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다. 휴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일주일 정도.모처럼의 특별한 시간을 위해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떠날 멋진 데스티네이션을 찾아보자.4박5일 또는 5박 6일 정도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는 아름다운 장소들.도시에선 이국적인 문명의 분위기를 느껴보고 휴양지에선 자연의 생생한 느낌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곳. 그래서 우리는 이곳으로 간다.◆ 마리아나 제도(Mariana lslands)김포공항을 이륙해서 딱 4시간이면 남태평양 한가운데에 모여있는 섬에 다다를 수 있다. 오래전부터 허니문 여행지로 각광을 받아온 사이판, 괌이 있는 마리아나 제도가 그곳인데 실제로 두 섬 이외에도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섬들이 많다.일상에서의 탈출을 원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름조차 생소한 섬, 티니안과 로타로의 여행을 권한다. 경비행기로 사이판에서 10분이면 도착하는 곳이 티니안이고 괌에서 30분이면 도착하는 곳에 로타가 있다. 자연과의 친화력을 발휘해 언제든 우리들의 지친 영혼을 달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들 섬이다.● 티니안 섬(Tinian Island)사이판의 제일 높은 타포초산에서 눈위에 손을 얹고 바다 너머 아래를 내려다보면 길쭉하게 생긴 섬이 하나 보인다. 티니안이다. 오래전 참치선단이 들끓을 때만 해도 각국에서 몰려온 선원들로 활기찬 움직임이 가득하던 곳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움직임을 멈춘 듯 조용하기만 한 섬이다. 섬안에는 택시와 버스같은 대중교통수단이 없기 때문에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렌터카를 이용하거나 아니면 미리 예약해놓은 호텔의 송영버스를 타고 마을로 진입해야 한다.이 섬은 제 2차 세계 대전을 종식시킨 히로시마 원폭투하비행기가 처음 출격했던 장소로 유명한데 그만큼 전쟁의 흔적이 여러곳에서 찾아진다. 우리나라와는 일본의 강제징용에 의해 끌려온 한국인들의 2, 3세가 살고 있어서 특별한 인연이 있는 섬이기도 하다. 그래서 중심마을인 산호세에는 한국인 위령탑이 세워져 있고 삐뚤빼뚤한 글씨로 한인교회라고 쓴 작은 교회가 자리잡고 있다. 일본인보다는 동병상련이라서 그럴까, 한국인교포와 더 사이좋게 산다는 이곳 차모로 원주민들은 전체적으로 원만하고 천성이 낙천적이어서 관광객들에게도 상냥하게 응대해준다.넉넉한 인심에 항상 웃는 낯의 원주민. 티니안에서 꼭 가봐야 할 곳 중 하나는 별모래 해안과 바다분수 블루홀(Blow hole). 별모래해안은 정말 모래가 별의 모양을 하고 있어서 관광객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모래사장으로 여기 원주민들의 전설에 따르면 신혼부부가 큰 별모래를 찾아내면 첫 아들을 낳는다고 한다.그래서 그런지 이곳을 들르는 신혼부부들마다 머리를 쭈그리고 앉아 모래를 헤집는 일이 많다. 또 바다분수는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해안의 바위에 구멍이 뚫려 있어 파도가 칠 때마다 구멍으로 바닷물이 솟아 올라 절경을 이루는 곳으로 분수의 높이는 파도의 세기에 따라 달라지는데 하늘로 치솟아 오른 물줄기의 퍼짐 끝에 무지개가 걸려 절로 탄성이 나오는 곳이기도 하다.