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프리의 기발한 사업구상이 알려지자 팍스넷이 1억5천만원을 투자하는 등 지난 11월 설립 당시 자본금 5천만원이었던 회사가 현재 12억7천만원의 자본금을 갖춘 번듯한 기업으로 변신했다.“정품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나눠줍니다.”언뜻 듣기엔 남몰래 뒷골목에서 이뤄지는 암거래쯤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인터넷이라는 공개된 마당에서 무료로 소프트웨어를 다운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와우프리커뮤니케이션(www.wow. free.co.kr)이 바로 그 회사다. 이 회사는 떳떳하게 특허출원까지 해놓고 이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회사 최용관 사장(32)이 서울시 구의동 테크노마트 빌딩에 사무실을 마련, 사이트를 오픈한 것은 지난 3월.이곳에 접속하면 시중에서 40만원 이상을 호가하는 ‘MS WORD 2000’이나 ‘한글 for Neffice(신버전)’ 등 10여가지 제품을 단돈 1원도 들이지 않고 다운받을 수 있다. 7월10일부터는 (주)언어공학연구소에서 제작한 번역 소프트웨어, 캐드(CAD), 소리바다라는 업체에서 제공하는 MP3 파일도 무료로 제공된다. 이런 서비스가 입소문을 타고 전파돼 사이트를 오픈한지 4개월만에 가입자수는 17만여명(자체 집계), 방문자수는 매일 4만명에 이른다.내용은 좋은데 두가지 의문점이 든다. 하나는 정말 공짜일까라는 것. 무료로 다운받는 대신 5초짜리 동영상 광고를 봐야 하는 ‘조건’이 따른다. 프로그램을 실행시키기 전 5초 동안 광고를 보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둘째, 프로그램 개발자가 무료로 자기회사 소프트웨어를 돌린다는 것에 반발하지는 않을까 하는 점. 자칫 불법 복제라는 오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와우프리는 광고로 얻은 이익을 개발자와 반씩 나눠 갖는 것으로 이 문제를 풀었다. 최사장은 “세계적으로 이런 비즈니스 모델은 없는 것으로 판단해 특허청에 특허출원을 해 놓은 상태”라며 “최근 특허청이 소프트웨어 배포장치와 방법, 제어기술 등에 대해 신기술로 인정했다”고 말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팍스넷이 1억5천만원을 투자하는 등 지난 11월 설립 당시 자본금 5천만원이었던 회사가 현재 12억7천만원의 자본금을 갖춘 번듯한 기업으로 변신했다.◆ 5초 광고·정품 소프트웨어 절묘한 결합“처음 소프트웨어 업체를 찾아갔더니 저를 미친놈 취급을 하더군요. 말도 안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광고비로 얻는 이익을 나눠 갖고 매년 회사의 경상이익중 5%를 아무런 조건 없이 개발지원금으로 내놓겠다고 했더니 우릴 다시 보더라구요. 사실 나눔의 정신이 인터넷이 이끌어 가는 시대의 정신이 아닙니까.”최사장의 나눔 정신은 회사의 경영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익의 10%는 무조건 직원들에게 상여금으로 나눠주고, 또 5%는 떼어서 사회환원을 위한 기금을 조성하기로 결정했다. 올 매출목표는 1백억원.이렇듯 남들이 쉽게 할 수 없는 일들을 최사장이 주저 없이 하는데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그는 서울공고를 졸업하고 삼성전관에 입사한 뒤 노동운동을 하다가 해고된 전력이 있다. 이후 요주의 인물로 찍혀 취업길이 막혔고 실업자로 전락했다. 본인이 없이 사는 사람들의 심정과 나눔에 대한 의미를 잘 알고 있다는 얘기다.그가 해고 노동자라고 해서 경영에 문외한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해직된 뒤 5년 동안 대학가나 회사 노동조합에 팸플릿을 제작 공급해주는 기획사를 운영, 연 매출액 8억원을 올리는 업체로 키워놓았다. 최사장은 “깨끗하게 돈 벌어서 올바른 곳에 쓰는 것이 우리 회사의 경영이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