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게임, 시장점유율 1위 기염 … 그룹웨어·ASP·웹라이프 추진, 제2 도약 모색

게임산업이 돈이 된다는 얘기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나 닌텐도의 ‘포케몬스터’가 출시될 때, 게임 마니아들이 새벽부터 상점 앞에 길게 줄을 서는 모습을 보면 이런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 게임시장 규모를 지난해 1천3백억달러에서 올해는 1백% 증가한 2천6백억달러(미국 피시데이터 자료 www.pcdata.com)로 예측하는 등 고성장 산업으로 보고 있다.최근까지도 게임시장에서 호의호식해왔던 업체들은 대부분 미국이나 일본 게임업체들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세계 게임마니아들을 사로잡는 국산게임이 점점 늘고 있다.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만든 ‘리니지 게임’으로 국내 게임산업계의 기린아로 떠오른 엔씨소프트는 온라인 게임으로 세계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포부를 밝혀 투자자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2001년 온라인게임시장 10배 성장게임 시장은 크게 PC, 비디오, 아케이드, 온라인 게임 등 네가지. 일반적으로 게임시장은 PC나 비디오를 이용한 게임이 주류였다. 하지만 최근엔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온라인 게임이 이용자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인터넷 온라인을 기반으로 다중 참여가 가능하고 참가자들에 의해 게임 내용이나 기능이 향상되는 등 역동적인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 게임업체 입장에서도 수익구조를 안정화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일회성 구입으로 끝나는 비디오게임과는 달리 온라인 게임은 매번 인터넷에 접속해야 게임을 시작할 수 있고, 매달 게임업체에 이용료를 지불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LG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 규모가 지난해 2백억원에서 2001년엔 10배가 늘어난 2천억원 규모로 예측된다”고 분석했다.엔씨소프트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요인은 이렇듯 가능성이 보이는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리니지 게임 한 종목만으로 66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시장점유율은 33%에 달한다. PC 게임방에선 온라인 게임을 하는 이용자들중 50%가 리니지 게임을 한다. 시간당 1천~2천원 정도의 저렴한 요금으로 다양한 게임 콘텐츠를 이용하게 했던 것이 PC방을 장악할 수 있었던 성공 포인트. 이런 인기 덕분에 엔씨소프트는 지난 4월 2백만명의 회원을 확보했고 게임 동시접속자수도 4만명을 넘는 등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이런 자신감을 배경으로 엔씨소프트는 코스닥 공모가를 액면가 5백원의 1백40배에 달하는 7만원으로 정했다. 높은 가격대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시장의 관심은 달랐다. 지난 6월13일과 14일 이틀간 90만주를 일반 공모한 결과 청약 경쟁률은 2백39대1. 액면가 5천원 기준으로 70만원짜리 주식을 너도나도 사겠다고 아우성을 쳤다는 얘기다. 엔씨소프트의 주요주주는 김택진 사장(42.1%), 한국투자신탁(6.1%), I&D창업투자(3.03%) 등이다.엔씨소프트는 공모를 통해 모은 자금을 해외 시장 개척에 쓸 계획이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본산인 미국 LA의 산타모니카에 현지법인을 세워 그래픽, 음악, 보안 기술 등을 보완할 방침이다. 게임산업은 각국의 문화적 환경과 밀접하게 연결되기 때문에 현지 파트너를 선정하고 해외 고객들의 성향을 파악, 이에 맞는 게임 콘텐츠를 구성하기 위해서다.리니지 게임의 성공을 바탕으로 후속편 제작도 서두르고 있다. 리니지의 후속편인 ‘리니지Ⅱ’를 개발중에 있고, 여성 사용자를 주타깃으로 하는 ‘You & Me’라는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은 오는 7월부터 상용 서비스에 들어간다. 10대와 20대 남성을 대상으로 ‘제노사이더’란 게임도 오는 9월까지 개발할 계획이다.