일반관광외에 티니안을 더 가깝게 느끼는 방법은 바로 바다로 나아가는 것. 모터보트를 타고 몇km를 나가도 수심이 얕고 보트 옆으로 휙휙 날아가는 날치떼 모습, 운이 좋으면 두둥실 떠다니는 거북이 등도 시선끝에 잡힐 수 있다. 너무나 투명해서 바다 아래까지 훤히 들여다 보이는 에메랄드빛 바다는 각종 수상스포츠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어린이들을 동반한 가족들을 위해 스노클링장비를 대여해주고 간단하게 강습하는 곳도 있어서 바다놀이(?)의 즐거움을 생생히 느낄 수 있다.● 로타( ROTA ISLAND)로타도 그다지 큰 섬이 아니다. 북마리아나 ‘최고의’ ‘최대의’란 수식어를 달만한 몇가지 볼거리가 있고 다이버들을 위한 천국이란 닉네임을 갖고 있어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이곳 역시 티니안처럼 대중교통수단이 없어서 렌터카를 이용해야 하고 섬안에 있는 여행사에 신청해서 사전에 차량을 수배받을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고급리조트와 호텔이 들어서 있어서 삭막한 느낌보다는 따로 뚝 떼어놓고 손님을 맞는 섬특유의 파라다이스적 기질이 넘치는 곳이기도 하다.우선, 로타에서 가장 고급스런 로타 리조트&컨트리클럽은 멀리 필리핀해의 화려한 석양을 바라보며 골프를 즐길 수 있게 만들어진 18홀의 코스와 스위트룸 형식으로 이루어진 별채식 방갈로로 유명하다. 수영장 옆에서 맛있기로 이름난 차모로 바비큐를 즐길 수 있게 되어 있고 어딘지 아프리카 느낌이 나는 클럽하우스의 모습은 숨가쁜 일상으로부터 탈출한 사람들에게 그림같은 환영을 제공해준다. 하지만 만약 왕성한 호기심(?)과 충동때문에 이런 분위기에 지루함과 따분함을 느낀다면 로타유일의 마을인 송송빌리지로의 진출을 권한다.마을회당과 교회, 민속촌, 해변을 낀 바비큐장소 등이 길을 따라 연이어 있고 통가통가 카페나 디스코텍 등도 찾을 수 있다. 또 차모로식으로 지어진 방갈로풍의 코코넛빌리지는 삐걱거리는 마룻바닥위를 걸으면서 자연과의 친화력을 발휘할 수 있는 독특한 호텔로 오래전부터 다른 섬 주민들에게도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이다.로타에는 어떤 곳이 유명한 곳일까? 앞서 언급한 것처럼 북마리아나제도에서 로타만의 유일한 명소가 있다면 그건 바로 스위밍 홀(Sw@@ming Hole)이다. 마리아나 제도에서 제일 긴 테테토비치의 북쪽에 있는 이곳은 천연 해수욕장이다. 바닷물이 빙 둘러친 바위위를 넘어 들어와 물을 채운 수영장 모습이어서 그런 이름이 덧붙여졌다고 한다. 아무튼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여기는 사람들로 항상 붐비는데 파도도 없이 바닷물을 즐길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백미터를 앞으로 나아가도 일정한 수심을 갖는 테테토비치의 경우엔 수영을 못하는 사람이라도 걸어서 바다를 다닐 수 있고 또 자세히 들여다 보면 무릎을 스쳐지나가는 물고기떼 때문에 즐거운 비명을 지를 수도 있다. 재미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특별히 로타를 탐내는 관광객들이 있다면 바로 다이버들이다. 오래전 우연히 이 섬을 들렀다가 그만 바닷속 경치에 마음이 뺐겨 아예 눌러살게 되었다는 마이클이란 사람은 다이브로타란 이름을 가진 다이브숍을 냈는데 그게 벌써 10년째라고 한다. 