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에이전트 코리아를 한국인과 일본인이 함께 일궈낸 대표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시킬 때까지 한국에 머물며 일에 열중하고 싶습니다.사이버에이전트코리아의 송유진 사장(30)과 송석천 이사(26·사진 앞쪽). 사업차 이들을 만난 사람들은 언뜻 이들 두 송(宋)씨를 형제 사이 또는 가까운 친척 뻘로 생각하기 십상이다. 같은 회사 사장과 이사로 같은 성씨인데다, 형-동생으로 불릴만한 적당한 나이 차이에 유난히 친근한 두 사람의 모습에서 동료 이상의 진한 ‘우애’를 느끼기 때문이다.그러나 이 두 사람은 피 한방울 안섞인 완전 남남이다. 게다가 송석천씨는 한국인이 아닌 일본인, 그것도 도쿄에서 나고 자란 도쿄토박이다. 부모님도 물론 일본인. 아츠시 이시카와(石川)가 그의 일본 본명이다. 한국이름 ‘석천’은 그의 일본이름을 한국식으로 읽은 것. 한국과의 인연이라면 월드컵 때문에 한국축구를 알고, 한국축구가 강하다는 정도가 고작이었던 그가 어떻게 한국에 나와, 한국이름까지 갖게 됐을까.“지난해 연말 사업차 송유진 사장을 만나고, 그와 얘기를 나누면서 예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따뜻함을 느꼈습니다. 물론 사업상 동질감도 느꼈지요. 한국에 들어오고 나서 더욱더 한국과 한국인을 좋아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한국이름을 갖기로 하고, ‘송(宋)’이란 성은 송유진사장에게서 따왔습니다.”송석천 이사가 말하는 ‘사업’이란 바로 사이버에이전트의 한국진출을 뜻한다. 사이버에이전트는 일본에서 가장 잘나가는 미디어렙 업체. 광고주로부터 인터넷 광고를 수주, 집행, 관리해주고 수익의 일정비율을 수수료로 받는 인터넷 광고대행업체이다.지난해 후지타사장(28)이 당시 최연소 사장으로 일본 마더스증시에 등록한데다 액면가 5만엔짜리 주식이 한때 1천8백만 엔까지 치솟는 등으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조정기를 거친 요즘의 주가는 1천2백만엔선. 성공 비결은 광고클릭수를 기준으로 광고효과를 분석하고 광고를 판매하는 한발 앞선 비즈니스 모델 덕분이다.◆ 고향같은 느낌들어 한국행 결단송석천이사는 사이버에이전트의 전신격인 ‘밸루클릭’에서 대학시절 아르바이트를 하다 ‘영업의 달인’으로 인정을 받아 창업멤버로 사이버에이전트에 합류했다. 젊지만 사업감각만큼은 어느 누구 못지 않다는게 주변 사람들의 평이다. 그런 그가 세계 여러나라 가운데 최초의 해외진출지로 한국을 택한 이유가 “정(情) 때문이었다”니 뜻밖일 수밖에.“물론 인터넷에 관한 한 한국이 일본보다 한발 앞서 있다는 것도 이유중의 하나지요. 그러나 유럽과 한국을 놓고 비교하다, 한국을 택한 보다 중요한 이유는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고향같은 느낌’ 때문이었습니다. 만약 전생이 있다면, 제 전생은 한국인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주변 사람들은 그가 김치는 물론 육계장, 복찜 등 맵고 얼큰한 것을 즐기는 ‘천상 한국인’이라며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일본인에 대한 편견도 송이사에게선 찾아볼 수 없다고 말한다.“한국여성요? 예쁘죠. 그러나 지금은 사업에만 몰두하고 싶습니다. 사이버에이전트 코리아를 한국인과 일본인이 함께 일궈낸 대표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시킬 때까지 한국에 머물며 일에 열중하고 싶습니다.”‘한국 여성과의 결혼은 생각해 봤냐’는 기자의 다소 짓궂은 질문에 송이사는 단호하지만 다소 붉어진 얼굴로 “아직은 때가 아니다”고 수줍게 말한다. 사이버에이전트 코리아(www.cyberagent.co.kr)는 지난달 일본 본사와 인터넷광고회사 에이디엔이 50대 50 합작으로 공식 설립, 5월26일부터 서비스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