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협착이나 식도암 등 식도가 좁아지는 질환 없이 식도가 정상적인데도 음식을 잘 삼키지 못하고 토하는 병이 식도이완 불능증이다.위와 경계부위인 식도의 맨 밑에는 ‘오물치기’ 근육이 있어 씹어 삼킨 음식이 내려오면 때에 맞춰 근육이 이완되어 음식을 위로 내려보내는 기능을 한다. 그러나 음식을 삼켰을 때 이 근육이 이완되지 않고 계속 조인 상태로 있으면 음식이 위로 내려가지 못해 음식을 먹을 수 없게 된다.이 병이 있으면 식도 자체의 연동운동도 소실되어 식도의 컨베이어벨트 기능이 없어지기 때문에 음식을 삼키기가 더 힘들게 된다.20~40대의 젊은 사람들에게 많이 생기는 이 병은 식도 근육층 안에 있는 신경다발이 없어져 생기지만 직접적인 원인은 아직 잘 모른다. 브라질 등에서는 트리파노마크루지라는 기생충 감염 때문에 생기는 샤가스병이 만연되어 있는데 이때 식도이완 불능증이 나타난다. 샤가스병에서는 식도이완 불능증에 의한 거대식도 외에도 요관이 늘어난 거대뇨관, 장이 늘어나 커진 거대결장 등을 동반해 환자의 몸은 엉망진창이 되고 만다.이 기생충에 감염된지 수년 후에나 이 병이 생기기 때문에 남미 이외의 다른 나라에서 생긴 식도이완 불능증은 정체를 잘 모르는 어떤 독성물질이나 병원성 생물체의 감염 후에 생기는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대개 식도협착이나 식도암은 처음에는 밥 등 고형 음식이 잘 안 내려가다가 차차 유동식도 삼키기 힘들게 되고 결국 식도 안이 완전히 막혀 물도 삼키기 어렵게 된다. 그러나 식도이완 불능증은 처음부터 고형 음식뿐 아니라 물도 삼키기 힘들게 된다.음식을 삼키기 힘든 연하곤란 증상은 긴장하거나 서둘러 식사할 때 악화되기 쉽고 술을 먹거나 음식이 걸렸을 때 몸을 뒤로 젖혀 몸을 터는 듯한 움직임을 하면 풀리는 수가 많다. 때로 음식을 삼킬 때 식도가 경련을 일으켜 심한 흉통을 일으키기도 한다. 쌀자루처럼 늘어난 식도에 내려가지 않고 있었던 음식물이 자는 도중 입으로 역류되어 잠을 깨게 되는 경우가 많다. 간혹은 역류되던 음식물이 폐로 들어가 폐렴을 일으켜 환자를 힘들게 하는 수도 있다.이 병은 그리 흔하지는 않지만 식도 내시경 검사로는 식도 안에 음식이 고여 있는 것외에는 이상이 없어 보이고, 증상이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기 때문에 신경성이나 꾀병으로 오해받아 오랫동안 고생을 하는 수가 많다.식도 X선 검사를 해보면 식도가 쌀자루처럼 늘어나 있고 하단부가 새의 부리 모양으로 좁아져있어 경험 있는 방사선과 의사라면 식도이완 불능증인지 쉽게 알 수 있지만 그래도 식도 내시경으로 식도협착이나 식도암은 아닌지를 감별 진단해야 한다. 최근에는 식도 압력을 측정할 수 있는 기구가 있어 이 병인지 정확히 진단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이 병은 예방법이 없지만 정확히 진단만하면 쉽게 고칠 수 있다. 내시경을 보면서 식도와 위의 경계 부위에 풍선을 넣고 밖에서 공기를 불어넣어 이상있는 오물치기 근육을 절개하는데, 환자의 대부분은 1주일 안에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최근에는 내시경을 이용해 하부식도 괄약근 부위에 근육을 마비시킬 수 있는 보툴리눔 독소를 주사하면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02) 760-2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