일년에 한국인들도 약 20~30명씩 몰려와 바다를 휘젓고 돌아간다. 그러나 아직은 관광객 대부분이 일본인들이다. 로타는 투명도가 높고 산호초와 전쟁때 침몰된 군함, 수중동굴,신기한 열대어 등등 볼 것이 많아서 다이브 최적지로 손꼽히고 있다. 북마리아나 관광청 (02)739-1571◆ 말레이시아전체 면적은 한반도의 약 1.5배. 적도 가까이의 열대 몬순 지대에 있기 때문에 1년 내내 우리 나라의 한 여름같은 기후가 이어진다. 서울에서 비행기로 6시간이면 도착하는 이곳의 수도는 콸라룸푸르. 우리나라보다 약 10년 정도 발전이 늦어진 도시지만 ‘하늘을 헤친다’라는 표현을 쓸 만큼 도시 이곳 저곳에서 고층 빌딩들이 한창 건설중이다.● 콸라룸푸르대개 말레이시아 여행의 매력을 꼽으라면 네가지를 짚을 수 있는데 하나는 아라비아풍의 건물, 둘째는 복합민족의 생활 모습, 셋째는 미각을 돋우는 남방 요리, 넷째는 쇼핑이다. 그 모든 것들을 두루 섭렵할 수 있는 장소는 당연히 수도인 콸라룸푸르. 말레이시아를 처음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도시의 공항보다는 이곳에 있는 공항에서 도시로의 진입을 시작하는게 좋다.콸라룸푸르는 켈랑천과 곰박천이 합류해 ‘흙탕의 하구’란 별명이 붙은 도시로 1857년에 주석이 발견되면서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로 발전해 왔다. 이곳 사람들은 그냥 KL이란 약칭으로 부르는데 ‘정원 속의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 지금은 무어식 건축물과 초현대적 빌딩 숲이 마치 복합민족의 전통과 풍속을 보여주는 것 같은 모습을 띠고 있다.대부분의 시내 관광 코스가 그렇듯 이곳에서도 들러야 할 국립 박물관과 국립 미술관이 있다. 박물관은 붉은 지붕과 흰 벽의 말레이풍 건물로 말레이시아의 역사, 문화, 자연, 풍속 등의 자료를 전시하는데 역대 왕들의 초상화와 행적 등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또 중앙역 앞의 미술관은 옛 호텔을 개조한 현대적인 건물로 말레이시아출신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시내 중심가에서의 관광이 끝나면 발길을 약가 외곽으로 돌려보자. 몇군데 놓치지 않고 가봐야 할 곳들을 꼽아보면 켈랑천과 곰박천의 합류점에 1909년 세워진 회교사원, 마스지드 자메(백악의 돔과 섬세한 첨탑, 고전적인 건축물로 콸라룸푸르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원이다), 차이나 타운, 메르데카 경기장, 나비 농장, 주석공장, 바투동굴 등을 꼽을 수 있다.그중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제일 많이 방문하는 곳은 바투 동굴과 주석공장. 바투 동굴은 시가지 북쪽 13km지점에 있는 종유동굴인데 가장 큰 동굴은 내부의 천장 높이가 1백12m나 된다. 약 1백20년 전 존재조차 알려지지 않았던 이 동굴이 발견된 때는 1878년. 동굴 입구까지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고뇌의 숫자라는 2백72개의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야 하며 올라가는 내내 계단 옆에서 사람들에게 먹이를 얻어 먹는 수많은 야생 원숭이들, 비둘기들을 볼 수 있고 내부 천장에 매달린 박쥐도 눈에 띈다.● 주변섬들도시에서의 긴장과 여행의 피로함을 씻기 위해 방향을 돌려 외곽 지역으로 나간다면 단연 페낭과 랑카위같은 주변섬들을 꼽을 수 있다. 특히 페낭은 국제적인 휴양지로 우리나라로 치면 제주도라고나 할까? 