엔씨소프트는 메일, 게시판, 전자결재 등을 웹에서 통합 운영하는 솔루션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금호그룹, 아시아나항공, 한국전자통신연구소 등에 그룹웨어를 공급해 13억6천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솔루션 판매비중은 17%에 달한다. 제2의 주력사업인 셈이다. 게임사업, 그룹웨어 사업, 그리고 그룹웨어를 인터넷상에서 대여해주고 사용료를 받는 ASP사업과 더불어 엔씨소프트는 엔터테인먼트 포털 사이트인 웹라이프도 추진할 계획이다. 웹라이프란 리니지 게임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재미도 주고 개인의 일정도 관리해주는 서비스다.★ CEO 인터뷰 / 김택진 대표이사"사용자 미치도록 한게 성공 비결”"온라인 게임의 핵심은 사용자들이 게임에 미치도록 하는 접점을 찾아내 개발하는 것입니다.” 지난해 온라인 게임업계를 평정한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사장(34)은 이렇게 성공비결을 귀띔해 주었다. 중독성이 있어야 게임에 몰입하게 되고 유료게임이라도 가입자가 는다는 당연한 발상인 셈이다. 하지만 이런 게임업체의 상업적 목적은 종종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지난 5월말 엔씨소프트는 사업의 성패가 엇갈릴 수 있었던 고비를 맞았다. 코스닥에 등록하기 직전 금융감독위원회가 “리니지의 게임 내용이 폭력적이어서 현실에서도 폭력성이 이어질 수 있다는 민원이 제기돼 통신윤리위원회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며 재심사를 요청하고 나섰기 때문이었다. 정보통신부 게시판에는 “게임하는데 필요한 마법의 반지, 창, 칼, 방패 등 가상의 도구들을 20만~30만원을 주고 구입했다”는 내용의 글들이 올라왔다. 사이버에서 만들어진 가상의 도구들을 현실에서 거래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결국 연소자 적합 판정을 받아 코스닥 등록에 성공했지만 자칫하면 매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온라인 게임의 핵심 기술력은 우리가 보유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용자들이 끊임없이 불편사항을 얘기하고 새로운 기능을 요구하는 것이 게임의 발전으로 이어집니다. 사용자들이 늘 이 게임을 도전의 장으로 인식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인터넷의 발전 방향이 ‘정보공유의 망’에서 ‘재미공유의 망’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확신으로 지난 97년 게임산업에 뛰어든 김사장은 “올해 동시 접속자수 10만명 돌파가 목표다. 이 수치는 비행기가 처음으로 마하를 돌파하는 것처럼 의미있는 일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 목표 달성을 위해 “직원들의 창조력을 펌프질할 생각”이라고 김사장은 말했다.★ 애널리스트 시각 / 온라인 게임 흡인력 커 매출 증가세엔씨소프트의 지난해 총매출액(80억원)중 리니지를 통한 매출이 66억원에 이르러 단일 온라인 게임 타이틀로서는 국내 1위의 시장점유율(33.0%)을 기록했다. 올해 1/4분기 매출은 작년 한해 동안의 매출과 맞먹는 65억원을 달성해 급격한 매출 신장을 나타내고 있다.리니지의 성공 요인을 외부적 요인과 내부적 요인으로 나눠보면, 외부적 요인은 인터넷 인프라의 확충과 불법 복제가 불가능한 과금 체계를 들 수 있다. 온라인 게임의 급격한 성장은 초고속 통신망의 보급과 인터넷 PC 방의 폭발적 증가 등 인프라의 발전에 따른 결과로 볼 수 있다. 과거 PC 게임업체들의 수익성을 저하시켰던 불법 복제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게임 방식은 온라인 게임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내부적 요인은 우수한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송재경 이사 등) 및 게임 기획과 마케팅 능력을 들 수 있다. 송재경 이사는 국내 최초의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를 개발한 장본인이기도 하다.온라인 게임은 영화 산업처럼 흥행에 크게 좌우되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향후 고객의 취향 변동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리니지의 후속 게임들(리니지II, 제노사이더, YOU&ME 등)이 실패할 경우,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위험 요소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왕상·LG투자증권 기업분석2팀 애널리스트 designtimesp=199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