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입채권 확인후 운용사 잘 선택하면 장부가펀드보다 고수익 올릴 수 있어

채권시가평가(marking to market) 본격시행으로 투자자의 불안감이 높다. 채권은 주식과 달리 만기와 이자율이 정해져 있다. 따라서 만기까지 보유하면 약정된 원리금을 받을 수 있다.문제는 만기 이전에 채권을 팔 경우. 지금까지는 만기 이전에 팔아도 당초 약정한 금리를 안분해서 채권값을 쳐줬다. 7월부터는 거래당일 시장에서 평가하는 가격으로 채권값을 평가해준다는 것이다. 즉 금리가 오른 날에는 채권을 싸게 팔아야 하고 금리가 내린 날에는 채권값을 비싸게 쳐준다는 것이다.(채권금리와 채권가격은 반대방향으로 움직임)현재 투자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시가평가에 따라 채권형상품에서도 원금손실을 볼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점. 그러나 금리변동 때문에 채권형상품에서 원금손실이 나기는 극히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6개월짜리 채권형수익증권을 예로 들어보자. 현재 금리가 10%이고 채권편입비율이 70%, 편입채권의 평균만기가 1년일 경우 시중금리가 연 22% 이상 상승해야만 이론상 원금손해가 날 수 있다. 그러나 시중금리가 연 22% 이상 오르는 것은 IMF와 같은 경제위기일 때나 가능하다. 또 금리가 오르면 채권값이 떨어지더라도 재투자수익은 올라간다. 채권의 경과이자가 누적되고 이자로 받은 현금은 채권에 재투자하기 때문이다.물론 편입채권 대다수가 부도가 나는 극단적 경우라면 원본손실이 나게 된다. 그러나 대우사태와 현대사태 등을 경험한 국내투신사들이 이제는 수익률이 조금 낮더라도 안전한 국공채와 우량회사채 위주로 편입하는 추세인데다 외부감사등 감시기능이 강화돼 부실채권에 의한 위험도 종전보다 낮아졌다. 다만 편입채권의 신용등급에 대해서는 투자자가 가입시점에 면밀히 살펴야만 한다.결론적으로 채권시가평가제에 대해서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대표는 “편입채권을 확인해보고 적절한 운용사를 선택한다면 오히려 기존의 장부가펀드보다 안정적으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이미 지난 98년11월15일 이후에 설정된 신규 채권형펀드 가운데에는 시가평가형펀드가 절반을 넘는다. 한국투자신탁의 경우 시가평가형펀드의 경우 실현수익률이 10% 내외로 장부가펀드(평균 8%)보다도 2%포인트 가량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황보 영옥 채권운용1팀장) 황보팀장은 이같은 이유로 “기존의 장부가형펀드에 가입한 고객이라도 고수익을 기대한다면 시가펀드로 바꿔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한국펀드평가가 1백억원 이상 규모로 현재 운용중인 시가평가공사채의 실현수익률을 조사한 결과도 시가평가상품의 수익률이 지표수익률보다 높다.(표1 참조) 현재 대부분의 투신사들이 1년만기형 시가평가형 채권상품에 대해서는 연 10% 정도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따라서 포트폴리오에서 주식보다 안전하고 현금성자산보다 고수익을 원하는 여유자금의 투자처로는 채권시가형펀드가 가장 적합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 경우에도 투자자의 성향과 금리 추이, 운용사의 운용능력 등을 따져보고 다음과 같은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첫째, 금리 추이를 봐가면서 가입시점을 선택한다. 가장 좋은 것은 중장기 금리가 하향안정될 것으로 전망될 때이다.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 이자수입 외에 채권매매를 통해 평가이익을 낼 수 있어 더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둘째, 자신의 성향에 맞는 상품을 선택한다. 