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축·보안기술 돋보여 … 현역교수 40여명 참여 ‘종이책 없는 교실’ 현실화 심혈

“손안에 도서관을 들고 다닐 수 있다.”이런 꿈같은 얘기를 현실화하는 기업이 있어 업계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올해 1월 ‘종이없는 책’ 즉 전자책(eBook)을 만들기 위해 창업한 (주)이키온(www.echyon.com·임중연 대표이사)이 바로 그 주인공. 전자책이란 언제 어디서든 전용 단말기를 통해 원하는 책의 내용이 담긴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 볼 수 있는 미래형 멀티미디어. 수십권 분량의 책을 한꺼번에 적재할 수 있어 휴대와 이동이 편리할 뿐만 아니라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보고 듣고 느끼는 책을 경험할 수 있는 첨단기술이다.미국에서도 지난해 9월에야 XML을 근간으로 하는 eBook 표준안이 마련되면서 활성화 바람을 타고 있고 일본도 아직 초기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무단복제 방지기술 함께 개발이 회사가 개발중인 기술은 전자책에 사용될 토털 솔루션. 전자책에 사용될 압축 보안기술을 담은 소프트웨어, A4용지의 2분의 1정도의 크기에 두께도 3cm에 불과한 전용단말기, 전자책 콘텐츠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개발 등이 바로 그것이다.임대표는 “전자책의 핵심기술은 무단복제 방지”라며 “강력한 압축과 첨단 암호 기술이 사용된 전자책은 일반인들의 우려와는 달리 무문별한 복사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출판업자들이 골머리를 앓았던 무단복제문제가 전자책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말이다.한권당 가격도 종이책의 30∼50%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광고를 붙이면 무료로 보급하는 것도 가능하다. 단말기 한 대에 30∼1백권까지 저장할 수 있으며 메모리 카드만 교체하면 용량은 무한대로 증가한다. 저전력 설계로 미국이나 일본의 기존 제품에 비해 장시간 사용이 가능하며 e-메일은 물론 인터넷 검색도 가능하다.전자펜을 이용해 메모도 할 수 있으며 자체조명으로 어두운 곳에서도 볼 수 있는 ‘백라이트(Back Lite)’ 기능도 있어 사용하는 데 불편하지 않다. MP3플레이어 기능도 지원해 독서와 음악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단말기 가격도 20만원 정도이나 사용자가 증가하면 핸드폰처럼 가격은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모든 개발이 이미 완료단계에 있어 4월초에 시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임대표는 “전자책은 작게는 출판혁명, 나아가서는 문화혁명을 주도할 첨단기술”이라며 “미국, 일본 등도 초기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전자책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전자책표준안(KOEB) 마련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미 관련 부처와 협의에 들어가 빠르면 3개월내에 표준안이 마련될 것이라 덧붙였다.◆ “전자책표준안 마련 시급”전자책 콘텐츠 개발도 한창이다. 전용 단말기는 물론 PC PDA 등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미 대학교재와 기업 업무 매뉴얼 등을 콘텐츠화하기 시작했으며 조만간 출판사들과 제휴를 맺어 국내에서 발행되는 모든 서적으로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임대표는 특히 정부가 국책프로젝트로 추진중인 교육정보화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종이책 없는 교실’ 실현에 전자책이 필수적이고 인터넷에 익숙한 중고등학생들이 전자책의 주요 수요층을 구성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 전자책의 쌍방향성을 이용, 시험과 동시에 자동채점이 가능한 콘텐츠도 개발중이다.이 회사의 최대 강점은 무엇보다도 이런 기술들을 현실화할 수 있는 맨파워에 있다. 주주나 기술고문으로 참가하고 있는 현역 대학교수들이 40명이나 된다.임대표도 서울 공대를 거쳐 미국 버클리대학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얻은 현역 동국대 교수다. 기술개발분야 참여자로 나선 하순회 장래혁 박근수 교수 역시 서울대 컴퓨터 공학과 교수. 안종석 김준태 교수도 동국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관리 재무 마케팅도 현역 경영학과 교수들이 맡고 있다.임대표는 매출전망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비전을 부풀려 말하는 ‘무늬만 벤처’인 기업에 쏠린 부정적인 시각이 부담되기 때문이다. 다만 “2005년쯤이면 전자책 출판양이 종이책을 능가할 것”이라며 “이키온의 솔루션은 전용 단말기뿐만 아니라 인터넷이 가능한 모든 하드웨어에서 사용될 것”이라 말했다. 02)2277∼3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