아무튼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이 섬에 갖는 애정과 관심은 상당히 각별한 것 같다. ‘동양의 진주’, ‘인도양의 에메랄드’ 등 애칭도 많은데 말레이 반도의 중앙과 서해안 인도양 위의 섬이다. 동서 15km, 남북 24km의 길이를 가진 이섬은 잘 살펴보면 마치 가오리처럼 넓적한데 여러 가지 방법으로 육지에서 접근할 수 있다. 특히 1985년 현대가 만든 페낭 대교를 통해서도 갈 수 있는데 섬의 중심지는 주도인 인구 50만의 조지타운으로 말레이시아 최대의 주석,고무의 수출항이다.페낭에선 특별히 어떤 곳을 방문한다기 보다는 호텔이나 리조트를 중심으로 다양한 해양스포츠를 즐기고 반나절 정도를 할애해 근처의 랑카위 섬을 방문해보는게 좋다.또 그도 아니면 완벽한 태양과 바람, 수심이 얕은 맑은 바다를 그대로 앞에 놓고 데크체어에 앉아 즐기는 것도 진짜 휴가를 보내는 방법이다. 이 섬에서는 구명 조끼와 스노클링 장비를 끼고 열대어들을 내려다본다든지, 아님 좀더 모험심을 발휘해서 잠수 장비를 갖추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바다밑으로 내려가보는 것도 좋고 또 저 섬에서는 식탁 주위에 돌아다니는 사슴들에게 수박을 건네주며 준비된 바비큐요리를 맛본다든지 또 저기 멀리 떨어진 섬에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맑은 바다에 몸을 담그고 해변까지 몰려오는 열대어들에게 먹이를 주고 --어린 상어들도 다가온다-- 수영을 할 수 있다.대부분의 섬들이 무인도이고 또 페낭 주 정부에서 엄격히 취사를 금하기 때문에 1백% 완벽한 자연 환경을 느낄 수 있다. 또 페낭에는 대부분의 호텔들이 외국 관광객들을 중심으로 프로그램과 오락시설이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낮동안의 시내 관광을 마치고 돌아와선 호텔의 다양한 부대 시설들을 이용하는 것도 재미있다. 사전에 프론트에서 예약을 할 수 있는 골프 테니스 패러세일링 바나나보트는 물론 호텔 근처의 민속 레스토랑을 들러 전통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식사 메뉴를 골라보는 것도 각별한 기쁨을 줄 것이다. 페낭섬의 가볼만한 곳으로는 페낭힐과 중심부인 조지타운, 뱀사원, 힌두사원인 스리 마리아만, 극락사, 구씨 사원 등이 있다.페낭힐은 섬의 중앙에 솟은 높이 6백92m의 언덕으로 정상에서 내려다 보이는 전망이 압권이다. 중심부인 조지타운은 물론 멀리 페낭대교와 말레이반도까지 한눈에 들어오는데 무더위를 식히기엔 만점이다. 페낭힐에서 내려다본 섬의 모습을 몇가지 구획으로 나눠놓고 내려와 시내 관광에 도전한다면 그 출발점이 어느 곳이든 조지타운을 피할 수 없을 만큼 페낭에선 중심부에 속한다.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이스턴 오리엔탈 호텔에서 콤타르까지 거리 양쪽으로 호텔 레스토랑 영화관 상점들이 빽빽히 들어서 있고 남쪽 끝에는 관광객들의 랜드마크가 되고 있는 콤타 빌딩이 자리잡고 있다. 섬에서의 일정을 지내면서 도시 냄새(?)가 그리운 사람들에겐 이곳에서의 시간을 권할만 하다. 또 말레이시아 최대의 불교 사원이라고 하는 극락사(1890년부터 20년이나 걸려 지었다고 한다), 질병을 다스리는 절이라는 뱀사원에 들러 독특한 향 냄새에 끌려 왔다는 뱀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사진을--단돈 5달러만 내면 직접 뱀을 목에 걸어주기도 한다--찍을 수도 있고 걸음을 옮겨 힌두사원인 스리마리아만에 들러 화려하게 보석으로 장식된 여신상을 바라볼 수도 있다. 