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적고객 관리기법 개발, 기업 신뢰 독차지 … 마케팅 교육기관 설립 추진

포털사이트 등을 운영하는 인터넷 기업들은 저마다 가입 회원수를 내세우며 보유하고 있는 회원 정보가 엄청난 가치를 지닌 자산이라고 자랑한다. 그러나 이런 고객정보도 제대로 활용을 못하면 무용지물 그 자체다. 고객관리 DB마케팅 전문벤처기업인 프리즘 컨설팅 김종훈(39) 사장은 이런 고객정보는 구매력으로 연결돼야 제 빛을 발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것이다.인터넷 기업을 비롯 백화점, 증권사, 호텔, 은행, 보험사, 인력 관리 회사 등 많은 기업들이 지금까지 확보하고 있는 고객정보의 양은 엄청나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같은 고객정보는 체계적으로 관리,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체계적으로 관리된 정보는 매출에 직접 영향을 미칩니다. 기업들은 이를 잘 알지만 도대체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고 있습니다.”그래서 프리즘 컨설팅은 ‘토털 마케팅 벤처’를 표방하고 나섰다. 이 회사는 데이터베이스 마케팅을 주사업아이템으로 CRM패키지 판매, 마케팅 교육 사업, e컨설팅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프리즘 컨설팅은 1998년 한국HP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던 김사장이 직장동료들과 의기투합해 창업한 회사다. 당시 HP는 IMF 경제난으로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실시, 퇴직신청을 받았다. 이 기회에 새로운 삶에 도전해보자고 결심한 김사장은 사표를 내고 벤처창업의 길을 택했다. 퇴직금으로 받은 5천만원을 창업자금삼아 4명의 직원과 함께 조촐하게 출발했다.처음 맡은 일은 몸담았던 직장인 HP의 컴퓨터 사업부문 마케팅 아웃소싱 업무. 98년 계약 당시 스캐너 토너 등의 마케팅을 의뢰했던 HP는 올해 계약을 갱신하면서 저장장치 디지털 카메라 등 의뢰 상품의 가짓수를 늘렸다. 프리즘 컨설팅의 DB마케팅에 전폭적인 신뢰를 보낸 것이다.“앞으로 인터넷 기업의 인수 합병이 본격화되면 고객데이터베이스를 사고 파는 일도 늘어날 것입니다. 따라서 회원 정보의 가치 평가·분석의 필요성은 점점 더 커질 것입니다.”◆ 창업 2년만에 사업 성장가도 질주성장가능성이 풍부한 DB마케팅시장에서 선점업체로서 입지를 굳힌 프리즘 컨설팅의 사업프로세스는 다음의 몇가지 절차를 거쳐 이뤄진다. 일단 기업으로부터 의뢰를 맡으면 우선 고객 정보를 관리할 시스템을 개발한다. 다음은 관리된 데이터를 분석하고 시장조사를 한다. 분석 결과가 나오면 이것을 토대로 마케팅 전략을 세운다. 프리즘 컨설팅의 업무는 여기서 끝나기도 하고 계약건에 따라 세워놓은 마케팅 전략을 실행에 옮기는 일까지 맡기도 한다.데이터베이스 마케팅 업무의 핵심은 ‘데이터 마이닝’이라고 일컫는 데이터 분석 과정이다. 분석 기술을 한단계 높이기 위해 이 회사는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데이터 마이닝 연구소와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99년에 9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에는 4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초기 5천만원에 불과했던 자본금은 그동안 두 차례 증자를 실시, 5억원으로 늘었다. 직원도 4명에서 56명으로 늘었다. 창업 2년만에 사업이 성장가도를 질주한 것이다.최근 프리즘 컨설팅이 도전하는 또 하나의 사업은 CRM(Customer Relation Management·통합 고객 관리)패키지 솔루션 판매. 미국 세일즈로직스와 국내 독점 총판계약을 맺고 시장공략에 본격 나서고 있다. CRM은 지난해말부터 통신 금융 등의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도입되었으며 최근 유통 제조업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수백만에서 수천만에 이르는 고객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새로운 e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기 위해 CRM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중이다.정확한 예측은 어렵지만 시스템통합(SI)업계에서는 올해 시장이 2천억원 안팎의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프리즘 컨설팅은 CRM판매를 통해 올해 최소 10억원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이렇게 될 경우 전체 매출 목표액에서 CRM이 차지하는 비중은 25%를 차지하게 된다. 현재 진행중인 한글화 작업이 조만간 끝나는 대로 본격 영업에 들어가 이 영업목표를 달성할 방침이다.◆ 마케팅 전문 포털 사이트 구축 야심프리즘 컨설팅은 이와함께 웹 기반 기업들의 마케팅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e컨설팅 업무도 맡게 되었다. 다우기술, MBC, 전자신문,슈페리어 등이 컨설팅을 받은 기업들이다.토털 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하다보니 프리즘 컨설팅의 직원들은 저마다 마케팅에 관한 한 다양한 구상과 뚜렷한 철학을 갖고 있다. 업무 영역이 자꾸 늘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마케팅과 무관한 업무는 사절이다.이들의 야심찬 계획중에는 마케팅 전문 포털 사이트를 구축해 마케팅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마케팅 전문 교육 기관을 설립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이를 위해 최근 투자자를 물색하던 중 ‘갑자기 투자 심리가 꽁꽁 얼어붙는’ 돌발상황에 직면했지만 결코 의기소침하고 있지 않다. 투자자를 구할 때도 그들이 마케팅 최고의 경지라고 여기는 말인 ‘고객과 데이트하듯 마케팅을 펼쳐라’를 실천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