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방화벽 최초 출시 ‘승승장구’… 5백여 업체 고객확보 올 매출목표 3백억원
‘디지털 신경제’ 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한 새해 벽두, 국내 정보통신업계를 뒤흔든 화두중의 하나는 바로 ‘손정의 펀드’의 수혜자였다. ‘인터넷 황제’로 불리는 손정의씨가 한국 투자를 결정한 이후 과연 어떤 기업이 발탁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였기 때문이다.뚜껑이 열린 것은 3월 초. 시큐어소프트를 비롯한 4개 업체에 모두 1백9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게 골자였다. 나머지 3개 업체가 알리바바코리아, 헤이아니타코리아, 소프트뱅크웹인스티튜트 등 외국계 업체임을 감안할 때 시큐어소프트는 순수 토종 인터넷업체로는 유일하게, 그리고 처음으로 ‘손정의 펀드 1호’로 발탁되는 행운을 안았던 것이다. 투자규모 또한 60억원으로 총 투자규모의 절반이상을 차지했다.◆ 손정의 펀드 1호 발탁 행운뿐만이 아니다. 손정의에 이어 미국 캐피털 인터내셔널, 영국의 아틀란티스 인베스트먼트, 한국의 지오창투사도 3월 중순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시큐어소프트가 손정의씨의 소프트뱅크를 포함한 4개 업체로부터 끌어낸 투자유치 규모는 모두 3백억원.도대체 어떤 업체이길래 손정의씨를 비롯해 내로라하는 세계 유수의 투자업체들이 다른 모든 업체들을 제치고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을까.시큐어소프트는 98년 탄생한(법인등록은 99년6월) 인터넷 보안솔루션 업체다. 보다 정확하게는 95년 설립된 아이에스에스(주)와 96년 설립된 사이버게이트 인터내셔널과 98년 합병했다. 이들 업체는 최초로 국산방화벽을 출시하고 국산신기술인증을 받는 등 인터넷 방화벽시장과 침입탐지 취약점 분석시장에서 1, 2위를 다투던 인터넷 보안 1세대 업체. 이 두 업체의 합병으로 탄생한 시큐어소프트는 명실공히 시스템 보안업계의 선두주자로 꼽힌다.컴퓨터 및 네트워크 정보보안 솔루션을 기반으로 정보보호 컨설팅, 전사적인 통합보안 관리시스템 구축, 정보보안교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요 제품으로는 침입차단시스템인 ‘수호신’, 인터넷 바이러스 차단시스템인 ‘바이러스월’, 하드웨어 VPN(가상사설망) 침입차단시스템인 ‘넷스크린’, 취약점 분석을 위한 ‘인터넷스캐너‘ 등이 대표적이다.시중은행과 대기업을 비롯한 5백여 업체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는 시큐어소프트의 올해 매출목표는 3백억원. 지난해(76억원)보다 4배 가까이 늘려 잡았다. 순이익은 지난해 7억6천만원의 5배가 넘는 40억원에 이를 전망. 올 1/4분기에 벌써 제품부문에서 34억원, 컨설팅 서비스부문에서 30억원 등 6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앞으로 컨설팅 부문 매출을 60%까지 확대할 방침이다.시큐어소프트는 올 10월쯤 코스닥에 직등록하고 나스닥등록도 추진할 계획. 이를 위해 사업분야도 확대하고 미국 일본 중국등 해외시장 거점확보에도 나설 방침이다. 이미 미국의 VPN 전문업체인 넷스크린사와 제휴했고, 미국 실리콘밸리와 동부에 사무실을 내고 현지업체들과 합작사업을 추진중이다.올해 국내 보안 솔루션 시장은 지난해보다 최소 2배 이상 성장한 1천4백여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중 시스템보안에선 시큐어소프트가 단연 선두이지만 VPN분야에선 퓨쳐시스템, 안티바이러스 분야에선 안철수 컴퓨터바이러스 연구소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CEO 탐구 / 김홍선 시큐어소프트 사장이론·실무겸비 … 승부사 기질도 갖춰‘미래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벤처투자가들에게 가장 중요한 투자결정 요소는 바로 경영진, 특히 최고경영자(CEO)의 능력 및 역할이다. 