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 정확하게 한뒤 발행, 부실 우려 해소 … 일반투자자는 단기채 투자 유리

요즘같이 주식 시장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거나, 금리가 낮아 은행에 돈을 맡기고 싶지 않을 때 부동산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일 것이다. 자산유동화증권으로 불리는 ABS(Asset Backed Securities)는 이런 점에서 일반인들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회사채나 은행권 상품보다 금리가 1~2% 가량 높고 원금이 확실히 보장되는데다 채권시장에서 언제든지 매매될 수 있어 유동성도 좋기 때문이다.ABS는 원래 정부가 부실채권을 정리하기 위해 만든 금융제도다. 법정관리, 화의에 들어간 기업이나 부실 금융기관의 채권을 정부가 보증한 기관 또는 우량 금융기관이 다시 발행,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 ABS다.ABS를 부동산 금융상품으로 분류하는 이유는 부동산을 담보로 발행된 채권이나 토지할부매출채권 등의 신용과 현금 유동성을 평가해 발행하기 때문이다. 자산관리공사(옛 성업공사)나 토지공사 등 공기업과 은행, 투신 등 금융기관이 ABS를 발행할 수 있으며 일반투자자들은 증권사를 통해 투자할 수 있다.ABS란 용어가 아직 일반인들에겐 낯설다. 하지만 그 시장은 지금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도입 초기인 지난해와 올해 4월까지 국내에서 발행된 실적을 보면 그 흐름은 확연히 잡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발행된 ABS는 5조원 가량. 그러나 불과 4개월이 지난 4월13일 현재 발행된 물량은 18조원대에 달한다. 올해 2월 투신권에서 대우채 환매에 대비하기 위해 ABS를 대량 발행한 것이 주요 이유였지만 기관투자가나 개인투자자들이 ABS 시장에 대한 관심을 높게 보인 것도 또 다른 이유였다.그러나 지금까지 ABS 투자가 일반인들을 소외시킨 채 대부분 기관들에 의해 매매되었던 이유는 최소 청약단위가 수억원 이상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것이 이젠 점차 일반인들도 투자할 수 있도록 10만원대에서 1백만원대의 상품이 속속 등장해 투자의 문이 넓어지고 있다.◆ 회사채보다 금리 1~2% 높고 원금 보장토지공사가 지난 4월 중순 1백만원대 ABS 상품을 내놓은데 이어 자산관리공사가 4월26일부터 10만원대 부동산 금융 상품 1백50억원어치를 개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판매하고 있다. 주간사는 현대증권과 대신증권이 맡았다. 표면금리는 4월 26일 3년 만기 국고채 종가금리에 0.54%(1년채의 경우), 0.75%(2년채), 0.90%(3년채)가 가산된다.일반 투자자들이 ABS에 투자할 수 없었던 또 다른 이유는 부실채권에 투자한다는 두려움 때문.그러나 이런 두려움은 가질 필요가 없다. ABS는 정부가 인정한 공인기관(부실채권을 인수한 곳)이 독립법인(유동화 전문회사)을 설립한 뒤 우량은행을 채무 보증인으로 세우고, 신용평가회사의 정밀실사를 통해 신용등급을 매겨 다시 발행한 것이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 말하자면 투자자들은 부실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우량독립법인이 발행한 채권에 투자하는 셈이다.자산관리공사의 자산유동화2부 정정웅 팀장은 “개인 투자자들은 안전하고 환금성이 좋은 단기채(1년~3년짜리) 위주로 투자할 것”을 권했다. “5년 이상 장기채는 금융종합소득과세에서 분리과세 대상이어서 한번만 세금을 내면 되는 장점이 있지만, 최근 금리가 좋은 상품들이 많이 나와 단기채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