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경로 단축·중간수수료 부담 절감, 현지밀착경영 강화 … 불고기양념 등 한국식품도 판매진로재팬이 지난 5월1일부터 일본시장에서 직판에 나섰다. 동일본지역에서는 4월말로 가시마를 통한 판매를 끝내고 5월부터 직접 물류배송에 나섰다. 진로는 그동안 가시마를 발매원으로 소주를 판매해 왔다. 발매원은 물류와 상류(商流·리베이트 등 영업지원과 거래조건지원 등)를 맡았었다. 한국의 마산공장에서 생산된 진로를 가시마를 비롯, 고쿠부 니슈항 등 발매원이 판매하는 체제였다. 진로재팬은 수금만 했었다.그러나 5월부터는 진로재팬이 발매원으로 바뀌었다. 진로가 직접 물류센터를 거쳐 배송에 나섰다. 발매원에서 특약점으로 바뀐 가시마 고쿠부 니슈항에 소주를 직접 공급한다. 특약점은 또다시 돈야(도매상)와 소매점에 소주를 대준다.진로재팬은 동일본지역을 대상으로 이미 올해 초부터 9백50개 거래선으로부터 매일 수주를 받았다. 가시마의 재고물량이 소진될 때까지(4월말) 우선 수주에서부터 배송 출하 수금 등 독자적인 체계를 마련, 운영해왔다.진로는 홋카이도에서도 동일본에서와 마찬가지로 4월말까지 발매원인 고쿠부를 통한 판매를 끝내고 5월부터는 직접판매에 들어갔다. 서일본에서도 8월말로 발매원이었던 니슈항을 통한 판매를 끝내고 9월1일부터는 직판에 들어간다.◆ 일본 전역 1일 배송 가능 … 마진도 높여이러한 직판체제의 도입으로 진로의 일본내 유통체제가 혁신된다. 9월부터는 진로재팬물류시스템이 완전 가동되면서 일본전국에 걸쳐 1일 배송이 가능하게 된다. 낮 11시까지 들어온 주문은 다음날까지 소화된다. 유통별로 1일 판매분석도 가능해진다.이같은 유통혁신으로 진로는 유통경로를 단축, 중간수수료 부담을 대폭 절감할 수 있게됐다. 판매실적이 우수한 업체를 특약점으로 새롭게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뿐만 아니다. 유통흐름을 정확하게 분석 파악할 수 있게됐다. 유통망까지 장악, 메이커로서의 위상을 대폭 강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진로의 자체유통망 구축작업이 간단했던 것은 물론 아니다. 판매거점을 확보하는데 많은 투자를 해야 했다. 전국적인 지점망을 구축하기 위해 올해 도쿄를 2개 지점으로 나눴다. 수도권1팀은 도쿄 지바 사이타마를, 2팀은 가나가와 시즈오카를 각각 맡았다. 주력시장인 도쿄지역을 공략하기 위해 기존의 거점을 광역화했다.지역을 세분화, 관리하기 위해 지점을 잇따라 냈다. 6월1일자로 간신에쓰지점(다카사키)을 새로 냈다. 간신에쓰지점은 군마 도치기 이바라키 니가타 나가노 야마나시지역을 맡았다. 9월에는 나고야지점을 또다시 오픈한다. 아이치 미에 기후 도야마 이시가와 후쿠이지역은 나고야에서 커버하게 된다. 홋카이도에도 9월에 지점을 낼 예정이다. 홋카이도를 마지막으로 진로의 유통망 구축작업은 일단락된다. “이같은 거점구축은 판매비용의 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현지밀착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는게 최창락 과장의 설명이다. 상권별로 특성에 맞는 거점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라는 얘기다.진로는 이번 유통구조재편을 계기로 전국주요도시의 소매점과 직거래를 추진할 방침이다. 참이슬 왕관진로 등을 전략상품으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통신판매도 활성화시킨다는 계획이다. 8월1일부터 홈페이지를 개설, 인터넷판매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기존의 식품이외에 진로소주까지도 통신판매대상에 새로 추가한다는 계획이다.진로는 또 한국산 식품 및 다양한 신제품 등도 본격판매한다는 전략이다. 진로는 이미 자체개발한 불고기양념 야키니쿠타레를 ‘진로가든’이란 브랜드로 세이유에 공급하고 있다. 한국김도 진로가든브랜드로 개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한국식 레스토랑 진로가든의 전국체인화도 빼놓을 수 없는 전략의 하나다. 진로가든은 록본기과 신주쿠에 오픈돼 일본내 대표적인 한국음식점으로 이미지를 구축했다. 진로는 진로가든 체인점을 전국 주요거점에 전개, 한국식문화를 본격소개한다는 목표다.진로는 또 광고 판촉활동도 대폭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6월20일부터 7월말까지 홋카이도에서 벌거숭이 임금님시리즈(TV CM)를 활용, 대대적인 판촉홍보전을 펼친다. 