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andy Komisar지음/Harvard Business School Press/192쪽/2000년/$22.5

뛰어나다는 말이 오히려 일상적이고 평범하게 들리는 ‘실리콘 밸리’. 오늘도 신흥 부자들과 야망으로 똘똘 뭉친 젊은 사업가들이 숨돌릴 틈도 없이 최고의 성공을 위해 달리고 있는 곳. 언제부터인지 단순한 행정 구역이 아니라 최첨단 기술과 고부가가치 기업들의 집합소를 지칭하는 고유 명사가 돼버린 실리콘 밸리. 지금 실리콘 밸리는 전세계에 벤처 열풍을 몰고 온 진원지로, 성공 신화의 단골 메뉴로 각종 매체의 주목을 받고 있다.그런데 실리콘 밸리에 왜 어울리지도 않는 수도승이 나타났을까? 그리고 그 수도승이 실리콘 밸리 사람들과 실리콘 밸리 입성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어떤 수수께끼를 던졌을까? Randy Komisar가 저술한 에는 아쉽게도 진짜 수도승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왠지 수도승의 냄새가 난다. 왜냐하면 삶과 일에 대한 통찰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그 진리란 바로 삶과 일이다. 이 지금까지 우리가 봐 온 실리콘 밸리 관련 책들과 다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이 책에서는 전형적인 성공 모델을 그다지 강조하지 않는다. 오히려 생동감 있는 무언가를 이야기한다. 창업에서부터 벤처캐피털, 기획안 작성 및 수정에 이르기까지 실리콘 밸리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거기에는 저자가 일관되게 주장하는 무언가가 있다. 바로 자신의 열정과 삶, 그리고 일의 조화다. 삶이 있기에 일하는 것이지 삶을 희생하면서까지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저자는 말한다. “우리가 어떤 목표를 위해 일하고 그것을 성취했을 때, 그 보상은 바로 그것을 이루기 위해 걸어온 여정 자체다.” 길을 걷는 동안 수십억달러를 벌었다면 물론 좋은 일이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자신을 기꺼이 내던질 수 있는 무언가를 위해 열정적으로 사는 일일 게다. 앞만 보고 무작정 달려가는 사람들,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보다는 돈에 더 흔들리는 사람들, 본연의 삶에 충실하기보다는 성공에 집착하는 사람들. 이렇듯 세속적 욕망이 만연한 사회에서 한번쯤 수도승처럼 자신의 삶을 깊숙이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