우수한 경영진에 기술력이 뒷받침될 경우 성공은 자연스럽게 뒤따른다는 것이 벤처 투자가들의 신념이자 업계의 상식이다.이런 의미에서 올 3월 손정의씨와 캐피털그룹 등 세계적인 투자기업들로부터 3백억원의 투자자금을 유치한 시큐어소프트의 김홍선 사장(40)은 뛰어난 경영인임에 틀림이 없다. 김사장이 시큐어시스템을 탄생시키기까지 걸어온 길은 바로 그를 우수한 경영인으로 담금질하는 하나의 훈련과정이었다고 할 수도 있다.컴퓨터공학박사, 삼성전자 선임연구원, 미국 TSI사 기술진 등. 간단한 이력에서 보듯 김사장은 이론적인 배경과 더불어 국내 및 국제무대에서의 비즈니스 경험까지 골고루 갖춘 셈이다.TSI사에 근무중이던 95년에 아이에스에스(주)를 창업했던 김사장은 IMF경제위기로 수십억원의 프로젝트가 물거품이 되는 등 암울한 시절을 겪으면서도 특유의 승부근성과 사업감각으로 인터넷 보안솔루션이란 새로운 분야에 도전장을 냈다. ‘정보보안은 인터넷의 핵심인프라이자 인터넷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확신에서였다.그의 사업감각은 98년 업계 1, 2위를 다투던 경쟁업체인 사이버게이트사와 합병, 시큐어소프트를 탄생시키면서 더욱 ‘빛’을 발했다. 이 합병은 경영인이 보다 큰 기업이익을 위해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를 보여주는 보기드문 사례로 꼽힌다.직원이 7명에서 83명으로 늘어나고 회사가 본격적인 성장가도에 들어선 지금, 김사장에게 가장 중요한 경영원칙은 신뢰경영과 직원에 대한 배려다. 고객 및 투자자들에게 약속을 지키고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기업만이 생존을 넘어 발전할 수 있다는 신념에서다.한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국제경영인으로서의 역할모델이 되고 싶다는 김사장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애널리스트 분석 / 리눅스 기반 구축 경쟁력 풍부* 시큐어 소프트 김홍선 사장인터넷 보안은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e-비즈니스 환경의 기본적인 인프라 산업으로서 그 중요성이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시장도 작년대비 2배 이상 급성장할 것이라 예상된다. 따라서 많은 기업들이 유망비즈니스의 하나로 인터넷 보안 산업에 신규로 참여하고 있으나 경쟁 심화로 인하여 단순제품 판매위주인 보안업체들의 수익성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씨큐어소프트와 같은 통합보안 솔루션 제공업체의 입지는 강화되고 있다. 사용자들의 보안요구 수준이 특정시스템에 대한 단순한 보안차원을 넘어 전체 전산환경에 대한 안전체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씨큐어소프트는 최근에 리눅스시큐리티 및 미국 넷스크린과 전략적 제휴를 통하여 리눅스 기반의 방화벽과 가상사설망(VPN) 장비에 대한 제품 풀라인업을 구성함으로써 동사의 보안시장에서의 위치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동사는 전문인력 양성 및 시스템의 취약점을 연구하는 해커스랩이라는 관계회사를 거느리고 효율적인 연구개발을 하고 있으며 최근에 국정원으로부터 동사의 제품이 국내 최초로 K4E인증을 획득함으로써 업계 최고의 기술수준을 인정 받고 있다.씨큐어소프트는 원천기술을 보유한 장점을 활용하여 올해부터 수출에 전념하고 있어 매출규모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동사의 부채비율은 99년말 50.3%에서 올해 말에는 21%대로 낮아질 전망이며 최근에 소프트뱅크코리아와 미국의 캐피털 인터내셔널 등에서 3백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함으로써 한층 강화된 글로벌 마케팅과 R&D투자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