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를 낮추고 30년짜리 장기 상품을 내놓는가 하면, 고객의 사정에 맞춰 대출기간 상환 방법 등을 조정하는 ‘맞춤대출’ 상품도 선보이고 있다."우리 돈 좀 쓰세요.” 요즘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들은 주택담보대출 세일에 여념이 없다. 금리를 낮추고 30년짜리 장기 상품을 내놓는가 하면, 고객의 사정에 맞춰 대출기간 상환 방법 등을 조정하는 ‘맞춤대출’ 상품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각종 수수료를 면제해줘 타 은행의 대출을 끌어오는 방법도 불사한다.회수 안정성이 높고 은행 자기자본비율 산출시 유리하게 계산되기 때문에 은행은 주택담보대출을 선호한다. 외국계 은행이 파격적인 금리를 제시, 국내 소매금융 시장 공략에 나선 것도 대출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대출 금리가 높은 보험권까지 은행 못지 않은 금리를 제시, 금융기관간의 경쟁은 ‘영역’이 없어진 상태다.● 저금리 상품HSBC 와 제일은행 등 국내 은행보다 낮은 코스트로 자금 조달이 가능한 외국계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대출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HSBC는 금리 연8.5%(프라임 레이트 연동, 1개월 변동금리)의 주택 담보 대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 4월 1일부터 판매를 시작, 한달만에 1천5백억원의 실적을 올리는 등 반응이 좋다.제일은행은 지난 12일 최저 연7.89%의 금리를 적용하는 ‘퍼스트 모기지론’을 내놓았다. CD(양도성 예금증서) 연동금리와 프라임 레이트 연동금리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국내 은행중에서는 조흥은행과 기업은행이 최저 연9.0%, 서울은행과 농협이 최저 연 9.25%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제시하고 있다.한편 삼성생명은 보험업계에서는 가장 낮은 금리인 최저 연9.2%의 금리를 제시하는 아파트 담보대출 상품 ‘스피드 아파트대출’을 12일부터 판매하고 있다. 3개월간 한시적으로 내놓는 상품이다. 기준금리는 9.5%로, 9∼10.5%선인 은행 금리와 비교해도 높지 않은 수준이다.● 맞춤형 상품요즘 주택담보대출은 최장 30년까지 대출금을 갚을 수 있는 장기상품이 많다. 또한 서비스로 차별화 하기 위한 아이디어가 속출하고 있다. 농협은 일반 가계자금과 주택구입 자금을 통합, 종신형 맞춤대출 상품인 ‘머니마트’를 10일부터 판매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미 자동차 구매 금액을 대출했는데 추가로 대출이 발생한다면, 기존 대출과 추가대출을 통합해 대출기간이나 상환방법 등을 재조정하는 것이다. 하나은행은 ‘이자 내맘대로 대출’을 지난 12일부터 판매중이다. 매월 지정된 날짜에 이자를 내는 것이 아니라 돈이 생길 때마다 원하는 만큼 이자를 내면 된다. 따라서 연체가 발생하지 않는 효과가 있다.이렇게 요란한 ‘대출세일’은 과연 소비자에게도 실질적인 이익이 될까. 저금리를 내세우는 외국계 은행들은 대출 요건이 까다로운 편이다. HSBC의 경우 담보 가능한 주택을 서울과 부산 및 위성 도시에 위치한 곳으로 제한했다. 또한 은행들이 내세우는 ‘최저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는 고객은 신용평가 최우수자 등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직접 상담을 하러 가면 ‘광고와 다르다’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기존 대출을 다른 은행으로 옮기는 것을 고려할 때는 단순히 금리만을 비교하지 말고 중도상환 수수료와 대출을 옮길 때 발생하는 수수료, 개인의 자금 계획에 알맞는 대출 기간 등을 모두 계산해야 손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