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투자자들도 수익증권 하나, 주식 한 종목을 사는 비효율적인 투자방식에서 벗어나 전문가가 관리하는 장기투자의 이익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주식투자를 통해 무조건 수익을 올리고 싶다면, 방법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전문가를 통해 장기투자하는 것입니다.”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투자전문가 조나단 티만(43)이 들려주는 자산 운용의 ‘비법’은 너무나 평범했다. 티만은 미국의 랩 어카운트 전문회사 어드바이저텍의 CIO(Chief Investment Officer). 자산 배분 모델 및 시스템 개발, 펀드·펀드매니저 리서치 업무 등을 맡고 있다.랩 어카운트는 고객이 자산을 위탁하면 증권사에서 고객 개개인의 재무 상황이나 투자 성향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구성, 운용해주고 증권사는 그 대가로 ‘거래 수수료’가 아닌 ‘컨설팅 수임료’를 받는 상품이다. 70년대 후반 미국에서 만들어져 안정적인 상품으로 자리잡았고, 최근 일본에서도 도입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달 초 금감위가 판매를 허용함에 따라 제한적으로나마 판매가 시작됐다.증권사들은 이 상품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만 국내에서 제대로 자리잡을 지는 아직 미지수. 이 상품을 굿모닝증권이 처음으로 개발, 시판에 나섰다. 굿모닝 증권은 ‘굿모닝 랩’이라는 랩 어카운트 상품을 판매하면서 ‘회수를 건넌 귤이 탱자가 되지 않도록’ 아예 미국의 랩 어카운트 전문회사인 어드바이저텍과 제휴를 맺었다.티만은 랩 어카운트 관련 시스템 설계 전문가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를 거쳐 미국 BARRA 에셋 서비스 그룹 대표, 미국 웰스 파고 은행의 수석 투자전략가 등으로 일했다. 98에는 일본 닛코 증권에서 랩 어카운트 시스템을 도입하는데 핵심 역할을 하기도 했다. ‘굿모닝 랩’상품개발시 자산배분 시스템을 담당했다. 그는 앞으로 투자운영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포트폴리오 관리도 맡게 된다.“전세계적으로 장기 자산을 증식해야 할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습니다. 평균 수명은 점점 길어지는데 보통 50세 전후로 은퇴하지 않습니까. 같은 이유에서 ‘전문가의 자산 관리는 부자들에게나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도 옳지 않다고 봅니다.”그가 랩 어카운트의 성공 요인으로 특히 강조하는 것은 적절한 자산 배분과 투명성이다. “굿모닝 증권에서 판매한다고 해서 자사의 수익증권을 랩 어카운트 계정에 편입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자산 배분, 편입 펀드의 선정, 리스크 관리 등 핵심적인 결정은 모두 투자운영위원회를 통해 공정하게 이루어집니다.”티만은 한국에 와서 14개의 운용사를 방문, 이들의 펀드를 분석하고 여러 차례 펀드매니저와 직접 면담했다. 이같은 작업을 거쳐 ‘굿모닝랩’ 포트폴리오에 편입된 펀드는 한일투자신탁운용의 한일애니원 주식형 펀드, SK투신운용의 SK 악사 로젠버그 주식형 펀드 등 모두 7개다. 그는 ‘펀드매니저에게 일관된 투자 철학이 있는가, 그리고 펀드매니저가 속한 운용사에 그의 철학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여건과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가’ 등이 좋은 펀드를 고르는 기준이라고 말했다. ‘투자=떼돈벌기’라는 등식에 익숙한 관점에선 별로 솔깃하게 들리지 않는 노하우다.“한국의 투자자들도 수익증권 하나, 주식 한 종목을 사는 비효율적인 투자방식에서 벗어나 전문가가 관리하는 장기투자의 이익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그의 자신감은 안정속의 수익을 강조하는 ‘일관된 투자철학’에 기초하고 있다.