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 축적, 국내외 3백여건 특허 취득 … 약물전달체계 분야 전문기업이 꿈

‘과연 섬유와 의약은 무슨 연관이 있을까.’최근 의약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삼양사를 두고 사람들이 흔히 떠올리는 생각이다. 실마리는 의외인 고분자화학기술에서 찾을 수 있다. 향기나는 원사 등 특수사를 생산하는 섬유업체들은 대개 고도의 고분자화학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고분자화학기술이 동일하게 적용되는 영역이 바로 의약산업이다. 이쯤이면 전통 굴뚝업체 삼양사의 이유있는 변신에 고개가 끄덕여진다.“기존제품을 복사하기보다는 핵심고유기술을 자체 개발할 수 있는 의약업체가 될 생각입니다. 꾸준한 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의약사업을 21세기 삼양사의 주력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입니다.” 의약사업을 통해 지난 50년대 제당과 60년대말 섬유에서 누렸던 옛명성을 되찾겠다는게 의약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원 부사장의 포부다.삼양사는 지난 96년 1백50억원을 투자, 대전공단에 의약공장을 완공하면서 본격적으로 의약사업에 뛰어들었다. 의약사업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삼양사는 이미 지난 93년부터 테라테크사 등 미국의 3개 제약업체와 공동개발을 통해 첨단기술을 축적해왔다. 그 결과 지금까지 의약사업과 관련, 국내 3백건과 해외 25건의 특허를 취득, 탄탄한 기술력을 확보했다.“효능이 뛰어난 약물중에서도 효과적인 약물전달체계(Drug Delivery System)가 뒷받침되지 못해 그 효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신약개발만큼 중요한게 약물전달체계 분야입니다.”그동안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멀지않아 ‘황금시장’으로 떠오를 약물전달체계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게 김부사장의 말이다.이를 위해 노인성치매 치료제 등 기존의 제약형태로는 처방이 불편하고 적합하지 않은 약품들을 새로운 제약형태로 내놓기 위한 획기적인 기술개발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획기적 기술개발로 의약업체 진가발휘삼양사는 금연보조제인 니코스탑 등 다양한 패취제형 의약품과 수술용 봉합사와 같은 의료용품을 시판하고 있다. 특히 생체분해성 수술용 봉합사인 써지소버는 해외시장에서도 반응이 좋다는게 삼양사의 설명.“국내시장을 벗어나 드넓은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해 의약사업의 국제화를 꾀할 생각입니다.”이런 전략 아래 2000사업연도 매출목표인 1백20억원중 80%를 해외판매를 통해 올릴 계획이라는게 김부사장의 설명이다.현재 삼양사는 전세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96년 계열사인 삼양제넥스가 식물조직배양기술을 이용, 대량생산에 성공한 파클리탁셀이 세계시장 공략 첨병이다. 주목나무에서 추출되는 파클리탁셀은 미국 브리스톨 마이어즈 스퀴브사가 생산하고 있는 차세대 항암제인 택솔의 주성분으로 초고가 의약재료다.동물실험결과 기존제형보다 월등한 효과를 보여 삼양사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내년중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끝나는대로 제넥솔이란 제품명으로 시판할 계획이다. 뚝심있는 굴뚝업체인 삼양사의 변신이 몰고올 바람을 기대해도 좋다고 김부사장은 자신있게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