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확산 계기 섬세함·유연성 무기로 영향력 확대 … 유아·교육 분야서 약진

여성들의 벤처기업 창업 바람이 거세다. 특히 아이디어가 생명인 인터넷과 IT분야에서 창업과 함께 여성 CEO의 급부상이 두드러진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특성을 살린 독창적인 아이템이 인터넷 산업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여성 창업붐과 함께 미국에서는 여성 CEO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포천 designtimesp=19917>지는 여성 CEO의 장점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유연한 사고를 갖고 있어 급변하는 환경에 빠르게 적응한다’고 평하기도 했다. 기업이 글로벌화하는데 조직장악력보다 창의력과 유연성을 중요한 경영 덕목으로 여기는 쪽으로 바뀐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인터넷이 여성 창업에 불을 당겼다”현재 여성벤처협회에 등록된 여성 벤처기업은 약 4백50개사. 정회원으로 활동하는 기업은 1백개 정도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인터넷 관련 기업이다. 여성벤처협회 하정숙 사무국장은 “최근 여성 창업 증가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두배 정도 증가했다”면서 “인터넷이 여성 창업에 불을 당겼다”고 지적했다. 특히 20대 여성의 창업이 많아진 것도 주목할 만하다.20대 창업으로 주목받는 인물 가운데 베베타운(www. bebetown.co.kr)의 박신영 사장이 있다. 박사장은 KAIST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하고 LG전자 디자인 연구소에 근무하다 지난해 10월 자본금 8천만원을 들고 창업 대열에 뛰어들었다. 베베타운은 임신 육아 및 여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다. 박사장은 “평소 유아 용품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 유아와 여성 관련 사이트를 개설하게 됐다”고 밝히고 “여성으로서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아이템”이라고 말했다. 또 구매력을 가진 여성을 타깃으로 얼마전 오픈한 여성 용품 전문 전자상거래 사이트도 역점 사업중에 하나다. 이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면 그동안 광고에 의존하던 수익구조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7세 이하의 유아 전문 교육 사이트를 개설하기 위해 준비중인 박사장은 아직 미혼이다.웹포러스(www.webforus.co.kr)의 김세은 사장도 20대 여성 벤처 창업 케이스. 이화여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사장은 외국 유학중 사업 아이템을 정하고 지난해 4월 창업했다. 이 회사에서 서비스하는 애드큐(www.adq.co.kr)는 플래시 기법을 이용한 광고 게임 사이트로 가입 회원이 7만명을 상회할 정도다. 기업 광고에 퍼즐맞추기나 틀린그림 찾기 등 요소를 도입해 게임을 즐기기 때문에 광고 효과가 높아 해당 기업에서 관심이 높다. 궁극적으로 유무선에서 이용 가능한 콘텐츠를 제공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김사장은 “수요처에 따라 솔루션을 커스터마이징하는 것도 주요 업무 중에 하나”라며 “이 게임 모듈을 다른 사이트에 제공해 기업의 광고 효과를 높이고 아울러 수익과 연계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 전문가는 아니지만 경영학 전공을 발휘해 보고 싶었다는게 창업 동기중 하나다. 김사장은 새로운 수익모델로 실시간 경매사이트를 구상하고 있다.오랜 직장 경험을 창업의 발판으로 삼은 경우도 많다. 네트워크 장비 및 통신용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인 베리텍의 한미숙 사장은 한국전자통신연구소(ETRI)에서 통신 네트워크 ATM 라우터 등 통신 관련 장비 개발 연구원으로 14년간 근무했다. 지난 1월 대덕 연구단지내 벤처플라자에서 창업한 한사장은 소형 라우터 분야에서 최신 기술을 상품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올 10월경 시제품 출시를 앞두고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한사장은 “우수 인력들이 서울로 빠져 나가는게 지방에서 벤처 기업을 운영하는데 가장 힘든 일”이라면서 “그렇지만 연구소를 중심으로 관련 분야 후배 등 맨파워가 풍부하고 지방의 벤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대덕 단지에 정착했다”고 설명했다. 