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국시장서 대히트... 홀로서기후 '한배 탄 동류의식'으로 생산성 크게 높여

동양토탈은 최근 20명의 직원을 뽑았다. 지난 98년 회사가 어려움을 겪을 때 내보냈던 사람들이다. 회사가 활기를 찾고 수주가 늘자 재입사시킨 것이다. 조만간 20여명을 더 채용할 계획이다. 정상궤도에 올라서면 옛직원보다는 새사람을 뽑는 대다수 기업과는 다른 풍경이다.동양토탈이 부엌가구시장에서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고급 부엌가구를 잇따라 선보이면서 경쟁사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해외시장 개척도 활발하다.몇년전까지만 해도 소달구지가 다니던 중국 베이징. 이제는 차량이 홍수를 이룬다. 벤츠도 심심찮게 보인다. 급속한 경제성장 덕분이다. 거리의 이발사도 차츰 자취를 감추고 있다.지난 1월 베이징 이두호텔에서 곤히 잠자고 있던 차상수(58) 동양토탈 사장 방의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렸다. 당초보다 2시간 일찍 남양래태로 나와달라는 내용이었다. 아침부터 손님이 몰려 개장시각을 앞당겨야겠다는 내용과 함께. 베이징 중심부인 이안로에 있는 남양래태는 새로 문을 연 수입가구 전문매장. 베이징 시민들의 소득수준이 올라가면서 수입가구를 취급하는 점포가 생긴 것. 이탈리아의 스나이제로 독일의 포겐폴 등 세계적인 가구들이 입점했다. 이곳에 동양토탈의 부엌가구 매장도 들어섰다. 개장 첫날 베이징 외국인아파트용 부엌가구 9백세트를 주문받는 성과를 올렸다. 가구당 평균 공급가격이 한화로 6백50만원에 이르는 고가제품인데도.◆ 해외판매 네트워크 구축도 추진동양그룹의 자회사로 있다가 지난해 종업원 지주회사로 탈바꿈한 동양토탈. 이 회사 임직원은 요즘 신바람이 나있다. 한국종합기술금융으로부터 4백88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재무구조가 좋아졌고 국내외 고급부엌가구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서다.오크 체리 메이플 등 원목을 소재로 한 부엌가구와 깨끗한 화이트제품을 생산하는 업체. 부엌가구 전문업체에서 소품가구 조명 침대 거실장 등까지 시공하는 종합인테리어 업체로 발돋움하고 있다. 가구 이외의 제품은 협력업체로부터 주문 생산하고 있다. 디자인은 직접 고안한다. 토털인테리어를 원하는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한 것이다.외환위기이후 대부분의 부엌가구업체들이 중저가제품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이 회사는 철저하게 고급제품을 겨냥하고 있다. 최근에 선보인 아키렉스와 아키그램이 한 예. 아키렉스는 월넛 메이플 등을 소재로 한 최고급 맞춤 부엌가구. 외국산과 경쟁하기 위해 내놨다. 아키그램 역시 고급 부엌가구. 체리 오크 골드메이플 등으로 만든 제품이다.동양토탈 제품은 일본 소비자로부터 이탈리아 고급 제품과 버금갈 정도라는 평을 듣고 있다. 오사카 오토리미나미에서 분양된 아파트에 1백70가구분을 납품키로 계약을 맺은 것이 이를 입증한다. 건설경기가 불황인데도 동양토탈 제품으로 모델하우스를 꾸민 건설업체는 1백% 분양했을 정도로 현지에서 큰 인기를 모았다. 도쿄 교토 후쿠이 등지의 아파트 등 13개소에 납품키로 계약을 맺었거나 시공했다.대대적인 해외판매 네트워크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 베트남에 이어 올해중 필리핀 미국 괌 등에도 대리점을 열 예정이다. 해외대리점이 50개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에는 헤이룽장 옌지 다롄 베이징 선전 등 5개 도시에 대리점을 열었다. 베트남에는 카사빌이라는 현지 기업을 통해 16개 대리점을 개설했다. 필리핀 미국 괌에는 상반기중 전시장을 꾸민 뒤 각각 5∼10개의 대리점을 열 예정.해외 네트워크 구축은 세계에서 가장 까다롭다는 일본시장에서의 성공에 자신을 얻은 것. 연간 1백만달러에 머물던 수출이 3년내 1천만달러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새로운 디자인의 고급제품을 대거 개발한 것이 수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올 매출목표는 작년보다 20% 늘어난 5백80억원. 경상이익은 20억원으로 잡고 있다. 금융비용 과다 등으로 지난해 85억원의 적자를 낸 것과 비교할 때 커다란 변화다.경복고 서울대를 나와 동양토탈을 이끌고 있는 차사장은 “종업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뛰고 있는 덕분”이라며 “고급품 중심의 경영으로 세계적인 인테리어업체로 도약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동양그룹에 입사해 동양시멘트 총괄부사장을 거쳐 동양H&R와동양레저의 사장을 역임한 뒤 동양토탈 사장을 맡았다.◆ ‘달리는 부엌’ 운영, 고객서비스 강화동양그룹 계열사에서 정리될 때 위험부담을 무릅쓰고 집을 담보로 얻은 은행빚과 퇴직금으로 주식을 인수했다. 대부분의 동양토탈 직원들 역시 퇴직금 대신 주식을 받았다. 한배를 탄 동류의식이 이들을 밤낮없이 뛰게 만들었고 그 결과 생산성을 3배 이상 높이는 놀라운 성과를 일궈냈다.차사장은 최고급 제품으로 국내시장과 일본 중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시장에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을 쓰고 있다. 경영인 경험에 비춰 볼 때 부엌가구,나아가 인테리어사업이 승산이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소득수준 향상과 함께 수요가 급팽창하고 있어서다.아울러 고객이 있는 곳엔 어디든지 신속히 달려간다는 전략을 쓰고 있다. 입주를 시작한 아파트를 전담하는 서비스차량 ‘달리는 부엌’을 운영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5t 트럭을 개조한 이 차량에는 아파트 전문요원이 탑승해 주방가구에 대한 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 임직원이 한마음이 돼 달리고 있는 동양토탈의 모습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02)562-12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