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곡 무료 다운로드받고 접속자 채팅까지 … 디지털파일 유통 도구 발전 기대

MP3 음악 파일만을 검색해 주고 다운로드와 채팅까지 가능한 ‘냅스터(Napster)’열기가 식을줄 모르고 있다. 냅스터의 원리는 간단하다. MP3 형식의 음악 파일을 갖고 있는 사용자들의 컴퓨터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다시 설명하자면 홍길동과 임꺽정이 각자 컴퓨터에 MP3 음악 파일을 갖고 있다고 하자. 이럴 경우 냅스터를 이용하면 두 사람은 서로의 MP3 음악 파일을 즉시 주고 받을 수 있다. 냅스터가 중간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이다. 서버 용량이 허용되는 한 사용자 연결은 제한이 없다. 냅스터 서버에 접속한 사용자라면 누구든지 자신의 하드디스크에 있는 MP3 음악 파일을 공개하고 또 상대방의 음악 파일도 얼마든지 무료로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불법 MP3 음악 파일 유통 소송중냅스터의 위력적인 성능이 알려지면서 냅스터 홈페이지(www.napster.com)는 이 프로그램을 다운받으려는 네티즌들로 연일 문전 성시를 이룰 정도였다. 순식간에 엄청난 사용자들이 냅스터 서버에 자신의 컴퓨터를 등록했다. 특히 냅스터는 미국 대학가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지지를 받으며 퍼져 나갔다. 거원시스템의 김정균 실장은 “실제로 미국 대학가에서 음반 판매량이 급속히 줄었다”며 “미국 대학의 네트워크는 냅스터에 접속하기 위해 엄청난 과부하가 발생해 일부 대학은 교내에서 이 프로그램 사용을 금할 정도”라고 말했다.냅스터 인기가 날로 높아가자 가뜩이나 불법 MP3 음악 파일 유통으로 신경을 곤두세우던 미국 음반산업협회(RIAA)는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하고 냅스터를 법원에 제소했다. 그러나 냅스터측의 주장은 명백하다. 자신의 회사에 음원을 보유하고 있는게 아니라는 것이다. 즉 검색엔진일 뿐 냅스터에서 MP3 음악 파일을 사용자들에게 직접 제공하고 무료로 판매한 적은 없다는 주장이다. 각자 사용자들끼리 MP3 음악 파일을 주고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냅스터가 수많은 소송에서도 자신들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일관된 논리다.냅스터와 미국 음반협회(RIAA)간의 힘겨루기 싸움은 점차 아티스트간의 싸움으로 번져가는 양상으로 비쳐지고 있다. 유명한 헤비메탈 그룹인 메탈리카는 냅스터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런 반면 냅스터에 지지를 보내는 하드코어 밴드나 힙합 그룹도 늘어나고 있다. 냅스터 지지자들은 음반 업계도 디지털 시대에 적응해 나가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김실장은 “냅스터가 자체적으로 MP3 음악 파일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불법인 것을 알면서 중간에서 매개체 역할을 했다면 당연히 불법”이라는 주장과 함께 “그러나 시대가 변했듯이 음악 파일의 디지털화는 막을 수 없는 대세”라며 “음악 소유자들도 MP3 음악 파일을 양성화시켜 정당한 대가를 통해 구입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당한 MP3 음악 파일 거래 대책 세워야냅스터가 각광받는 이유중의 하나는 채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MP3 음악파일을 다운받거나 노래를 들으면서 현재 접속자와 채팅을 즐길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다. 음악을 좋아하는 마니아들 간에 커뮤니티가 형성될 수 있다. 냅스터에서는 MP3 음악파일을 1백% 다운받을 수 있는 것도 네티즌들에게는 여간 매력적인 요소가 아닐 수 없다. 또 같은 MP3 곡이라도 다운로드 시간과 파일 크기, 사용자 아이디, 접속상태 등이 표시돼 가장 짧은 시간이 걸리는 파일을 선택해 다운받을 수 있다.냅스터를 만든 프로그래머는 올해 19세의 숀 패닝이라는 대학 중퇴생이다. 고등학교 기숙사 생활 도중 룸메이트가 MP3 음악 파일을 찾느라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편하게 MP3 음악 파일을 찾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된 것이다. 그후 이 프로그램의 잠재성을 인정한 벤처 자본가들이 창업 자금을 지원하자 그는 대학(노스웨스턴)을 중퇴하고 지난해 5월 회사를 창업했다.일부에서는 냅스터를 MP3 음악 파일뿐 아니라 영화 비디오 게임 소프트웨어 등 모든 형태의 디지털 파일을 유통시키는 도구로 발전시킬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소리바다(www.soribada.com) 국내 가요 검색·다운·채팅 OK국내도 냅스터와 같이 MP3 음악파일을 검색해 주고 다운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개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소리바다’라는 이 프로그램은 MP3 플레이어 ‘소리통’을 개발했던 양일환, 정환 형제가 만들었다. 지난 5월 서비스 개시 이후 지금까지 약 8만명 이상의 사용자가 다운을 받았으며 하루 동시 접속자가 평균 4천명에 달했다. 소리바다가 냅스터와 다른 것은 한글이 지원된다는 점이다. 냅스터로는 국내 가요 검색이 불가능하지만 소리바다는 한글 검색이 가능해 MP3 형식의 국내 가요를 검색하고 다운받을 수 있다.개발자인 양정환씨는 “소리바다에서 다른 파일의 검색과 공유가 가능하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을 위해 음악 파일만으로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그는 “소리바다의 가능성을 보고 사업적 제휴와 투자 제의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조만간 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소리바다는 방화벽이 설치된 곳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소리바다가 개인들끼리 콘텐츠를 주고 받는 방식이므로 방화벽이 설치된 PC에는 접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소리바다는 또 플레이어 기능이 약하다. 다운을 받을 때만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일단 저장된 음악을 다시 실행하려면 다른 MP3 플레이어를 이용해야 한다. 양정환씨는 “소리바다의 기능 가운데 가장 먼저 보강해야 할 부분이 플레이어 기능”이라며 “현재 프로그램 버전업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소리바다 등장으로 그동안 일부 웹사이트와 FTP서버를 통해 음성적으로 진행되던 MP3 음악 파일 유통에 변혁이 일어날 전망이다. 따라서 저작권 관계자들과의 마찰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