한사장은 “오랫동안 안정된 연구소 생활에 젖다 보니 에너지가 고갈되는 느낌이었다”면서 “자신을 계발하고 기술적 가치를 찾고자 도전장을 던졌다”고 창업 동기를 밝혔다. 한미숙 사장은 한국전자통신연구소 출신 여성 벤처 1호이기도 하다.오픈아이의 이혜정 사장은 포항제철 정보시스템부 및 포스데이타 SI 사업부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및 데이터베이스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98년12월 인터넷 빌링 시스템 구축과 운영 기술을 바탕으로 오픈아이를 창업했다. 지난해 6월 여성 전용 포털 사이트인 아이지아(www.izia.com)를 개설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미용 전문 보탈사이트(www.beautyround.com)를 7월초 오픈할 예정이다. 이 사이트는 오프라인과의 접목을 시도한 아이템으로 눈여겨 볼 만하다. 전국 8만여 미용실을 대상으로 ASP 사업을 벌이고 미용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전자상거래 시스템도 구축한다. 이사장은 “미용실을 PC방처럼 여성들이 마음놓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사이버 공간으로 적극 활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올해 매출은 30억원을 예상한다.트윈선 코리아(www.twinsun.co.kr)의 김옥례 사장은 특이한 경력으로 주목받는 여성 벤처 기업인이다. 일본의 네트워크 전문 회사인 트윈선 재팬 사장과 결혼해 20년간 일본에 거주하다 한국법인 설립시 대표이사로 취임해 사업을 시작했다. 이 회사는 서버/클라이언트 노하우를 기반으로 인터넷 솔루션을 제공한다. 얼마전 팍스넷에 모의증권게임과 웹프리메일 시스템을 구축했다. 김사장은 “국내 네트워크 기술 발전에 일조를 하고 싶은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또 사이버증권사 설립을 위해 컨소시엄 구성에 주력하고 있으며 트윈선 코리아를 올해안에 일본 모기업에서 독립된 완전 별도 회사로 전환할 계획을 갖고 있다.◆ S/W·DB구축 등 전문분야서도 맹활약홍보대행 업계의 여성 파워는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드림커뮤니케이션의 이지선 사장, 링크인터내셔널의 정혜숙 사장, 뉴스커뮤니케이션의 박수환 사장은 홍보업계의 3대 여걸로 통할 정도다. 이밖에 월드포스팅(www.worldposting.com)의 김은정 사장은 온라인으로 전송된 우편물을 오프라인 체계를 이용해 전달하는 아이디어로 지난 98년12월 창업 대열에 합류했다. 지하철 역무자동화국산화 시스템을 개발한 오토피스엔지니어링의 정희자 사장은 여성벤처협회 회장직도 겸하고 있다.★ 인터뷰 / 김이숙 이코퍼레이션 사장컨설팅 시장 선점·발빠른 전문화 ‘탄탄대로’컨설팅 분야에서 토종 업체가 외국 유명한 컨설팅 회사와 당당히 맞서면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어 화제다. 이코퍼레이션의 김이숙 사장이 바로 그 주인공. 지난해 1월 회사 설립후 1년여만에 6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고속 성장하고 있다. 김사장은 “회사 설립 당시만 해도 국내 업체로 컨설팅 업무를 하는 회사가 없었다”면서 “컨설팅 시장을 선점한 효과가 매우 크다”고 성장 비결을 밝혔다.컨설팅의 중요성에 대해 김사장은 “e-비즈니스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성공할 수 없다”면서 “인터넷 시대에는 컨설팅과 e-비즈니스 교육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김사장은 “컨설팅을 기업 활동의 일부로 생각해야 한다”면서 “컨설팅을 통해 회사가 발전하면 컨설팅 회사도 함께 발전하는 것이 바람직한 모델”이라고 컨설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이코퍼레이션은 컨설팅 업체로는 유일하게 중소기업청 인터넷 창업 지원센터의 보육업무를 맡고 있다. 또 e-CEO 교육 과정에 인터넷 비즈니스 분야의 권위자가 강사진으로 포진한 것도 이 회사 자랑이다. 한편 이코퍼레이션은 얼마전 이충노 컨설턴트를 공동대표로 영입했다. 이코퍼레이션이 전문 컨설팅 업체로 성장하기 위해서라고 김사장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