예를 들어, 안정적 성향의 투자자는 단기채권형펀드나 안정형상품에 투자한다.안정형상품은 펀드의 만기와 채권의 만기를 일치(듀레이션일치)시킨 상품이다. 예를 들어, 6개월짜리 상품에는 만기가 6개월이나 1년 미만으로 남은 채권을 주로 편입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시중금리 변동에 상관없이 일정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금리 위험 감수, 고수익 원하면 성장형 가입수익률을 다소 낮추더라도 “안정형으로 운용되는 6개월짜리 시가평가형펀드라면 현재 8.5%에서 8.7% 정도의 수익달성이 가능하다”고 현대투신 신동휘영업전략팀과장은 설명한다.금리변동의 위험을 감수하고 보다 고수익을 원한다면 성장형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이 상품은 금리하락기에는 펀드의 만기와 자산의 만기 차이(missmatching)를 통해 시세차익과 이자수익을 내고 금리상승기에는 금리선물매도 단기채 중심의 교체매매 등 활발한 매매로 수익률을 높이는 상품이다. 이 경우에도 “부실채권만 편입돼 있지 않다면 주식형펀드와는 달리 자산구조상 원금보전이 가능하다”고 김용범 삼성투신운용 채권영업팀장은 설명한다.셋째, 투명성이 확보되고 편입채권간에 편출입매매를 하지 않는 건전한 운용사를 선택해야 한다. 인터넷 등을 통해 투자자가 수시로 펀드의 수익률을 확인해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곳이라면 더욱 좋다.넷째, 편입채권의 투자등급을 살펴야한다. 부도위험이 없는 국공채와 우량회사채를 편입하는지 편입채권의 최저등급이 어떤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어찌됐거나 시가평가펀드는 7월부터는 부도나는 날부터 당장 손실로 처리해야 한다. 투자자들로서는 편입채권이 우량 채권인지 투기등급 채권인지 더욱 면밀히 살펴야 하는 셈이다.다섯째, 운용사의 최근 운용성과와 운용진의 역량을 확인해야 한다. 시가평가하에서는 채권의 매매를 통한 자본이득과 금리선물을 이용한 헤지전략에 따라 채권수익률이 달라진다. 따라서 시가평가상품의 운용성과와 운용팀의 역량이 중요해진다. 장부가형채권상품 운용에 익숙한 기존 채권펀드매니저들의 과거 운용성적만을 보고 선택해서는 곤란하다.★ 채권시가평가와 장부가평가의 차이금리 변동 따라 실제가치 변화채권시가평가제는 펀드에 편입된 채권을 매일 매일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으로 평가하는 제도이다. 종전에 매입한 가격에 미리 정해진 이자를 더해 채권가격을 결정하는 ‘장부가평가’와 대비되는 개념이다. 금리변동이나 해당 기업의 신용도에 변화가 생기면 채권의 실제가치도 달라진다.예를 들어, 1년만기 1천만원짜리 국고채를 연리 10%로 지금 산다면 9백만원에 살 수 있다. 그런데 만약 6개월이 지나 시장에 내다판다면 6개월분 이자를 빼고 9백50만원을 받아야 한다. 시중금리수준이 채권을 산 시점과 같다면 그렇다.그러나 금리가 6개월전 채권발행 당시보다 크게 올라 20%가 됐다고 본다면 사정이 달라진다. 6개월 후 5%의 이자밖에 보장되지 않는 채권을 살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만약 산다면 6개월치 이자분 10%(95만원)를 뺀 9백5만원에야 거래가 형성될 것이다. 장부가평가로는 이 채권의 매입 후 6개월째의 가격이 9백50만원이지만 시가평가제에 따르면 9백5만원이 이 채권의 시장가격이다.채권시가평가는 펀드에 편입된 자산에 대한 엄격한 감시와 통제로 자산운용의 투명성을 제고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장부가평가제도에서는 투기등급이나 부실채권의 편출입 등으로 투자자보호에 문제가 있었지만 투명성 확보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장부가펀드와 달리 시가평가펀드의 경우 금리변동에 대한 위험노출을 회피하기 위해 장부가펀드에서는 불가능했던 금리선물헤지가 가능하다는 것도 차이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