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시장 능동적 대처 위해 판매인력 소수정예화·전문화해야

최근 미국 보험회사의 최고경영자를 대상으로 21세기 보험산업의 성공요소가 무엇인지를 설문 조사한 것이 있다. 그들 중 대부분은 자산운용 수익률, 고객의 욕구 충족과 상품의 질 그리고 판매채널의 효율화라고 응답했다. 이같은 시장의 요구에 이미 잘 대처하여 성공한 보험회사 중 하나가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다. 이 회사는 <포천(Fortune) designtimesp=19962>지가 매년 선정하는 가장 덕망있는 미국 10대 기업에 금융기관으로서는 유일하게 들어가 있으며 그 회사의 주가는 이러한 명성을 잘 대변해 주고 있다.그러나 우리 나라에서는 ‘보험회사’하면 부정적인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미국의 경우에는 어떻게 최고의 덕망있는 기업 대열에 보험회사가 GE나 마이크로 소프트 등과 함께 끼일 수 있는지 참으로 의아하다. 문제는 고객 만족과 사회적 책임이다.◆ 미 버크셔의 고객만족 세일즈버크셔는 자동차보험 영업에서 중간인력을 빼고 직접 판매 제도를 개발하여 보험료를 인하함으로써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게다가 사고 보상이 공정하고 신속하여 뉴욕 보험감독청의 발표에 따르면 경쟁사에 비하여 민원제기율이 현격히 낮은 기업이라고 한다. 또한 회장인 워렌 버펫 등에 의하여 탁월한 자산운용 실적을 보여주었다.버크셔가 미국 사회에서 최상급의 덕망있는 기업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 회사는 정부에 세금 많이 내는 것을 긍지로 여기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선진국에는 이처럼 고객, 투자자 그리고 사회와 호흡을 같이하는 보험사들이 많이 있다. 고객이 맡긴 돈을 사적으로 무분별하게 쓰거나 관계사에 자금을 부당하게 지원하는 회사 혹은 교묘하게 세금을 회피하면서 이익의 사회적 환원에는 인색한 국내 금융기관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국내 보험사도 이젠 달라져야 한다. 국내외적으로 금융 겸업화가 급속히 진전되고 타 금융권과도 시장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보험의 특수성만을 여전히 강조하면서 변화를 외면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시장의 효율성은 높아지고 소비자들은 손쉽게 여러 금융상품이나 회사를 비교하여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보험은 무엇보다도 고비용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제는 시장과 상품을 세분화해 대중적 상품은 철저히 비용절감을 시도해야 할 시기가 됐다. 손해보험회사의 주력상품인 자동차 보험은 오늘날 자동차가 생활 필수품이되었기 때문에 자동차보험을 사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이미 끝났다. 따라서 자동차보험 판매에 중간인력을 그대로 유지할 필요가 거의 없으며 비용 절감과 보험료 인하를 통하여 소비자를 만족시켜야 한다.생명보험은 장기상품으로 성격이 좀 다르지만, 역시 단순하고 정형화된 보험에 대하여는 직접판매를 확대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며 현재의 수많은 설계사를 그대로 끌고 갈 수는 없다. 오히려 판매인력을 소수 정예화하여 금융 상품에 대한 전문성을 키워주고 복잡한 금융설계나 고급상품의 판매에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아울러 보험상품의 품질과 판매 관행도 개선해 중도해약을 줄임으로써 고비용 저효율 문제도 해소하여야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