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시간관리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시간을 무조건 아끼자는데서 한 걸음 나아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일에 효과적으로 시간을 투자하자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서는 우선 사는 목적을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왜 사는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고 가장 큰 가치를 두는 것은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70이 낼 모레인 어머님은 세월이 흘러가는 것을 아주 싫어하신다. 새해에는 으레 세배를 받아야 하지만 신정에는 아예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는 말조차 꺼내지 못하게 한다. 새해 인사를 받는 순간 한 살을 더 먹기 때문에 되도록 구정까지 다만 한달이라도 나이먹는 것을 늦추고 싶으시단다. 이런 것은 대부분 노인들에게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이다. 어릴 때는 어서 빨리 나이를 먹었으면 하고 바라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나이를 천천히 먹었으면 하는 것이 우리 인간들 마음이다. 어릴 때 천천히 흐르던 시간과 나이 들어 총알처럼 흐르는 시간과 맞바꿀 수만 있다면 좋으련만….요즘 자주 사용되는 단어중 하나가 바로 시간관리다. 웬만한 교육기관치고 시간관리를 강조하지 않는 곳이 없다. 하지만 시간관리라는 말 속에는 모순점이 있다. 관리(manage)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 의지대로 조절이나 통제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시간 관리란 시간을 우리 생각한대로 맘대로 조정할 수 있다는 뜻이 숨어 있다. 빨리 가게 하고 싶으면 빨리 가게 하고, 천천히 흐르게 하고 싶으면 천천히 흐를 수 있을 때 시간관리란 용어를 사용할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즉, 우리 인간은 시간을 관리할 수 없는 것이다.어느 회사는 ‘초관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담배 피는데 3분, 커피 마시는데 5분, 서류 작성하는데 몇분…. 모든 직원들의 행위를 돈으로 환산하면서 직원들에게 시간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부서지는 시간, 짜투리 시간, 버려지는 시간을 잘 살려 가용한 절대시간의 양을 늘리자는 것이다. 그런 식의 시테크, 초관리 운동은 의미있는 활동이지만 피나는 노력으로 시간을 벌었다 해도 그것을 의미있는 곳에 쓰지 못한다면 그것은 허무한 일이다.시간은 ‘사건의 연속’이라고 웹스터 사전은 정의하고 있다. 별 사건이 없으면 시간은 짧게 느껴지고 여러 사건이 많이 일어나면 시간은 길게 느껴진다. 똑같은 일주일도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많은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일을 많이 경험하면 길게 느껴지지만 같은 장소에서 반복되는 비슷한 일을 하면 시간은 짧게 느껴진다. “몇주 안되는 시간이지만 무척 길게 느껴졌다”는 것이 배낭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한결같은 얘기다.반면 아침 늦게 일어나 TV를 시청하고, 낮잠 한숨 자고 뒹굴면서 보낸 연휴 뒤에 사람들은 한결같이 다음과 같은 얘기를 한다. “귀한 연휴가 아무 한 일도 없는데 눈깜짝할 사이에 후딱 지나간 것 같아요.” 이를 보더라도 시간관리는 사건관리와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그렇다면 진정한 시간관리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시간을 무조건 아끼자는데서 한 걸음 나아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일에 효과적으로 시간을 투자하자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서는 우선 사는 목적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우리는 왜 사는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고 가장 큰 가치를 두는 것은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또 소중한 것과 급한 것을 구분하고 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곳에 투자했던 시간들을 급해 보이지 않지만 소중한 것에 투자해야 한다. 소중한 것을 찾아내고 그것에 자신의 시간을 투자할 때 우리는 마음의 평화와 행복을 얻게 되고 주어진 시간을 잘 관리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