임금을 뜻하는 일본어 ‘오사마’를 영어 ‘오 섬머’로 바꿔 홋카이도에서의 여름판촉에 나선다. 진로는 ‘20세기 최후의 해에 마침내 진로가 홋카이도에 상륙’이라는 타이틀의 치라시를 대량 제작, 배포했다. TV광고도 내보낸다. 7월에 발행된 홋카이도 워크 창간호에 협찬광고를 냈다.이에 앞서 4월19일부터 20일까지 마루토미즈타니사 주최로 나고야에서 열린 푸드 나비 2000전시회에 참석, 이미지 홍보에 나섰다. 음식점 술집 유흥업소를 겨냥, 진로와 한국음식을 연결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진로가든 신주쿠점에서 만든 창작요리를 주방장이 직접 참석, 시연하기도 했다. 진로칵테일방법도 소개, 고객들로부터 큰호응을 얻기도 했다.유통체제의 개편은 이처럼 엄청난 변화를 몰고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업체를 발매원으로 한 사실상의 위탁판매체제에서 자체판매체제로 개편, 메이커가 판매 유통까지를 관리하는 새로운 체제를 갖춘 것이다. 판매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유통업체로부터의 독립선언이라고 할수있다. 한마디로 대개혁으로 평가할 수 있다.이처럼 진로는 일본소주시장에서 정상을 다지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영업환경이 만만한 것만은 아니다. 일본측이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일본측은 페트병의 리사이클부담금을 대폭 올렸다. 페트병의 경우 재활용분담금을 물어야 한다. 그동안 부과를 유예받아온 분담금을 4월부터 가정용판매 비율에 따라 부담하게 됐다. 가정용판매비율을 산정하지 못함에 따라 정부지정으로 부담하고 있다. 녹색유리병에 대해서는 공병회수처리 보조금을 부담하고 있다. 유통업체에 관련 비용을 보조해주고 있다.◆ 일본 견제 불구 판매실적 15% 증가녹색은 한국소주를 상징하는 색깔. 한국업체들은 깨끗하면서도 산뜻한 녹색을 내세워 일본소주와 차별화를 시도해 왔다. 결과적으로 이 전략이 맞아떨어졌었다. 그러나 일본측은 녹색페트병의 재활용용도가 백색병보다 훨씬 떨어진다는 것을 이유로 공세를 취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언론에서 진로가 백색페트병으로 바꾼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진로는 리사이클문제에 대비, 대책을 마련중이다. 녹색자체를 코팅처리한 병을 사용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한국업체간 사정도 복잡하다.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이 일본도매상에 금복주를 싼값에 공급하겠다는 제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C1(시원)소주 진도모노가타리 등의 가격공세도 계속되고 있다. 동대문이란 상품도 팔리고 있다. 원산지만 한국으로 돼 있고 어느 회사제품인지는 제대로 표시돼있지 않다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진로가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을 것으로 크게 우려하고 있다 진로측은 시장질서회복을 위해 <진로뉴스 designtimesp=20021>를 만들어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진로는 가격관리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방침이다. 올들어 진로소주의 판매증가율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증가했다. 특약점간 경쟁의 덕택으로 진로측은 분석하고 있다. 도매상인 돈야로부터 특약점 계약요청이 쇄도하고 있는게 바로 그 증거다. 올 6월까지의 판매실적은 2백만상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나 늘어났다. 진로 캔도 꾸준히 늘고 있다. 6월까지 10만상자가 팔렸다. 올 목표인 소주 4백25만상자, 진로 캔 45만상자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진로소주의 성공스토리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흥미진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