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불입·중도해지 장점 최대한 활용 … 채권형 이자수익만큼 성장형에 투자 ‘이상적’

은행의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주식을 최고 50%까지 편입할 수 있는 추가형 금전신탁 상품이 등장했다. 일반적으로 은행의 실적배당형 상품은 비교적 안전한 반면 투신사의 수익증권상품처럼 고수익을 기대하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주식편입 비율이 높아진 실적배당상품이 등장함에 따라 은행도 이제 고수익 고위험성격의 상품을 운용하는 주체로 부상한 셈이다. 물론 은행은 그 속성상 투신사보다는 자금 운용에 보수적이다. 따라서 수익성을 추구하면서도 안정성에 무게를 두는 간접투자자들이라면 이 상품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11개 시중은행이 판매중인 추가형 금전신탁의 전체 수탁고는 3월31일 현재 7천2백97억원으로, 최근 주식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애초 은행들이 기대했던 만큼 인기를 끌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 관계자들은 4월12일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단위금전신탁 의 환매자금을 추가형 신탁상품에 유치하기 위해 노력을 집중하고 있어 4월 중순부터는 수탁고가 크게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추가형 신탁은 만기 이전에 중도해지를 할 수 있고 또 언제든지 가입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지난해 꾸준히 수탁고가 늘어 은행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왔던 단위금전신탁은 정해진 기간 동안 고객들의 자금을 모집, 정해진 기간 동안 운용하고 운용성과를 만기일에 고객에게 돌려주는 상품. 일단 펀드가 설정이 되면 추가불입이 불가능하고 중도해지도 할 수 없도록 설계돼 있다. 추가형신탁은 일정 기간 동안 자금을 운용, 그 성과를 배분한다는 점에서는 단위금전신탁과 같지만 추가 불입과 해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다르다.기존의 채권형 실적배당형 신탁이 장부가제로 운용된 반면 새로 등장한 추가형신탁은 채권시가평가제를 적용한다는 점에서도 기존 실적배당형 신탁과는 구별된다. 투신사의 펀드수익률처럼 은행에서도 매일 기준가격을 고시하게 된다.추가형 신탁은 주식편입 비율에 따라 최고 50%까지 주식에 투자하는 성장형, 30% 이내 주식을 매입하는 안정성장형, 주식에 전혀 투자하지 않는 채권형 등으로 나뉜다. 입금 방식별로는 개별식과 적립식의 두 종류로 구분된다. 개별식은 개별입금건별로 만기가 정해진다. 예를 들어, 어느 투자자가 처음에 1천만원을 가입한 뒤 1개월 후에 다시 7백만원을 불입하고 다시 2개월후 9백만원으로 세 번에 걸쳐 추가형 금전신탁상품에 가입했다면 각각 첫 불입일로부터 1년, 1년 1개월, 1년 3개월 후 만기가 되는 것. 마찬가지로 해지도 건별로 할 수 있다. 적립식은 신탁기간 동안 자유롭게 돈을 맡기고 한꺼번에 해지한다.◆ 기준가격 낮을 때 가입하는게 유리최소가입금액은 은행마다 조금씩 다르다. 신한은행은 개별식의 경우 입금할 때마다 최소 1백만원 이상이 되어야 하는 반면 하나은행은 최초 입금 1백만원 이상에 두번째부터는 1만원 이상이면 입금할 수 있다.중도에 해지하는 경우에는 입금 건별로 중도해지수수료가 붙는다. 3개월 미만인 경우 신탁이익의 70%, 3개월 이상은 신탁이익의 50%, 6개월 이상 1년 미만인 경우에는 신탁이익의 30%를 차감한다. 은행들은 중도해지 수수료를 은행수익에 포함시키지 않고 해당 펀드의 수익으로 해 나머지 가입자에게 배당하기로 했다.추가형신탁은 판매기간이나 설정 규모제한 없이 가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세(기준가격)에 따라 가입시기를 결정해야한다. 