤 사이트든 그 사이트를 채워넣을 콘텐츠가 있어야 하며 이 콘텐츠의 경쟁력에 따라 회원들을 얼마나 많이 모으고 유지할 수 있느냐가 판가름난다.예를 들어 2천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미국의 최고 인기 사이트 AOL은 웹사이트 이용률이 43%로 네티즌들의 이용 빈도가 가장 높은 사이트이다. AOL이 인기를 끌고 있는 비결 중의 하나는 뉴스, 날씨, 별점, 주식, 스포츠 결과, 만화 등 다양하면서도 깊이 있는 정보라고 할 수 있다. 국내의 서적 판매 사이트인 와우북(www.wowbook.com)의 경우 콘텐츠 강화를 위해 컴퓨터 서적 코디네이터란 제도를 두고 있다. 코디네이터 제도란 컴퓨터 관련 서적 중에 어떤 것을 읽어야 좋은지 회원들이 질문을 하면 전문가들이 그 회원의 수준이나 목적에 맞는 책들을 선정, 추천해 주는 제도이다. 황인석 와우북 사장은 “회원들은 전문가들의 서적에 관한 상담 내용이나 추천 책 목록이라는 콘텐츠를 통해 자신이 무슨 책을 읽어야 하는지 알게 된다”며 “코디네이터 제도는 컴퓨터를 공부하려는 회원들의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한다.커뮤니티는 최근 인터넷 사이트들이 가장 주력하고 있는 서비스이다. 올 1월1일에 오픈한 프리챌이나 인맥 정보 사이트 싸이월드는 아예 커뮤니티 전문 인터넷 회사이다. 커뮤니티는 인터넷 사업에서 왜 중요할까. 인터넷 이용자들을 오래 붙잡아 두고 여러 가지 다른 활동, 예를 들면 쇼핑 같은 활동을 유발하는데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인터넷 사이트 커뮤니티 중시 추세인터넷 경매로 유명한 미국 이베이의 경우 커뮤니티를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인터넷 회사로 꼽힌다. 예를 들어 지난해말 인터넷 조사전문업체인 닐슨 넷래이의 조사에 따르면 이베이는 이용자 한 사람당 이용 시간이 평균 58분으로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베이 사이트에 사람들이 오래 머무르는 이유는 경매 때문이라기 보다는 채팅과 클럽 등의 커뮤니티 서비스 때문이다. 이베이 이용자들은 채팅이나 클럽을 통해 서로 취미 생활을 공유하고 친목을 다지고 그러다가 함께 경매에 참여하는 식의 행동을 하게 된다. 이베이는 순익을 내는 몇 안되는 인터넷 사이트 중의 하나인데 이런 커뮤니티 서비스를 기반으로 경매를 활성화시키는 효과를 얻고 있는데 그 비결이 있다.이제 전자상거래에 대해 알아보자. 전자상거래는 아직까지도 인터넷 사업에서 매출과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다. 전자상거래에서 강조되는 것은 오프라인 기업의 마케팅에서와 마찬가지로 낮은 가격, 우수한 품질, 빠르고 확실한 배송 등이다. 아마존이 처음에 책 가격을 낮추기 위해 자체 물류센터를 갖지 않고 있다가 결국 미국 전역에 자체 물류 센터를 확보하는 것으로 전략을 수정한 이유는 빠르고 확실한 배송을 통한 고객 만족도 강화를 위해서였다.마지막으로 개인화 서비스. 개인화 서비스를 가장 잘하고 있는 인터넷 사이트로는 단연 아마존이 꼽힌다. 아마존은 회원들의 책 구매 현황을 통해 그 회원들의 취향을 파악하고 이렇게 확보한 데이터를 마케팅에 활용한다. 예를 들어 어떤 회원이 책을 세번 구매했는데 영화에 대한 책을 두번 구입했다면 다음에 그 회원이 방문할 경우 아마존에서 새로 나온 영화에 대한 책을 추천해주는 것이다. 회원들에 대한 이런 개인 취향 파악과 그 취향에 맞는 책 추천을 통해 아마존은 판매 증대 효과를 누리고 있다.미국의 인터넷 기업이 마케팅 믹스 4C를 통해 성공을 거두자 국내 인터넷 기업들도 덩달아 4C를 강화하는 추세이다. 이메일 서비스로 유명한 다음은 지난해말 채팅 서비스를 도입해 커뮤니티를 더욱 활성화하고 있으며 야후는 여러 쇼핑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전자상거래를 강화하고 있다. 이런 4C 통합을 통한 마케팅 믹스가 중요하긴 하지만 결국 인터넷 기업의 승패를 결정적으로 가르는 것은 이 4C를 어떻게 인터넷 이용자들이 느끼는 가치로 바꿔놓느냐이다. 다음이나 야후 등의 포털 사이트들이 4C를 모두 강화, 통합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이 4C라는 마케팅 믹스를 어떻게 회원 가치로 바꿔놓느냐에 대한 고민이 없다면 핵심을 놓치는 것이 될 수밖에 없다. 마케팅 믹스를 할 때 고객에게 줄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서는 온라인 기업이나 오프라인 기업이나 똑같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