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 동아, 한일, 극동, 삼미 그룹 등이 부실 기업으로 가는 과정은 비슷했다. 재벌 총수들이 ‘황제’처럼 군림하는 한국적 오너십이라는 독특한 경영방식속에서 오랫동안 그들이 인의 장막에 둘러싸여 그룹의 실상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들 기업들이 부실화되는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지녔던 문제는 기업 커뮤니케이션 구조가 경직되어 있었다는 점이다.현재 한국의 기업들은 수십년간 답습하고 있는 내외적인 문제들로 인해 경영 상태가 불안정하며 한편으로는 피로도조차 누적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그 동안 한국 기업이 그림에서 제시한 소비자, 사원, 정부, 주주, 언론, 지역주민, 압력단체 등 제반 공중들과 유효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왔기 때문이다. 그림은 자전거 바퀴를 연상시켜준다. 커뮤니케이션으로 상징되는 바퀴 살이 하나라도 손상되면 바퀴 전체가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따라서 기업은 전통적으로 언론을 중시했던 홍보를 이제는 다양한 공중들을 대상으로 확대해 펼쳐야 한다.◆ 맥도널드 PR전략 ‘위기 극복’ 효과홍보전략은 기업에 도랑치고, 가재잡고, 폼내는 일석삼조 경영전략이다. 맥도널드는 신뢰은행 철학으로 자산가치를 높이고, 위기를 극복하고, 동시에 상품 구매력을 높이고 있다.1992년 우리 교포사회에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왔던 LA 흑인 폭동 당시, 맥도널드의 신뢰은행 철학은 드라마와 같은 결과를 보여줬다. 당시 52명의 사망자와 2천개 이상의 빌딩이 파괴되었고 모든 레스토랑이 불길에 싸였지만 30개의 맥도널드 영업장은 어느 한 곳도 피해가 없었다. 왜냐하면 맥도널드와 그 직원들은 오랫동안 지역 시민으로서 지역 프로그램에 참여해 지원함으로써 LA 이웃과 신뢰관계를 형성해 왔기 때문이었다.맥도널드 설립자 레이 락(Ray Knoc)은 맥도널드가 어디서 영업을 하든 이익을 얻는 곳에서 그 이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이것은 소위 맥도널드의 신뢰은행이라고 일컫는 철학이다. 즉 사회공헌 지역사회 프로그램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예탁받는 결과, 이러한 신뢰는 회사가 신뢰은행으로부터 인출이 필요한 상황, 즉 위기상황에 직면했을 때에 결정적으로 위기극복의 자원이 된다.맥도널드는 신뢰은행 철학을 전파시키기 위해 햄버거 대학을 설립해 신입사원들을 교육해왔다. 홈런왕 마크 맥과이어가 속한 세인트루이스 카디날스의 홈구장인 부시스타디움에는 ‘빅맥존’이 있다. 홈런타자 맥과이어가 빅맥존에 홈런을 치면 그날 입장한 모든 관중에게 맥도널드에서 햄버거를 제공하게 돼 있다. 맥도널드에서 PR는 지역사회후원, 마케팅, 사원관계, 명성관리, IR 등을 분리하지 않는다. 그림의 자전거 바퀴가 하나로 움직이는 것처럼.매릴랜드 대학교 그루닉교수팀은 최근까지 PR가 우수해야 기업이 최우량기업이 될 수 있다는 PR우수이론을 증명하기 위한 장기간의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 결과 미국 영국 캐나다의 2백여 최고경영자들은 PR부서가 투자 대비 1백84%의 소득(ROI, Return On Investment)을 가져다준다고 말했다. 이는 기업의 마케팅부서의 그것과 견줄만한 수치로, 이들 국가의 최고경영자들이 PR의 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