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변동성 심해 개인투자자 수익내기 불리 … 자신에 맞는 투신사 고르는 안목 길러야

갈수록 변동성이 심해지는 증시 환경에서 막강한 정보와 운용능력을 가진 기관투자가를 개인투자가가 이기기는 어렵다.직접투자를 할 것인가, 간접투자를 할 것인가. 지난해말 이후 대다수의 국민이 직간접으로 주식투자의 열풍에 휘말려있다.직접투자를 하는 개인투자자 가운데 현재 원금을 지킨 사람은 얼마나 될까. 원금은 커녕 절반 이상 깨졌다는 탄식을 듣기는 어렵지 않다. 더욱 큰 문제는 직접투자를 하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미국의 나스닥시황을 보려고 새벽까지 컴퓨터모니터를 지키고 회사업무나 다른 일을 하면서도 주가를 걱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오죽하면 하루라도 주식을 사고 팔지 않으면 손가락에 쥐가 날 것 같다는 주식중독증환자까지 나올까.그러나 갈수록 변동성(volatility)이 심해지는 증시환경에서 막강한 정보와 운용능력을 가진 기관투자가를 개인투자자가 이기기는 어렵다.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예상대로 50bp(베이시스포인트)의 금리를 올린 지난 17일의 국내 증시를 보자. 이날은 금리인상에 대한 불안감이 미리 반영된 미국 증시가 급등했고 대만 증시 등 아시아 증시도 안정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상승세로 출발한 국내 증시는 오히려 급락으로 장을 마쳐야 했다.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들이 선물쪽에서 투기적으로 매도에 나섰기 때문이었다. 결국 기분좋게 하루를 보낼 수 있었던 일반투자자들은 이날 기관투자가의 행동을 보면서 투매에 나서 손실을 늘리는 결과가 나타났다.주가지수선물과 옵션 등 파생상품을 비롯, 모멘텀트레이딩으로 변동성이 심해지는 현재의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가 살아남기는 갈수록 힘들다는 이야기다.주식투자에서 간접투자와 직접투자의 성과를 비교해보면 그 차이는 뚜렷하게 나타난다. 한국펀드평가가 지난해 12월15일의 종합주가지수(KOSPI)와 같은 날 설정된 성장주식형펀드와 안정주식형펀드의 5월 16일까지의 수익률을 조사해본 결과 KOSPI는 이 기간중 26%가 빠졌다. 그러나 같은 기간중 성장주식형펀드는 18% 빠졌고 안정주식형펀드는 4% 빠지는데 그쳤다.채권투자도 마찬가지다. 운용금액 및 유동성의 제한으로 개인이 투자하기도 쉽지 않지만 그나마 장부가펀드로 운영되던 시절에는 기대수익률의 예상이라도 가능했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채권시가평가제가 도입되면 개인의 채권투자는 더욱 까다로워질 수 있다.◆ 선진국일수록 간접투자비중 높아이같은 이유로 금융시스템과 거래시스템이 고도로 발달한 선진국일수록 주식 직접투자 비중이 낮고 간접투자비중이 높다. 주식투자인구가 전인구의 절반 가까이 되는 주식투자대국 미국에서도 “대표적 간접투자상품인 뮤추얼펀드에 가입한 가구가 전체 가구의 절반(4천9백만가구)에 달한다”고 장인환 KTB자산운용대표는 말한다.우리나라는 주식형펀드는 물론 채권형펀드와 은행의 금전신탁 등을 포함, 간접투자비중이래야 13% 정도로 추정된다. 결국 87%는 아직도 리스크관리가 어려운 직접투자에 뛰어들고 있다는 것이다.리스크관리에 자신이 있고 여유자금이 충분하며 축적된 거래경험을 가진 고수중의 고수가 아니라면 직접투자를 할지 간접투자를 해야 할지 결론은 명확한 셈이다.그렇다고 해서 분위기에 휩싸여 간접투자상품에 가입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 자신의 재테크계획과 목적 기간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결정하고 건전한 투신사와 자산운용사를 고르는 안목을 먼저 길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전문가 제언 / 장인환 KTB자산운용 대표금리 9.5% 이하면 주식형 상품 매력미국의 대표적인 간접투자 상품은 뮤추얼펀드이다. 70년 이후 연평균 18.51%씩 성장해 99년말 현재 잔고는 6조8천억달러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전체 가입자수는 8천3백만명(99년6월말현재)이며, 평균 연령은 44세이다. 50% 이상의 가입자들이 10년 이상 뮤추얼펀드에 투자하고 있으며, 투자를 시작한지 5년 이내인 가입자들은 겨우 14%에 불과하다. ICI(미국투자신탁협회)의 조사에 의하면 투자자중 98%는 뮤추얼펀드를 안전한 예금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미국 뮤추얼펀드는 대부분 개방형이나 우리나라는 주로 1년 이상의 폐쇄형이라 단순비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미국의 뮤추얼펀드 성장을 통해 국내 간접투자 시장을 전망하는 것은 상당한 유의성이 있다는 판단이다.●국내 주식시장 최소 70조원 유입 기대우리나라 간접투자시장은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 98년말 현재 세계 주요국의 주식관련 간접투자 비중을 보면 미국이 46%, 영국이 51%, 금리 1%대에서도 은행을 선호하는 일본조차 22%에 이른다. 우리나라는 약 13%로 추정된다.99년6월말 현재 국내 개인부문 금융자산 잔고는 7백4조4천억원이다. 이중 3개월 미만의 단기 유동성 자금이 1백50조원 정도이다. 주식관련 간접투자 비중이 최소 10%만 는다 해도 주식시장으로 70조원 정도는 추가 유입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우리보다 10~20년 앞서 있는 미국의 금융시스템이 간접투자 위주로 짜여져 있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금융시장 구조조정을 앞두고 당분간 시장 유동성은 투신에서 은행으로 상당부분 이동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금융권의 구조조정이 가시화되는 하반기부터는 다시 시중 유동성이 증시로 몰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기업실적이 살아 있으며, 근본적으로 은행권의 금리가 여전히 한자릿수여서 장기투자처로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중금리가 바로미터다. 하반기에 시중금리가 9.5% 이하로 유지된다면 주식시장에 대한 상대적인 매력은 클 전망이다.●지금은 중장기적으로 주식을 살 때주식투자는 흔히 ‘타이밍의 예술’이라고 한다. 주식형 수익증권과 뮤추얼펀드 투자도 본질적으로는 주식을 사고 파는 것이기 때문에 간접투자 상품 가입시기에 따라 만기시 수익에 큰 차이가 날 수 있다. 주식은 ‘쌀 때 사야 하는 것’ 처럼 간접투자 상품 가입시점도 주가지수가 바닥일 때가 유리하다.그런데 대부분의 일반투자자들은 주가가 폭락하면 지레 겁부터 먹고 저점에서의 투자는 미뤄 타이밍을 놓친다. 주가가 큰 폭 하락한 다음 설정되는 간접투자 상품은 저점에서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는 간접투자의 호기가 되는 셈이다. 현재의 주가수준(740포인트)은 중장기 바닥권으로 판단되며, 주식을 파는 시점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사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