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좋은 중저가 유아용품으로 승부 … 신세대 주부 대상 홍보전략 주효

사업 경험은 전혀 없었다. 점포가 자리잡은 곳도 평범한 주택가 어귀. 유명 브랜드를 내세우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한달 1천5백만원에 이르는 매출을 올린다.“업종을 잘 선택한 것 같아요. 끈질기게 매달린 홍보작업도 효과를 보고 있구요. 다른 비결요? 부지런하다는 것 말고는 없는데….”서울 은평구 응암동에서 유아용품점 ‘프로베이비’를 운영하고 있는 조혜경 사장(42)은 “기본에 충실한게 비결 아닌 비결”이라고 말한다.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입지인 만큼 고객을 직접 방문하도록 만드는 홍보작업, 계절과 유행을 놓치지 않는 매장 디스플레이, 인기 품목에 대한 민첩한 파악과 물량 확보 등 특별할 것 없는 전략이 ‘성공 비결’이라는 것이다. ‘기본’을 잘 지킨 덕에 지난해 5월 창업한 후 줄곧 매출이 오르고 있다.◆ 계절·유행 맞춘 매장 인테리어도 전략“요즘 아기들 옷값이 어른 옷 뺨치잖아요. 조금이라도 알려진 브랜드는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가격이 비싸요. 아이를 키우면서 품질좋은 중저가 상품이 무척 아쉽다고 생각하다가 창업으로 연결시키게 됐습니다.”지난해 초 부업거리를 찾던 중 ‘프로베이비’ 체인을 접한 조사장은 강한 매력을 느꼈다. 아이를 키우면서 체득했던 경험이 중저가 유아용품에 대한 수요를 확신케 했다. 품질 좋으면서 가격이 저렴한 유아용품이라면 틀림없이 인기가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 길로 창업 전선에 뛰어 들었다.“홍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신혼부부들, 신세대 주부들을 끌어당겨야 하니까요. 응암동 일대 산부인과를 모두 돌면서 전단을 나눠주고 시장 입구, 은행 앞에서 전단을 배포했지요. 방문객에게는 예쁜 아기양말을 사은품으로 주었어요. 개업 후 5개월 동안 이 작업을 쉬지 않고 계속했더니 반응이 돌아오더군요.”소문이 나기 시작하자 방문객은 금세 늘어났다. 특히 배냇저고리부터 아기침대까지 출산후 1~2개월 동안 필요한 모든 용품을 세트로 구입하는 임산부 고객이 늘었다. 보통 백화점에서 40만원 정도 하는 출산용품 세트를 25만~30만원 선에 공급하니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다. 알음알음 멀리서 찾아오는 고객이 생겼을 정도다.“요즘 젊은 주부들은 상품을 보는 눈이 정확해요. 생활비를 펑펑 쓰지 않는 이상 저렴하면서도 품질 좋은 제품을 찾기 마련이죠. 서민들이 많이 사는 동네에 자리잡았다는 것도 장점이에요. 단골 확보가 쉬운 편이거든요.”창업에는 총 4천2백만원이 소요됐다. 점포를 구하는 데 2천만원이 들어갔고 나머지는 초도물품비와 인테리어비용이다. 1천5백만원 정도가 모자랐지만 은행 대출로 해결했다. 이나마 얼마전에 모두 갚아버렸다.“유명 유아용품 체인에 가입하려면 점포비를 제외하고도 5천만원 이상 들어간다고 해요. 창업 비용을 줄이고 소비자에게도 좋은 조건의 상품을 제공한다고 생각하니 굳이 유명업체를 고집할 필요가 없더군요.”체인 브랜드나 점포 입지 모두 ‘A급’이 아니지만 매출만은 남부럽지 않다. 부대비용을 빼면 월 평균 순수익이 5백만원 선이다. 마진율은 34%선.조사장이 운영하고 있는 ‘프로베이비’는 중소 유아용품 제조업체들이 만든 공동 브랜드다. 대부분 유명 브랜드에 납품하는 업체여서 제품의 질은 보장돼 있다. 하지만 가격은 유명 제품보다 30~50%가 낮다. 제조업체가 직접 생산 납품하기 때문에 유통마진이 줄어들고 그만큼 가격도 저렴한 것이다.◆ 점포 입지, 강북이 더 나아여러 업체가 모인 만큼 상품 구성도 다양하다. 1천원짜리 양말부터 10만원대 아기침대까지 0~5세까지 유아에게 필요한 용품은 모두 갖추고 있다. ‘프로베이비’ 매장을 통해 여러 제조업체가 품질·인기 경쟁을 벌이는 셈이다.유아용품점의 주고객층은 20대 후반부터 30대 후반까지 주부들이다. 따라서 젊은 부부들이 많이 사는 중소형 아파트나 다세대, 다가구주택 밀집지가 적당한 입지다. 특히 ‘프로베이비’의 경우 가격 거품을 뺀 중저가 브랜드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서울로 따지자면 강남보다는 강북이 창업하기에 낫다는 것이다.하지만 매장 인테리어와 디스플레이 마저 중저가 이미지를 주어선 곤란하다. 계절과 유행, 인기상품 흐름을 정확히 꿰고 신속하게 매장 분위기를 바꿀 필요가 있다. ‘고급스러운 매장에서 저렴한 상품을 산다’는 만족감을 느끼게 해야 한다. 조사장의 경우 고급스런 포장법을 익혀 구매자에게 더 큰 만족감을 주고 있다.‘프로베이비’와 같은 공동브랜드 매장은 멀티숍 형태를 띠고 있다. 고객에게 폭넓은 제품 선택권을 제공하고 낮은 가격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합리적인 고객에게 어필한다. 가격만으로는 재래시장 상품과 고급 브랜드의 중간 단계에 속하지만 마케팅, 고객 응대만큼은 고급을 지향해야 성공할 수 있는 업종이다. (0342)721-69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