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것은 두렵지만 매혹적이다. 일상에 찌든 사람들은 맘 한 구석에 ‘여행’에 대한 동경을 꼬깃꼬깃 묻어 두고 산다. 극장을 찾아가는 일 또한 6천원짜리 염가 여행인지도 모른다. 어둠속에 앉아 낯선 풍경, 낯선 사람들의 이야기에 울고 웃는다. 여행을 소재로 한 영화가 많은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억세게 운없는 남자 페리의 좌충우돌 호주여행기 <시암썬셋 designtimesp=19582>은 여행을 동경하는 사람들을 유쾌하고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동화다. 페리의 불운은 아내가 난데없이 하늘에서 떨어진 냉장고에 깔려 목숨을 잃는 사건으로 시작된다.아내를 잃은 슬픔을 달래기 위해 호주로 떠나지만 이곳에서도 황당한 일은 계속 그를 따라 다닌다. 느닷없이 지진이 일어나 땅이 화살표 모양으로 내려앉는가 하면 바람에 페인트가 저절로 섞여 아름다운 색깔이 만들어지는 등의 돌발상황이 잇달아 일어나는 것이다. 여행자 페리가 모텔 주인과 자리를 바꾸는 순간, 영화는 진짜 동화가 된다. 그는 일상으로 돌아오지 않고 현실보다는 환상에 가까운 공간에 눌러앉는다.<프리스트 designtimesp=19587>에서 동성애자 신부를 연기했던 라이너스 로치가 특유의 우아함을 지닌 영국 남자역을 맡아 달콤한 눈빛을 보낸다. 존 폴슨 감독.◆ 공연 - 윤도현밴드 콘서트 ‘한국 록 다시부르기’한국 록의 재발견일년에 1백∼ 2백회의 라이브 콘서트를 갖는 그룹. 여느 록그룹들과 달리 대중적 인기가 높은 그룹. 대중의 사랑을 받는 음악인으로는 드물게 평론가들의 반응도 호의적인 그룹.바로 윤도현밴드다. 이들이 ‘한국록 다시부르기’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를 갖는다. 지난해말 앨범을 발표하고 서울에서 공연을 시작, 지금까지 부산 대전 원주 등 전국을 누볐다. 대구 공연을 끝으로 전국 투어를 마무리하려 했지만 팬들의 성화로 예정에 없던 서울 앙코르공연을 마련했다. 록밴드들은 대개 콘서트에서 화려한 테크닉을 뽐내기에 알맞은 외국곡을 연주한다. 그러나 윤도현밴드는 특이하게(?)도 한국 록의 ‘고전’격인 노래들을 택했다. 강산에의 <깨어나 designtimesp=19596>, 옥슨80의 <불놀이야 designtimesp=19597>, 빅토르 최의 <혈액형 designtimesp=19598>, 신중현의 <바람 designtimesp=19599>, 김민기의 <절망 앞에서 designtimesp=19600> 등이 재발견된 노래다. 3월18∼19일 오후 6시, 정동 이벤트홀. (02)1588-78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