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GHz 프로세서 선제 공격 … 인텔 “인터넷 회사 변신에 주력” 여유

1GHz의 CPU가 출시되면서 인텔과 AMD의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1기가(GHz)의 포문을 먼저 연 곳은 AMD. AMD는 이를 계기로 인텔 아성을 공략하기 위해 전열을 재정비했다.AMD가 대표선수로 내세운 제품은 듀론(Duron)과 모습을 새롭게 변신시킨 신형 애슬론(Athlon) 프로세서 시리즈다. 특히 듀론은 인텔의 저가형 CPU인 셀러론에 대항하기 위해 만든 전략 상품이어서 주목받고 있다.듀론 시리즈는 7백MHz, 6백50MHz, 6백MHz의 3가지로 시스템 버스, 캐시 용량 등 셀러론보다 앞선 성능을 갖는다는게 AMD측 주장이다. 듀론의 등장은 셀러론 프로세서로 대표되던 저가 보급형 PC 시장에 있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지난 6월28일 선보인 신형 애슬론 프로세서는 고성능 데스크톱 워크스테이션 서버를 겨냥한 제품이다. 애슬론 프로세서는 인텔의 펜티엄 III에 대항하기 위해 지난해 8월 내놓은 프로세서다. 이 제품에는 1GHz를 포함해 9백50MHz, 9백MHz, 8백50MHz, 8백MHz 그리고 7백50MHz 등 6종류가 있다. 이번에 새로 발표한 신형 애슬론은 기존 제품과 달리 코어 내부에 1백28K L1 캐시와 2백56K L2 캐시 메모리를 내장해 전체 시스템을 향상시키는데 초점을 맞췄다. 기존 애슬론은 캐시 메모리가 코어 가까이에 위치해 성능 향상에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었다. 그것은 코어와 캐시 메모리 간의 타이밍 불일치다.그러나 신형 애슬론은 캐시 메모리를 코어 위에 장착시켜 타이밍 불일치 문제를 해결해 CPU 클럭이 떨어지는 현상을 없앴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듀론 또한 신형 애슬론과 동일한 코어 구조를 갖고 있어 시장에서 영향력이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마케팅 정책도 그동안 소극적인 자세에서 탈피해 공격적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AMD코리아는 국내에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각 대학을 순회하며 ‘마이드림 애슬론 1GHz PC’ 행사를 개최하고 매체 광고도 적극적으로 실시한다. 또 AMD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만을 생산하는 PC 제조업체에 대한 마케팅 홍보를 지원하는 채널마케팅에도 역점을 둘 방침이다.또한 공동 마케팅 활동 외에도 파워 유저를 위한 세미나, PC조립 DIY 이벤트 등 행사를 펼친다는 계획이다. AMD코리아 마케팅팀 남인숙차장은 “성능이 경쟁사 제품보다 좋기 때문에 시장 전망이 밝은 편”이라며 “경쟁을 통해 소비자의 선택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AMD코리아는 지난해 5% 정도였던 국내 시장 점유율을 이미 상반기 10%대로 끌어 올린바 있으며 올해안에 20%의 점유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텔, 무선인터넷 분야 강화 전략인텔은 전세계 CPU 시장의 85% 이상을 석권한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대 회사다. 최근 AMD가 먼저 1GHz CPU를 발표하고 유명 PC 제조업체들이 반인텔을 표방하고 나섰지만 여전히 성능이나 인지도에서 ‘CPU하면 인텔’이라는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인텔코리아의 권명숙 마케팅 본부장은 “인텔은 특정 제품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책을 세우지 않는다는게 기본 방침”이라며 “소비자들이 PC를 활용하는데 있어 인텔이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 “펜티엄III 발표 이후 인터넷 환경에 적합한 마케팅 정책을 펼치는게 기본 전략”이라고 설명했다.인텔은 인터넷 시대에 맞춰 인터넷 회사로의 변신을 서두르면서 인터넷 단말기 ‘닷컴 스테이션(Dot.Station)’을 발표했다. 올 하반기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는 이 단말기는 셀러론을 탑재하고 운영체제는 윈도대신 리눅스를 채택했다. 웹사이트 검색과 e-메일 스케줄 관리 등 인터넷 접속에 필요한 기본 프로그램을 내장해 판매할 예정이다.인텔은 셀러론 제품에 0.18 마이크로 기술을 채택한 신형 셀러론을 발표해 저가 보급형 CPU 시장에서 위치를 확고히 구축하고 있다. 0.18 마이크로 기술은 펜티엄 III에만 적용된 기술로 셀러론은 지금까지 0.25 마이크로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그리고 아이테니엄(Itanium)이라는 64비트 고성능 서버용 프로세서를 생산해 기업 e-비즈니스 환경 기반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인텔의 변화된 모습 가운데 주목할 부분이 모바일폰 PDA 등 이동통신 기기에 필요한 핵심 칩을 제공해 무선 인터넷 분야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인텔은 이미 이동전화의 주요 부품인 플래시 메모리와 관련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생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스라엘의 CDMA 칩 제조회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또한 허브 라우터 LAN카드 등 네트워크 관련 장비를 생산해 네트워크 분야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지난 6월30일 인텔은 코드명 윌라멧(Willamette)으로 알려진 차세대 데스크톱용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정식 명칭을 ‘펜티엄4’로 확정 발표했다. 펜티엄4 제품은 1.5GHz 프로세서로 올해 하반기에 본격 생산될 예정인데 기존 펜티엄III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설계됐다.◆ 노트북PC 전용 프로세서 경쟁도 치열노트북PC 전용 프로세서 경쟁도 치열하다. 인텔은 지난 6월21일 노트북PC 전용 CPU 5종류를 발표한 바 있다. 소비자들이 노트북PC 성능에 관심을 갖는 부분 가운데 하나가 배터리 수명과 발열 문제다. 인텔과 AMD는 노트북PC 전용 프로세서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해 왔다. 인텔이 내세운 것은 ‘스피드스텝(SpeedStep)’ 기술이다. 스피드스텝은 평균 소비 전력이 1와트 미만인 프로세서로 전원 공급이 차단됐을 때 자동적으로 CPU 클럭 속도를 10% 정도 낮춰 배터리 수명을 연장해 준다. AMD의 노트북PC 전용 CPU는 AMD K6 III+와 AMD K6 2+ 로 ‘파워나우(Power Now)’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이 기술은 단순한 연산 처리에 있어서는 소비 전력을 적게 하고 멀티미디어를 비롯한 집약적인 애플리케이션 사용시에는 고성능 모드로 작동하는 등 데이터에 따라 클럭 스피드가 2백~5백MHz로 적절히 변화해 배터리 수명을 조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