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기초를 고려하면 현재 중국이 외환위기를 겪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위안화의 평가절하 압력도 지난해보다 크게 줄었다. 수출은 지난해 3/4분기이후 증가로 돌아서 올 1/4분기에는 39.1%의 증가율을 나타내며 52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크게 둔화되었던 외국인투자도 WTO가입에 따른 개방과 투자여건 개선 기대가 작용해 올 1/4분기중에는 74억달러가 유입되어 2.7% 증가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말 1달러당 9위안을 넘어섰던 암시장 환율도 올해 4월 중순에는 8.68위안까지 하락해 공식환율과 암시장 환율간의 격차가 지난해말 9.3%에서 5%이내로 축소되었다.그러나 위안화 평가절하 요인은 여전히 상존한다. 대대적인 SOC투자, 수차례에 걸친 금리인하, 공무원 임금 인상, 이자소득세 도입, 지불준비율의 하향조정 등 중국정부의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장기간의 디플레이션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더욱이 최근 중국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된 것은 수출경쟁력의 회복 보다는 아시아 주변국(특히 한국, 동남아)의 경기 회복과 엔고 등 외부적인 환경 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일시적 평가 절하 가능성 적어중장기적으로 수출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위안화 환율의 현실화는 불가피하다. 중국은 WTO가입으로 수입이 증가,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점차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계 금융기관의 부실로 인해 해외로부터의 차입도 상당기간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요컨대 경제지표상으로는 평가절하 압력이 줄어들고 있으나 중국경제에 내재된 구조적인 요인으로 인해 위안화의 평가절하 압력이 완전히 해소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다.따라서 중국 정부는 일시적인 평가절하보다는 환율결정시스템 개혁을 통해 환율 현실화(위안화의 실질적 절하)를 유도해 갈 것으로 보인다.중국정부가 수출경쟁력 회복을 위한 조치로 일시적인 평가절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적은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수입의존적 수출구조와 주변국 통화의 경쟁적 평가절하로 인해 위안화 평가절하의 경쟁력 제고 효과가 축소되고 둘째, 평가절하시 채무상환 부담으로 기업들의 경영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셋째, WTO가입 이후 일시적인 평가절하는 미국 등 주요 교역상대국과의 무역마찰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따라서 중국정부는 자본항목의 자유화라는 중장기적 목표달성방안으로 환율결정시스템의 개혁을 통해 점진적으로 위안화 환율의 현실화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즉 외환시장 규제 완화와 은행간시장에서의 1일 변동폭 확대 → 자율변동환율제도의 도입 → 자본시장 개방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통해 위안화의 환율결정 시스템을 개혁해 갈 것이다.그 첫단계는 중국의 WTO가입이 확정되는 하반기이후 외환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는 제도 개선과 환율의 1일 제한변동폭 확대다. 먼저 현재 0.3%인 외환시장에서의 1일 변동폭을 확대하고 이어서 은행의 대고객 환율 결정 폭을 확대하는 조치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외환 공급을 제한해 온 외환 강제매각제도를 완화해 수출기업의 외환보유 허용 비율을 확대하고, 외환 수요를 제한해 온 외환사용 사전허가제를 완화해 수입기업이 외환조달을 용이하게 함으로써 외환시장에서의 수급을 조절해 갈 것이다.이러한 제도개혁 과정에서 위안화 가치의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다. 위안화 환율의 1일 변동폭 확대 직후 평가절하 기대심리가 작용해 단기적으로(6개월내) 미달러에 대한 위안화 환율은 암시장 환율과 공식시장 환율 사이에서 변동할 것으로 보이며,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