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따사로운 햇살이 눈부시다. 차가 막히는 도시를 떠나 은빛바다가 보이는 해안도로나 강변길을 신나게 달려볼 만한 때다. 차창으로 들어오는 봄바람에 싱그러운 꽃내음이 물씬 느껴지는 멋진 드라이브 코스를 찾아 기분전환을 한다면 어떨까. 쌩쌩 달리며 속도감을 즐기기보다는 눈앞에 펼쳐진 경치를 만끽하는 여유로운 운전이 훨씬 더 즐겁다. 도저히 지나칠 수 없는 절경이 나온다면 망설임없이 차를 세우고 잠시나마 감상에 젖어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강화도=강화대교를 건너 301번 지방도를 따라 남쪽으로 가면 강화섬을 일주하는 드라이브길이 열린다. 호박골에서 마니산쪽으로 달려가는 동안 오른편으로 해안선이 건너다 보여 지루함을 달랜다. 마니산 등산길이 열리는 화도에서 348번 지방도로 접어들면 강화 드라이브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해안길이 시작된다. 화도에서 10여분 정도 호젓한 길을 달리면 밴댕이회 등을 맛볼 수 있는 선수 포구에 이른다. 여기서 오르막길을 오르면 장곶돈대가 내려다보이는 언덕길이다. 오후라면 눈부신 태양이 서해바다로 쏟아지는 장관을 볼 수 있고 저녁 무렵이면 멀리 주문도 위로 뉘엿뉘엿 넘어가는 일몰도 볼 수 있다. 강화남단은 길이 좁고 구불구불하므로 함부로 차를 세우지 말고 안전한 곳에 정차한 후 경치 구경을 하는 것이 좋다.●남한강변=팔당호 남단에 자리잡은 퇴촌에서 시작되는 남한강 드라이브길은 호젓한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유명 드라이브코스. 천진암 계곡길을 따라가는 코스와 분원마을을 지나 남한강변 포장길을 달리는 코스, 양평으로 가는 308번 지방도를 따라가며 전원 카페에 들러보는 코스 등이 있다. 분원마을 코스는 강변을 따라 달리는 부드러운 곡선의 아스팔트길. 퇴촌에서 분원마을로 가는 길은 좁고 굴곡이 심해 주의가 필요하다. 마을에 들어서면 수양버들이 늘어진 호반과 툭 트인 팔당호의 절경이 한눈에 들어 온다. 귀여리를 지나 검천리에 이르는 길은 강의 호반의 굴곡을 따라 이어지는 아스팔트길로 강변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코스다. 검천리 비포장길부터는 팔당호가 끝나고 남한강이 시작된다. 강바람이 불어오는 언덕에 차를 세우고 도도하게 흐르는 남한강 물줄기를 감상할 수 있다.●춘천/화천=한 폭의 산수화같이 펼쳐진 강과 호수를 따라 달리는 길이 춘천 입구인 의암댐에서 시작된다. 댐을 건너지 않고 의암호를 따라 호숫가에 둥실 떠 있는 중도를 곁눈질하며 달리는 호반길을 택하는 것이 좋다. 춘천댐이 멀리 보이는 곳에 이르면 직선에 가까운 강변길. 춘천호를 지나면서 멀리 산을 휘감아 돌아가는 너른 호수의 풍경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화천으로 가는 길목의 38선을 알리는 표석을 지나 파로호 주변에는 낚시터가 많고 특히 파로호비에서 2백m 떨어진 구만리 선착장에는 매운탕이나 회를 파는 곳도 있다. 전적 기념탑에서 구만리를 거쳐 오음리까지 호반을 따라 이어진 포장길도 파로호 나들이의 즐거움 가운데 으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