말레이시아 관광청 (02)779-4422◆ 홍콩‘네발 달린 것중 중국인들이 안먹는 것이라고는 책상밖에 없다’란 말이 있다. 과연, 그럴까? 하지만 중국사람들이 갖가지 종류의 재료로 만들어내는 산해진미 요리들을 맛보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거려진다.● 애버딘 ( Aberdeen)중국요리의 종류와 맛의 다양함은 실로 굉장하다. 해마다 봄에 홍콩전역에서 세계음식축제가 열리는데 이 행사를 위해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홍보활동을 펼치는 홍콩사람들의 열성은 정말 깜짝 놀랄 정도이다. 관광을 위해 홍콩을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이 기간 동안엔 꼭 그 행사장에 가지 않고는 배길 수 없을 지경. 하지만 꼭 이 기간이 아니더라도 맛을 위해 홍콩을 찾는 사람에게 추천할 곳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애버딘. 이곳은 홍콩섬의 남서부에 있으며 전철이 닿지 않는 곳으로 일반 단체 관광객들의 일정에도 포함되지 않지만 어촌의 수상가옥과 화려한 수상식당에서의 음식 맛을 보기 위해서라도 꼭 가봐야 한다.애버딘은 한마디로 수상생활자들의 거점이다. 애버딘이란 ‘작은 홍콩’이라는 의미로 홍콩에서 가장 먼저 사람들이 살기 시작한 어촌이다. 정말 홍콩 속의 홍콩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정크선이나 삼판이라고 불리는 거룻배들에서 벌어지는 시장도 재미있는 구경거리여서 관광객들을 위한 삼판을 타고 한 바퀴 둘러보는 것도 좋은 경험일 듯싶다. 대개 1인당 1백~2백 홍콩달러 정도의 요금이 드는데, 배를 타고 다니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바로 화려한 불빛을 발하는 홍콩 최대의 수상식당들이다.해상 레스토랑은 야리저우 대교를 건너서 요트 하버의 바다에 떠있는 점보, 타이바이, 시팰리스 등이 대표적인 식당들로 손꼽히는데 휘황찬란한 네온사인 덕분에 마치 물위의 궁전같다. 값비싼 해물요리와 새우 게 어패류를 이용한 광둥요리가 많다. 주로 단체관광객 상대이기 때문에 개인이 이용할 때는 사전에 예약해두는게 좋다.● 템플스트리트홍콩에서 화려하고 세련된 곳에서의 음식을 즐기려는 사람들을 위해 고급 수상식당들이 즐비하다면 가장 서민적인 음식을 맛보기 위한 사람들을 위해선 홍콩의 시장을 권한다. 어느 나라의 시장이든 그곳에는 다른 나라 사람들이 훔치지 못하는 생생한 삶의 모습이 있다. 그래서 경험많은 여행가들일수록 시장탐험을 놓치지 않지만 여기 홍콩이라고해서 예외는 아니다.우선 홍콩의 대표적인 시장으로는 탬플스트리트 야시장과 할리우드 거리, 비취시장, 새시장 등을 짚을 수 있지만 역시 먹거리와 관련해서 템플스트리트 야시장을 빼놓을 수 없다. 우리나라에 비교한다면 남대문 시장이라고 할까? 야마티지구에 있는데 야마티는 침사추이 북쪽 조던 거리와 워털루 거리 사이에 위치한 곳으로 영국이 홍콩을 식민지화하기 이전부터 있었던 마을이다. 지금도 큰길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옛모습을 볼 수 있는데 홍콩의 진면목을 보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이곳으로의 잠행을 시도해 보는게 좋다. 그중 한 곳인 템플스트리트 야시장은 해질 무렵부터 밤 10시까지 완전히 다른 세계로 변한다.