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채권 선택.운용에 필요한 정보 제공...곡선 형태 따라 투자전략 달라져

지난 16일 국고채 3년물의 유통수익률은 9.11%, 1년물은 8.35%였다. 정부가 원리금을 지급보증하는 동일한 국고채이지만 만기에 따라 유통수익률은 0.76% 포인트 차이가 난다. 같은날 한국전력이 발행한 채권(AAA)도 3년물은 9.42%, 1년물은 8.57%를 기록했다. 양자의 수익률 차이는 0.85%포인트였다. 한국전력이 발행한 채권이지만 만기에 따라 유통수익률이 달라지는 것은 상환불능 위험과 이자율 위험이 반영되기 때문이다.즉 만기가 길수록 한국전력이 원리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할 위험이 커진다. 또 1년물보다는 3년물이 금리상승에 따른 채권가격 하락위험에 더 많이 노출돼 있다. 장기투자자들이 부담하는 이들 위험에 대한 보상이 바로 수익률 차이인 셈이다.이처럼 신용등급은 동일하지만 만기에 따라 수익률에 차이가 발생하는 현상을 기간구조라고 한다. 이것을 그래프로 표시한 것이 바로 수읽률 곡선이다.수익률 곡선은 채권투자에서 듀레이션과 함께 가장 중요한 개념중 하나다. 가로축에는 잔존기간을, 세로축에는 유통수익률을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채권시장이 효율적이라고 전제한다면 수익률 곡선은 우상향 형태를 띤다(그림1). 그림1은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장기채가 단기채보다 유통수익률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반대로 단기채가 장기채보다 높을 수도 있다(그림2). IMF 구제금융직후 금융기관간 콜금리는 한때 30%를 상회했다. 3년물 회사채는 20% 안팎에서 거래됐다.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보다 10%P 정도 높았다.이것은 IMF가 환율안정을 위해 고금리정책을 권유했고 또한 당시 금융기관이나 기업들이 극심한 단기자금난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외환위기의 후유증으로 당장의 유동성 부족을 메우려는 자금수요가 급증해서 단기금리가 급상승했던 것이다. 이밖에도 극히 이례적인 일이지만 그림3처럼 장단기 금리가 변동이 없는 경우도 있다.이처럼 다양한 형태를 띠는 수익률 곡선은 채권전문가들이 투자전략을 세우는데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수익률 곡선형태에 따라 투자전략이 달라진다.예를 들어, 채권전문가 들은 그림1에서는 단기채를 만기연장(Rool over)하기 보다는 장기채를 보유하는 전략을 선호한다. 가령 A가 1천만원을 유통수익률 8%의 1년물 회사채(무액면채)에 투자한다고 하자. A는 1년후 만기시점에서 유통수익률 10%로 1년간 재투자한다.결과적으로 2년후 A는 1천만원을 투자해서 1백18만원의 이자수익을 올린다. 반면 B는 12%짜리 2년물에 직접 투자한다. 2년후 이자수익은 2백54만4천원이다. 결과적으로 B가 현명하게 투자한 셈이다.이처럼 수익률 곡선은 특정채권을 선택하고 운용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일반투자자들도 이같은 수익률곡선의 특성을 이해해야 채권투자에서 이익을 올릴 수 있다. 현재 시점에서 채권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라면 총선후 시중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아래 단기로만 자금을 운용할 것이 아니라 수익률 곡선에 따라 장기채(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더 유리한지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 직접 판단하기 어렵다면 채권형 수익증권이나 채권형 단위신탁에 가입하기 직전에 창구직원들에게 한번쯤 상의하는 것도 현명한 채권투자자의 자세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