기준가격이 낮을 때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기준가격은 펀드가 처음 설정될 때의 가치를 1000으로 보고 현재의 펀드 가치를 환산한 것이다. 예를 들어 기준가격이 1003이라면 펀드의 가치가 설정 당시보다 0.3%늘어났다는 뜻이다. 기준가격이 높다는 것은 이미 가입한 사람에게는 펀드 가격이 그만큼 올랐으므로 좋은 일이지만 새로 가입하는 사람에게는 그만큼 추가 상승 가능성이 낮다는 뜻도 된다.주식 편입비중이 높은 성장형이라면 주가 움직임에 따라 기준가격이 민감하게 움직이므로 주식시장이 저점에 도달했다고 판단할 때 들어가는 것이 좋다. 그러나 무조건 기준 가격이 낮은 추가형신탁을 고르는 것도 곤란하다. 펀드매니저의 운용 능력이 떨어진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안정형과 성장형에 분산투자 바람직전문가들은 성장형에 투자하고 싶지만 원금이 걱정된다면 채권형 투자금액의 이자수익에 해당하는 만큼만 성장형에 투자할 것을 권한다.예를 들어, 1억원을 맡길 때 채권형 상품의 이자수익이 8%라면 9천2백만원은 안정형에, 1억원의 8%인 8백만원은 성장형에 나눠서 넣으라는 것이다. 이렇게 나눠 투자하면 운용 실적이 좋을 경우 성장형 상품에서 고수익을 얻을 수도 있고 투자금액에서 손실이 난다 해도 원금을 잃어버릴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추가형 신탁의 최대 장점은 상품명 그대로 시장이 좋으면 돈을 더 투자해 이익 규모를 늘리고 시장 상황이 좋지 않으면 신속하게 맡긴 돈을 회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도 해지를 신청하면 신청일로부터 3, 4일 후 계좌 입금된다. 은행신탁담당자들은 따라서 한꺼번에 몰아서 투자를 하는 것보다는 여유자금을 몇 차례에 나눠서 투자할 것을 권한다.추가형 신탁은 은행 공동 상품이기 때문에 상품 내용에는 큰 차이가 없다. 따라서 상품을 선택할 때는 은행의 안정성과 자산운용 능력을 눈여겨 보아야 한다. 은행들은 자사가 직접 운용하기도 하고 신탁자산의 주식부문을 자산운용사에 위탁운용하거나 투자자문 제휴를 맺는 등 각기 다양한 방법을 택하고 있다.한빛은행은 성장형과 안정성장형 채권형등 3가지 상품을 판매한다. 성장형과 안정성장형의 경우 주식운용금액의 50% 이상을 반도체 정보통신 생명공학 등 하이테크 관련 산업 주식에 집중투자할 예정이다. 코스닥 신규상장 종목 중심으로 편입하고 선물 옵션 등 파생상품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 신탁보수는 순자산총액 평균잔액의 2.0%. 양도와 담보 제공이 가능하고, 성장형의 경우 신탁재산 평가액의 50%까지, 안정성장형은 70%까지 대출 가능하다. 신탁 자산을 위탁하지 않고 은행에서 자체 운용한다.신한은행은 KTB 자산운용과 주식 일정 부문 투자자문 계약을 체결했다. 외환은행은 성장형 펀드는 미래에셋, 안정성장형 펀드는 KTB의 투자자문을 받아 자산을 운용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주택은행은 운용사끼리 경쟁을 시켜 더 많은 수익을 내게 한다는 전략을 택했다. 미래에셋 리젠트 월드에셋 마이애셋 글로벌에셋 밸런스 베스트 새턴 피데스 코스모 투자자문 등 10개 회사를 선정했다. 각각 펀드 운용을 맡긴 뒤 3개월 단위로 평가를 해서 실적이 좋은 계약사에 더 규모가 큰 펀드를 맡기는 방식이다. 채권운용을 위해서는 최근 채권운용 전문인력을 채용, 투자를 전담케 하고 있다.하나은행은 은행내 펀드매니저들이 직접 운용한다. 성장형 안정성장형 등 모두 5가지 상품을 내놓고 있으며 수탁고도 3월31일 현재 2천4백67억원으로 시중은행 전체 수탁자산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추가형 신탁상품 판매에서 단연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주식시장 활황으로 지난해 설정된 단위형 신탁상품의 수익률이 좋았으나 올해는 장세 전망이 불투명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파생 상품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