길 양쪽에 노점상들이 즐비하고 쇼핑객과 관광객들로 혼잡을 이루는데 남자옷이나 남성용 잡화를 파는 가게가 많아서 ‘남자의 거리’란 희한한 별명이 붙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광대나 점쟁이들이 한 구석을 차지해서 시선을 끌고 거리에 주욱 늘어서 있는 노점상에서 흘러나오는 냄새가 배고픈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부르는 호객행위도 적극적인데다가 직접 골라 먹을 수 있는 조개나 새우 등의 해산물들이 살아 꿈틀거리는 접시들도 징그러울 정도로 싱싱하다. 양념맛이 단맛에서 짠맛, 그리고 매운 맛까지 다양한데 놀라운 것은 하나도 같은 게 없다는 것. 그리고 같은 짠 맛이라도 우리네 음식의 짠 맛과는 다른 짠 맛이라는 게 신기하다. 마음맞는 사람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찾아가서 중국식 해산물요리를 안주삼아 이국의 밤을 보내기에는 안성맞춤의 장소이다.● 크루즈 여행홍콩 여행의 또 다른 재미는 바로 크루즈 여행이다. ‘백만불 야경’이란 별명이 따라붙을 정도로 아름다운 홍콩의 밤과 근처 베트남의 하롱베이, 인근 국가의 해변들을 차례로 둘러볼 수 있는 크루즈들을 이용, 1~2박 정도를 배안에서 보내는 것도 재미있다.남지나해를 항해하는 크루즈 여행은 한가로움과 더불어 동승한 승객들과의 어울림이 주는 즐거움도 있다. 볼룸댄스, 와인 한잔, 다른 승객들과의 부담없는 담소까지 가능한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다.짧은 일정으로 홍콩을 찾은 것이 아니라면 가장 저렴한 음식에서 값비싼 고급요리까지 두루두루 맛볼 것을 권하고 싶다. 1천㎢밖에 되지 않는 좁은 땅 한 구석에 오랜 역사를 지닌 중국 대륙 전역의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음식점들이 한 걸음 건너 들어서 있는데 이런 기회를 놓친다는 것은 너무도 아까운 일이다. 홍콩관광청 (02)778-4403◆ 인도네시아 발리발리는 신들의 땅이다. ‘신들의 섬’이기에 그곳이 천국이라고 믿는 순박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한번 발을 디딘 이는 반드시 다시 그 땅을 밟게 된다는 속설이 있는데, 주술적인 힘 때문이 아닌, 다가설 때마다 변하는 다른 모습을 지닌 섬 자체의 놀라운 매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때문인지, 지금도 발리에서는 세계 각국의 내로라 하는 호텔 체인들이 줄지어 또 하나의 호텔들을 오픈하고 인도네시아 정부에서도 적극적인 관광정책을 펼치는 탓에 아시아 최고의 리조트들이 속속 문을 열고 관광객들을 맞고 있다. 허니무너들은 물론 멀리 유럽에서까지 관광객들이 이 아름다운 땅을 찾아오고 있다.발리의 매력은 크게 두가지. 하나는 섬 전체를 지배하는 종교적인 힘이고 또 다른 하나는 그 자체로 예술품을 닮은 섬 사람들의 멋이다. 아름다운 해변과 자연은 아시아의 비슷한 곳에서 발견할 수 있지만 이 두가지 매력 만큼은 발리를 능가하는 곳이 없다. 우선 첫 번째 매력. 발리는 인도를 제외하고는 세계 제일의 힌두 전초기지이다.힌두교가 인도에서 발생된 것은 사실이지만 발리에서는 그 나름대로의 독자적인 종교로 발전되어 왔다. 이 종교는 유일한 제창자나 주조자를 가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대신 모든 신들을 한꺼번에 믿고 섬긴다. 발리인들은 그들 자신의 종교를 Agama Tirtal이라고 부르는데 그것은 중국이나 자바에서의 종교적 해석과 일맥상통하는 ‘신성한 물의 과학’이라는 뜻으로 이것은 애니미즘에 더 가깝다. 