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으로 뭇 여성들을 울린 영화 <편지 designtimesp=19898>는 경강역이란 경기도 가평의 작은 역에서 시작된다. 환유(박신양)와 정인(최진실) 두 사람의 인연이 처음 시작된 곳도, 환유가 죽음을 앞두고 혼자 남을 아내를 생각하며 쓴 편지를 맡겨둔 곳도 바로 이 작은 역이다.인연의 시작이자 끝이 되어 버린 영화속의 작은 역이 요즘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는 소식이다. 하루 평균 10명 안팎이 오르고 내리던 자그마한 시골간이역이 영화 배경으로 소개된 이후인 지난해부터 주말엔 보통 5백~6백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 ‘짱’이다.이처럼 영화나 TV의 배경이 된 장소들이 여행명소가 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독특한 여행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탓이다. 여행이 그저 산천을 휘휘 둘러보는 ‘구경’이 아니라, 그 속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라고 볼 때 영화나 TV 촬영지나 배경지가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영화나 TV 드라마를 즐겨 본 사람들이 배경장소를 찾음으로써 그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보거나 때론 주인공들과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자신의 처지와 동일화 또는 위로받기 위해 배경이 된 장소를 찾아든다는 것이다.경강역의 경우 갓 사랑을 시작한 청춘남녀 커플은 물론 지긋한 나이의 중년 남녀가 홀로 또는 자녀들과 함께 찾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공통점이라면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여행문의는 경기도 가평군 문화공보실.(0356-582-2684)TV드라마의 인기와 더불어 그 배경으로 속칭 ‘뜨고’ 있는 곳이 경남 밀양의 얼음골이다. ‘허준’(MBC)이 사극으로선 드물게 시청률 60% 이상을 기록하고, 동호인까지 만들어 지는 등 히트를 치면서 허준이 스승 유의태를 해부한 장소인 밀양 얼음골이 여행장소로도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이다. 밀양 얼음골은 여름에도 얼음이 얼고 손이 시릴 정도로 찬바람이 부는 등 자연계의 신비로 인해 여름여행지로 자주 추천을 받던 곳. 이런 자연계의 신비가 드라마의 인기와 맞물리면서 ‘꼭 가봐야 할 곳’으로 자리잡게 된 셈이다. 문의는 밀양시 관광과.(0527-352-7201)KBS의 대하 역사드라마 ‘태조왕건’ 촬영지인 경북 문경시 새재도립공원은 아예 여행지로 집중 육성되고 있는 곳. 새재도립공원내 2만여평에 백제왕궁과 고려왕궁을 비롯해 기와집 41동, 초가 40동, 저잣거리 등이 꾸며져 있어 역사 교육장으로 활용도가 높다. 주말 평균 2만여명의 관광객을 맞으며 ‘왕건특수’를 누리고 있는 문경시측은 이 촬영장을 문경의 대표적인 여행지로 보존할 계획이다. 문의는 문경시 문화관광과.(0581-550-6393)이와함께 역시 같은 드라마의 해상촬영장으로 쓰이고 있는 충북 제천의 충주호 주변(금성면 성내리)도 인기 만점. 해상촬영장은 왕건이 직접 해상무역을 했다는 왕건 무역선을 비롯한 선박 4척과 초가 20동, 기와·망루·수군관아 등을 갖추고 있다. 문의는 제천시 관광과(0443-645-7101).문경·제천의 태조왕건 촬영장은 아직도 한달에 한두번꼴로 촬영이 진행중이라 잘만하면 탤런트들의 촬영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는 잇점도 있다.이밖에 ‘모래시계’의 주요 배경으로 등장했던 정동진역, 서편제의 촬영지였던 청산도도 여행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