그들의 민속무용이나 예술품들이 힌두 신화에서 비롯된 것은 사실이지만 인도의 그것과는 실로 커다란 차이점을 갖고 있다.발리인의 시각에서 인도의 신들은 지나치게 위엄있고 품위에 넘쳐 인간이 섬기기에 너무 거리가 먼 존재이다. 그들은 삶 속에서 함께 호흡하고 느끼는 신을 섬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발리 곳곳엔 사원들이 많다. 한 마을에 세 개씩, 섬 전체에 2만 이상의 사원이 있다. 3천3백33이나 되는 신들을 다 모셔야하기 때문이다.집집마다 있는 제단도 바로 부를 나타내는 척도라고 하니 종교가 이들의 생활에 미치는 힘을 알 수 있을 정도이다.세계 각국의 유명 리조트나 최고급 호텔이라도 일단 발리에 들어오면 이 힘을 빌어야한다. 그래서 손님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는 갖가지 종교적인 장식물로 꾸며져 있고 건물 하나도 방향을 고려해 지어진다고 한다. 발리의 신령스런 기운이 이곳을 더욱 평화스럽고 안온한 곳으로 만드는 힘인지도 모른다.● 예술인마을아름다운 리조트를 벗어나 관광을 시작하려면 발리의 두번째 매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바로 섬 자체가 예술품을 닮은 것처럼 아름다운 곳이란 점이다. 음악이나 무용은 물론 목각 조각 석조 회화 직물 등 일용품에 미치는 사소한 것까지 예술품 투성이다. 그래서 예술인 마을들을 둘러볼 만하다. 특히 16세기부터 전해져 온 전통 수공예 날염 제품인 바틱의 경우 옛날에는 왕족들만이 착용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관광상품이다. 바틱은 ‘점으로 그린다’라는 뜻. ‘또빠띠’라는 마을이 유명하다. 또 흑단 목조각 제품이 있는데 흔히 벼락맞은 대추나무라 불리는 흑단목(애버니 우드)으로 정교하게 조각한 제품으로 발리 중부의 ‘마쓰’지역이 유명하다.그밖에 발리 중부의 ‘쭐룩’지역에선 유명한 은세공 제품과 그림자 연극을 할 때 쓰이는 와양 인형들을 만날 수 있다. 모두 손끝이 야물고 세련된 발리인들의 멋을 느낄 수 있는 곳들이다.일년 내내 아낌없이 내리쬐는 태양과 시원한 바닷바람, 거기에 더해 갖춰진 세계 최고의 휴양시설. 아마도 발리는 그곳 사람들이 믿는 것처럼 신들이 보호를 하고 있는 섬인 듯 싶다. 그렇지 않다면 해마다 그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싶다.● 발리 여행 ‘팁’(Tips)발리에는 특히 의식과 축제가 많고 신앙심 깊은 사람들이 많이 생활하기 때문에 터부시되는 것도 많다. 관광객들이라 하더라도 조심해야 할 몇가지 금기를 소개한다.1. 사원에 들어갈 때의 기본 복장은 정장이어야 한다. 관광객이라 하더라도 짧은 하의 차림으로는 들어갈 수 없는 곳이 많다. 이 때는 사원 앞에서 빌려주는 긴 사롱(직사각형의 천으로 가슴이나 허리에 두르는 발리의 전통 의상)을 두르면 된다. 그리고 ‘신성하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서 허리에 끈을 매는 것도 잊으면 안된다.2. 사원에 들어갈 때는 좌측으로 들어가서 우측으로 나온다.3. 다른 사람의 머리에 함부로 손을 대지 않는다. 대부분의 회교국가들처럼 발리인들도 머리에 손을 대면 영혼이 빠져 나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4. 대화 중에 허리에 손을 얹는 것은 화를 내는 것을 나타내므로 주의해야 한다.5. 왼손은 부정한 손이므로 물건을 건낼 때나 악수할 때 함부로 내밀지 않도록 한다. 인도네시아 대사관 (02)783-56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